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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위고비 개발사 노보 노디스크를 위협할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독자 기술과 혁신 기전으로 삭센다, 위고비 등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효능을 입증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총 6곳으로 파악된다.
유한양행(000100)을 비롯해
동아에스티(170900),
LG화학(051910),
대웅제약(069620),
광동제약(009290),
한미약품(128940) 등이다. 다수의 기업이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시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 28억 달러(약 3조6540억원)에서 급성장해 2028년 167억 달러(약 21조793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노보 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사진=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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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 삭센다와 위고비를 출시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섰다.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비만치료제로 출시한 삭센다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계열 유사체로 1일 1회 투여 해야 하며, 체중 감량 효과는 7~9% 정도다. 삭센다 업그레이드 버전인 위고비는 주 1회 투여 방식으로 체중 감량 효과는 평균 15% 정도로 알려졌다. 두 제품은 지난해 각각 106억7600만 크로네(약 1조3508억원), 61억8800만 크로네(약 7820억 원)로 노보 노디스크는 두 제품으로 총 168억6400만 크로네(약 2조1338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22년 전체 매출인 1769억5400만 크로네(약 22조 2926억원) 약 10%에 해당한다.
비만치료제의 경우 출시가 늦더라도 체중 감량 효과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장점을 보일 경우 시장 진입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따라서 임상 진입이 글로벌 제약사 대비 뒤처져 있는 국내 기업에도 체중 감량 효과를 끌어올릴 경우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시장은 후발 제품들이 출시될 때마다 선풍적인 주목을 받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릴리) 사례가 대표적”이라며 “비만치료제의 핵심인 체중 감소율에서 기존 치료제들 대비 뚜렷한 개선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국내 기업들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크도 기대하는 한미약품 비만치료제특히 치료제 개발에 나선 국내 기업 중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새로운 기전으로 기존 치료제를 능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한미약품의 경우 머크가 직접 그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2020년 8월 머크에 8억7000만 달러(약 1조400억원) 규모로 ‘HM12525A’를 기술이전했다. 머크는 ‘HM12525A’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지만, 이번 임상 2b상에서는 위고비와 비교 임상을 실시해 비만치료제로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HM12525A’는 LAPS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다. 인슐린 분비와 식욕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Glucagon)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 치료제다. 특히 과거 기술이전 받은 얀센이 비만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또한 2021년 발표된 전임상 연구 결과 식욕억제와 함께 에너지를 태우고, 지질 흡수를 억제해 체중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HM12525A는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랩스커버리(LAPSCOVERY) 플랫폼이 적용됐다. 이 플랫폼은 바이오의약품 약효를 늘려주는 혁신 기술이다. 한미약품 측은 “GLP-1 유사체에 HM12525A를 추가해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점을 확보해 차세대 항비만치료제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 2b상에서 의미있는 데이터가 나올 경우 머크와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가 상당한 이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 위고비 대비 체중감량 효과↑대부분 비만치료제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호르몬 GLP-1 유사체를 활용하는 반면 유한양행은 뇌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물질인 GDF15 유사체를 활용한다. GDF15는 약 6년전 호주 면역학자가 암 환자의 식욕부진 원인으로 GDF15를 발견하면서 효능이 알려졌다. 융합단백질 약물인 ‘YH34160’은 전임상에서 위고비를 뛰어넘는 결과를 나타냈다. 지난해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발표한 전임상 효능시험 결과에 따르면 YH34160은 최대 11.9% 체중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동일 조건에서 5%대 효과를 보인 위고비보다 약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위고비와 병용투여 했을 경우 체중감량 효과는 17.7%까지 높아졌다. 유한양행이 독자적으로 확보한 반감기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자사가 확보한 단백질 엔지니어링 기술인 Fc 융합단백질을 활용해 YH34160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며 “적은 용량으로도 체내에서 최소 일주일 이상 약효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FC 융합단백질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약물 반감기는 약 3시간으로, FX 융합단백질 기술을 적용한 YH34160은 약 3.5일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YH34160은 올해 글로벌 임상 1상을 예정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해 안에 임상 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얀센 등이 같은 타깃으로 치료제를 개발 중이지만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내부적으로 얀센 물질과 비교해 활성 및 약효 부분에서 우위를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