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미국 출시 제품명 ‘롤베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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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자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한미약품을 연매출 2조원이 넘는 국가대표 제약사로 도약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될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증권가와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롤론티스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3년 내에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 美 패치형 ‘뉴라스타 온프로’ 아성 맞선다
현재 글로벌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약 8조원대로 형성돼 있으며, 이 중 미국 시장은 3조원 규모에 이른다.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에서는 암젠의 ‘뉴라스타’가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40%는 뉴라스타의 바이오시밀러가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다. 한미약품은 롤론티스가 바이오신약이라는 강점을 살려 뉴라스타 등 기존 치료제와 정면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뉴라스타는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암젠이 뉴라스타를 패치 제형으로 개량해 발매한 ‘뉴라스타 온프로’가 있기 때문에 점유율을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미 패치 제형이 나온 상태에서 주사 제형인 롤론티스가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미약품은 뉴라스타 온프로의 투약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뉴라스타 온스타가 패치 제형이긴 하지만 환자 몸에 특정 디바이스를 부착해 다음날 약물이 자동으로 주입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 모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투약 편의성 높이고, 타 지역 진출 검토
한미약품은 투약 편의성을 높여 더욱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항암화학요법을 투여한 당일에 롤론티스를 투약하도록 하기 위한 임상 1상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해당 임상 1상은 마무리 단계이며, 조기에 임상 2상이 개시될 예정이다. 뉴라스타 등 기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는 항암제 투여 이후 24시간이 경과해야 투약할 수 있다. 따라서 롤론티스가 당일 투여가 가능해지면 뉴라스타 등 기존 치료제 대비 확고한 경쟁 우위에 올라설 수 있게 된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한미약품은 미국 시장뿐 아니라 중국, 유럽 등 다른 지역에도 진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만큼, 다른 지역의 인허가 획득과 시장 진출이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롤론티스는 이미 국내에서도 출시돼 처방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3월 롤론티스를 국산 33호 신약으로 허가했다. 같은해 11월 롤론티스는 급여로 등재됐으나 아직 유비스트상으로는 처방금액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한미약품 내부적으로는 국내에서도 의미 있는 매출이 나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내년부터 매출 본격 발생 기대…2025년 美 점유율 10% 겨냥
시장에서는 롤론티스가 한미약품의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내년 연매출은 1조4152억원, 영업이익 1608억원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롤론티스의 미국 매출이 더해지면 연매출이 1조원 후반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롤론티스는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 시장점유율 10%를 가정하면 스펙트럼이 벌어들이는 연매출은 3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서 한미약품은 계약에 따라 스펙트럼 순매출액의 일부를 수령하게 된다. 정확한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초반에는 연간 순매출액의 두자릿수 비율로 받다가 마일스톤 금액만큼 로열티를 받은 후에는 한자릿수 비율로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롤론티스가 미국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기까지는 3년 가량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미약품은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과 함께 롤론티스를 연내 출시하고 빠르게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스펙트럼은 현재 미국의 각 주 핵심 암센터를 중심으로 항암전문 의료진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며 “스펙트럼 경영진 중에는 경쟁약물 뉴라스타 개발사인 암젠 출신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보다 전략적이고 공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