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김승원 측, 렘데시비르 ‘3일 승인’으로 특혜 반박…제넨셀과 비교 적절성 논란

  • 렘데시비르 승인 당시 국내 확진 4212명·세계 2위, 백신·허가 치료제 전무
  • 제넨셀 신청 땐 백신 접종 본격화·렘데시비르 이미 치료현장에
  • 렘데시비르 1000명 규모 글로벌 3상, 제넨셀 60명 인도 2상 유의성 인정 못받아
  • 개발단계·선행 데이터·방역환경 모두 달라, 특혜 반박 근거 안돼
  • 등록 2026-09-06 오전 11:10:14
  • 수정 2026-09-06 오전 11:10:14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뉴스1)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측이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특혜 의혹을 반박하며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사례를 제시했지만 비교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지난 5일 “식약처 공식 자료상 제넨셀 심사 소요일은 11일이며 신물질 임상시험의 평균보다 빠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래 걸렸다”고 밝혔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제넨셀 임상이 신청 33일 만에 승인돼 2020~2022년 신물질 코로나19 치료제 평균 71.6일보다 빨랐다고 지적한 데 대한 반박이다.

준비단은 33일에는 제넨셀이 식약처 요구에 따라 자료를 보완한 기간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제외한 식약처의 실제 심사 소요일은 11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같은 식약처 자료에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는 3일 만에 승인됐다”며 “심사기간이 짧다는 사실만으로 로비나 특혜를 주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 측은 렘데시비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에 3일이 걸린 만큼 제넨셀의 11일 역시 이례적으로 빠른 심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두 치료제는 식약처 심사 당시 개발단계와 선행 임상 데이터, 규제기관의 평가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환자 대상 임상을 통해 인체 투여 경험을 쌓은 뒤 코로나19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한 상태였다.

반면 제넨셀 ES16001은 60명 규모 인도 임상 2상의 통계적 유의성을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지 못해 추가 비임상자료까지 요구받은 뒤 국내 임상 2·3상을 신청했다. 단순히 ‘3일 대 11일’만으로 심사 속도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에볼라 인체투여, FDA도 코로나 글로벌 3상 승인

렘데시비르는 제넨셀과 출발점부터 달랐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발생 당시 정식 허가된 에볼라 치료제는 아니었지만 코로나19 이전부터 에볼라 환자 등을 대상으로 임상개발이 진행돼 인체 투여 데이터가 축적돼 있었다.

2018~2019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진행된 에볼라 PALM 임상에는 총 681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175명이 렘데시비르군에 배정됐다. 에볼라 치료 효과에서는 다른 치료제에 뒤졌지만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체 투여 경험을 확보하고 있었던 셈이다.

코로나19에서도 국내 임상 신청 당시부터 글로벌 임상 3상 단계였다. 길리어드는 2020년 2월2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 목적의 렘데시비르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속 검토·수리한 데 따라 임상 3상 2건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중증 환자 약 400명과 중등증 환자 약 600명 등 총 1000명 규모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와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국가에서 진행하는 다국가 임상이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2월27일 국내 임상 3상을 신청했고 식약처는 3월2일 중등도·중증 환자 대상 3상 2건을 승인했다. 달력상으로는 신청 나흘 만이며, 준비단이 제시한 식약처 공식 심사 소요일은 3일이다. 식약처 역시 당시 통상적인 임상시험 승인 처리기한은 30일이지만 신속하게 심사했다고 밝혔다.

당시 방역 상황도 특수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0년 3월2일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212명으로 하루 만에 476명이 늘었다. 한국은 당시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국가였다. 백신은 물론 허가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도 존재하지 않았고, WHO가 팬데믹을 공식 선언한 3월11일보다도 9일 앞선 시점이었다.

렘데시비르 3일 심사 승인은 기존 인체 투여 경험을 가진 후보물질이 FDA IND 수리를 거쳐 1000명 규모 글로벌 3상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다국가 임상 참여국으로 합류하기 위해 이뤄진 긴급 신속심사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인도 2상 60명…식약처 두 차례 “유의성 없다”

제넨셀은 상황이 달랐다. 담팔수 잎 추출물 기반 ES16001은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인도 임상 2상을 진행했지만 식약처는 국내 임상 진입 과정에서 해당 결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제넨셀 설립자 강세찬 경희대 교수의 위계공무집행방해·약사법 위반 등 사건(2024고합58)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식약처는 2021년 1월22일 제넨셀과의 사전상담에서 회사가 제시한 인도 임상 2상 결과에 “유의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임상 2상부터 다시 신청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한 차례에 그치지 않았다. 같은 해 6월23일 두 번째 사전상담에서도 식약처는 인도 2상이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재차 지적했다. 여기에 코로나19와 관련한 ES16001의 작용기전 자료가 미비하다며 햄스터 동물실험(in vivo) 자료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제넨셀은 이후 관련 비임상자료를 마련해 9월23일 국내 임상 2·3상을 정식 신청했다. 식약처는 9월30일 인도 임상 결과의 상세 근거 등 총 14개 항목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고, 제넨셀은 10월18일 최종 보완자료를 제출했다. 식약처는 10월26일 임상 2·3상을 승인했다. 김 후보자 측이 밝힌 식약처의 순수 심사기간 11일은 이 과정에서 업체가 자료를 보완한 기간을 제외한 수치다.

임상 승인 당시 코로나19 대응 환경도 렘데시비르 때와 차이가 컸다. 2021년 9월에는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국내 4차 유행이 진행 중이었지만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 등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상태였다. 특히 18~49세 일반인에 대한 화이자·모더나 접종이 진행되면서 전 국민의 백신 접종률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었다. 렘데시비르를 비롯한 치료 옵션도 의료현장에 도입돼 있었다. 절대적인 확진자 수는 2020년 3월보다 훨씬 많았지만 백신과 코로나19 치료제가 전무했던 팬데믹 초기와는 의료 대응 여건이 달라져 있었다.

따라서 렘데시비르가 3일 만에 승인됐다는 사실만으로 제넨셀의 11일 심사가 통상적이었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시기와 개발단계 등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코로나19 치료제라는 이유만으로 비교군을 정한다면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CT-P59) 사례도 있다. 셀트리온은 2020년 8월26일 CT-P59 임상 2·3상을 신청해 같은 해 9월17일 승인을 받았다. 신청부터 승인까지 22일이 걸렸다.

물론 렉키로나의 22일은 신청부터 승인까지 걸린 전체 기간이고, 제넨셀의 11일은 업체의 자료 보완기간을 제외한 식약처 심사 소요일이라는 점에서 두 수치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러한 산정방식의 차이를 제외하고 숫자만 단순 비교하면 제넨셀 심사 소요일이 렉키로나보다 짧다. 제넨셀 심사가 실제로 이례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면 렘데시비르 등 특정 치료제 한두 건이 아니라 당시 동일한 ‘신물질’로 분류된 코로나19 치료제들의 업체 보완기간을 제외한 실제 식약처 심사 소요일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