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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이 투자한 대만 아프리노이아 테라퓨틱스가 스팩(SPAC)합병을 통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 아프리노이아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CDO 계약을 맺은 바 있어 국내 바이오 업계에도 잘 알려진 곳이다.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노이아 테라퓨틱스가 스팩인 로스(ROSS)와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가운데 어느 곳에서 거래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해당 스팩은 미 전 상무부 장관이 설립한 스팩이다. 기업가치는 2억8000만달러(약 3500억원)다.
다올·컴퍼니케이·IMM 등 국내 투자자 선택 받아 국내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것은 국내 유수의 VC들이 아프리노이아의 초기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점이다. 초기 투자 리딩은
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옛 KTB인베스트먼트)가 했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첫 번째 투자 이후 두 번 더 후속투자에 나서면서 회사 성장에 대한 확신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IMM인베스트먼트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307930) 등도 아프리노이아에 함께 투자해 이들 모두 바이오 혹한 시장에서 투자금 엑싯(회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 아프리노이아의 타우 뇌스캔 트레이서 (사진=아프리노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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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노이아의 핵심은 알츠하이머 진단용 타우 실시간 뇌스캔(PET) 트레이서 ‘APN-1607’이다.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고 중국에서 임상3상과 함께 상용화 준비를 밟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중국에서 상용화를 위한 것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진단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중인 임상단계 바이오테크 대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최근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잇달아 낼 수 있었던 것은 환자 스크리닝에 있다”며 “중증 이상으로 진행된 환자는 손을 쓰기가 어려운데, 경증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근 승인을 받은 바이오젠의 ‘레켐비’도 초기 단계의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이 됐다”고 초기 단계 환자를 걸러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기 단계 알츠하이머 환자를 진단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환자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혈액과 뇌척수, PET 등의 방법으로 아밀로이드 베타(Aβ) 의 축적 정도를 파악한다. 다만 아밀로이드 베타의 경우 병이 발병하기 전인 10년전부터 축적되는 경우도 있어 정확도가 떨어진다. 아프리노이아는 중증도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주요하게 발견되는 타우 단백질의 축적과 분포를 파악하는 PET 트레이서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 장벽 높다”…바이오젠과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타우 단백질의 축적과 분포 정도를 PET로 진단 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은 국내 VC가 아프리노이아에 투자할 당시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기술이다. 일라이 릴리(LLY)가 2020년 FDA의 허가를 받은 ‘타우비드’로 상업성은 확인 됐다. 릴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을 개발중인데, 자체 보유 동반진단 기술인 타우비드를 활용하고 있다.
기술적인 진입 장벽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타우 PET 트레이서는 여러 회사들이 개발 시도를 해왔지만 실패했다”며 “이는 타우 단백질이 굉장히 다양한 변형 폼이 존재하기 때문에 병리 단백질만 뽑아내기 쉽지 않았던 탓”이라고 설명했다.
| 아프리노이아 파이프라인 (자료=아프리노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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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타우는 알츠하이머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피질기저핵변성(PSP)과 피질기저핵증후군(CBD)등도 유발할 수 있는데, 아프리노이아의 기술은 이를 다 구분해 잡아낸다”고 덧붙였다. 이를 인정받아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과 ‘레켐비’를 개발한 바이오젠(BIIB)과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직접 치료제 개발에도 나섰다. 타우 단백질에 있는 한 에피토프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 ‘APN-005’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웅 다올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창업자를 포함한 회사 경영진이 글로벌 제약사에서 오랫동안 연구해온 훌륭한 경력을 갖고 있다”며 “또 파이프라인과 회사의 전략을 보고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크게 봤다. 시작은 대만에서 했지만, 글로벌 바이오테크로 성장했다. 다양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