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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전자 대표 기업이 코오롱생명과학?, 정부 R&D 대표 기업 선정 논란
  • 정부, 민간R&D협의체 120개 기업 선정
  • 유전자 분야에 코오롱생명과학이 대표 기업 참여
  • 정부와 인보사 허가취소 및 연구비 환수 소송 중
  • 3년간 정부 주도 사업, 연구과제 등 참여 못해
  • 문제 인정, 재검토 시사
  • 등록 2022-06-21 오전 8:16:38
  • 수정 2022-06-22 오전 10:38:56
이 기사는 2022년6월21일 8시16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2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민간연구개발협의체를 확대 개편하는 과정에서 유전자치료제 분과에 코오롱생명과학을 대표 기업으로 선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정부와 연구비 환수소송 등을 진행 중이고, 정부 주도 과제 및 연구, 사업 참여도 3년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간주도 연구개발 본격 추진을 위해 산업별 민간연구개발협의체(이하 민간R&D협의체)를 5개 분야로 확대 발족한다고 발표했다. 5개 분야는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첨단바이오 △미래모빌리티 △디지털전환 등이다. 특히 첨단바이오 분야는 차세대 모달리티와 디지털 헬스케어로 나뉜다. 차세대 모달리티 분과는 △항체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로 나뉘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치료기기 △진단기기/시약 △S/W로 나뉜다.

민간연구개발협의체는 국가 연구개발(R&D) 투자규모 100조원 시대를 맞아 새로운 R&D 정책패러다임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발족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운영하고 있다. 정부 주도 단발성 협의체에서 벗어나 정부와 민간 역할 분담과 협업 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전달할 수 있는 상시적 R&D 민관 협업 체계 구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R&D 투자방향 설정에서 사업기획까지 기업이 직접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게 민간연구개발협의체의 추진목적이다. 과기정통부는 혁신본부 투자심의국을 통해 국가 R&D 예산 배분 조정 권한을 갖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민간R&D협의체 첨단바이오협의체 기업 리스트.(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하지만 유전자치료제 분과에 SK바이오팜(326030), 헬릭스미스(084990)와 함께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대표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자 업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9년 인보사 사태 이후 지금까지 품목허가 취소, 연구비 환수 문제 등을 놓고 정부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특히 3년간 정부와 관련된 과제 및 연구, 사업 등에 참여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따르면 3년간 정부 주도 사업 등에 대한 참여 제한 효력은 올해 11월까지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생명과학의 경우 아직 인보사 사태가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참여한 것이 아이러니하다”며 “정부와 소송 중인 것은 물론 정부 주도 연구 및 사업 등에 3년간 참여할 수 없는데도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민간R&D협의체를 구성하기 위해 대표성이 있는 기술들을 추렸고, 그 기술들 안에서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섭외했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표성 있는 기업들로 섭외했다”고 말했다. 섭외 실무를 담당했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측은 “2개년도 기술이전 실적, 3개년도 연구개발비 투자, 연구인력, 매출 규모까지 고려해 100개 기업을 선정했다. 그중에서 신약개발과 관련한 연구분야 실적이 있는 30개 기업을 추려 섭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회 측은 100개 기업 명단 공개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기업들에게 발송한 민간R&D협의체 참여 요청 공문.
정부의 이런 해명에 업계는 더욱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한 유전자치료제 기업 대표는 “유전자치료제 분과에 이름을 올린 코오롱생명과학과 헬릭스미스가 어떤 실적을 냈는지 되묻고 싶다”며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와 헬릭스미스 엔젠시스가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다. 이들 기업이 어떤 대표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직격했다. 실제로 인보사는 미츠비시타나베와 먼디파마와 체결했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고, 엔젠시스는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정부 관련된 사업 등에는 3년간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건은 국책과제와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았고, 우리쪽에서는 민간 자문역할 정도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측은 문제를 인정하고 다시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협회 관계자는 “조금 더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던 것을 인정한다. 처음부터 고려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판단을 한 것 같다. 저희가 잘못한 부분”이라며 “과기부와 기업들하고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 현재 협의체 문제를 재검토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연구비 환수 소송 등)지적한 부분이 있었다고 하면 당연히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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