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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경쟁사 대거 JPM행, 펩트론만 빠졌다...왜?
  • 등록 2025-01-13 오전 8:06:54
  • 수정 2025-01-13 오전 8:06:54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수십 개에 달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빅딜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비만치료제로 글로벌 주목을 받는 펩트론은 참가하지 않아 오히려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뚜렷한 이유 없이 불참하는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국내 5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9년 연속 메인 발표 기업으로 초청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브릿지바이오, 클래시스, 휴젤 등 6개 기업은 발표에 나선다. 이외 수십 개 기업은 발표 대신 빅딜과 기술이전 계약 성사를 위해 비즈니스 미팅에 나선다.

특히 최근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비만치료제 관련 기업들의 광폭 행보가 눈에 띈다. 매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이고, 올해 역시 사상 최대 기업과 8000명 이상의 참가자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돼 그 어느 때보다 국내 비만치료제 기업들의 성과가 주목된다.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및 플랫폼 기업 대부분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펩트론 장기지속형 플랫폼 ‘스마트데포’ 파이프라인.(자료=펩트론)


게임체인저·경구용·장기지속형 기업 출격...펩트론만 빠졌다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국내 비만치료제 관련 기업 대부분이 비즈니스 미팅에 나선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위고비와 젭바운드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 주자들의 추격으로 지형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후발 주자 가운데 주목받는 곳 중 하나가 바로 국내 기업들이다.

비만치료제 개발은 빅파마들보다 늦었지만, 그들이 확보하지 못한 혁신 기술로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이번 JP모건에 참가하는 디앤디파마텍(347850)은 경구용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데, 노보노디스크의 경구 흡수율보다 높은 흡수율로 글로벌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미국 바이오텍 멧세라와 2억1500만 달러(약 3000억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지만, 주사제 형태의 치료제가 먹는약으로 전환될 것이 유력시되면서 기술이전 및 투자 유치 확대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GLP-1에 가장 최적화된 마이크로스피어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업 인벤티지랩(389470)까지 JP모건에 참가해 주목받는다.

삼중작용제와 근육 감소가 약점인 GLP-1 비만치료제를 근육 증가가 가능하면서도 젭바운드 만큼의 체중감소가 가능한 게임체인저까지 개발 중인 한미약품(128940)도 JP모건 행에 몸을 실었다. 이 외 동아에스티(170900), 일동제약(249420), 디엑스앤브이엑스(DXVX(180400)) 등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 대부분이 JP모건에 참여한다.

하지만 국내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업 중 가장 주목을 받는 펩트론(087010)은 JP모건에 불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외 경쟁사가 모두 JP모건에서 기회 창출과 빅딜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불참하는 것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특히 지난해 JP모건에는 참석했고,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참석하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도 제기된다. 실제로 펩트론 개인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펩트론이 JP모건 초청을 받지 못했다”라거나 “펩트론이 JP모건에 안가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라는 날 선 반응이 상당하다. 펩트론 주가 역시 지난 3일 JP모건 참석 기대감에 10만3500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불참 소식이 알려지면서 10일 9만7400원까지 떨어졌다.

펩트론과 일라이릴리 기술이전 계약 개념도.(자료=펩트론)


5조 매출 눈앞인데...JP모건 아닌 릴리 L/O 우선 전략

펩트론 측은 “JP모건에 불참하는 것이 맞다”면서 “요즘엔 JP모건 및 글로벌 바이오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이상한 상황처럼 인식이 된다. 하지만 펩트론은 이번 JP모건 참석에 대해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전했다.

펩트론은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JP모건 측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JP모건 참가는 공식 초청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참가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초청을 받지 못하더라도 개별적으로 참석해 파트너사를 만날 수도 있고, 다양한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이 가능하다. 파트너사로부터 초청을 받기도 한다. 지난해 펩트론의 JP모건 참가는 파트너사 초청이 있었던 경우다.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펩트론을 초청한 기업은 일라이릴리로 추정된다.

업계 일각에서도 JP모건에 불참하는 것이 기업 모멘텀과 꼭 관련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업 내부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는 설명이다. 펩트론은 마이크로스피어 기반 장기지속형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자체 개발해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로부터 오랫동안 주목받았다. 주 1회 주사제를 월 1회 주사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에 비만치료제 양강 기업이 모두 관심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일라이릴리와 플랫폼 기술 평가 계약을 맺었고, 릴리가 보유한 비만치료제에 장기지속형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14개월간 진행한다. 해당 연구가 마무리되면 펩트론은 일라이릴리와 기술계약 본계약 체결이 유력하다.

특히 펩트론 측에 따르면 일라이일리와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되면 천문학적인 매출이 가능하다. 일라이일리의 비만치료제를 직접 생산해 납품하는 방식으로, 연간 1000만 바이알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월 1회 제형 주사제 생산 단가는 바이알당 1000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1000만 바이알 생산으로 연간 약 5조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따라서 펩트론은 현재 파트너사 확대보다는 일라이릴리와의 기술이전 계약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내부적으로 기술이전 계약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펩트론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라이릴리와의 공동개발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진행 중인 연구가 잘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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