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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의 제약국부론]'짝퉁 바이오' 감별하기
  • "짝퉁 바이오 구별 못하면 백번 투자, 백번 위험"
  • ① 다양한 질병 치료 효능 강조, '만병통치약'으로 현혹
  • ② 본업보다 주가관리, 유상증자 등 통한 자금확보 혈안
  • ③ 수십년 신약개발, 성과전무, 유행따라 치료제 개발
  • 등록 2022-09-01 오전 8:53:54
  • 수정 2022-09-01 오후 3:17:57
[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센터장] 올들어 주식시장이 내리막길로 치달으면서 개인투자자들마다 울상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주가 낙폭이 커진 바이오벤처들에 투자한 개미들은 더욱 깊은 좌절감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초우량 바이오기업이라 하더라도 주가는 1년 최고가에 비해 3분의1 토막으로 쪼그라든 경우가 허다할 정도로 쑥대밭이 됐다.

사실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다른 어느 섹터보다 리스크가 크다. 무엇보다 바이오 신약개발 분야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영역이어서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해 개미들이 제대로 된 투자정보를 확보하기가 까다로운 곳이 바이오벤처들이다. 이런 바이오 산업의 특성을 악용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보니 최소한 둘 중 하나는 무늬만 바이오 기업이라는 얘기가 업계에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짝퉁’ 바이오가 즐비하게 포진해있다. 그야말로 개미들의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여정에는 곳곳에 대형 지뢰가 묻혀있는 셈이다.

개미들이 바이오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 짝퉁 바이오를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투자 조건이 아무리 매력적이더라도 짝퉁 바이오에 투자하게 되면 필패(必敗)의 결과를 피할 수 없어서다. 압도적 신약개발 성과나 현란한 이력의 연구진들을 내세우며 바이오기업마다 자신이 K바이오를 이끌 선두주자라고 호도하는 상황에서 짝퉁을 감별하는 것 자체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짝퉁 바이오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들을 유념하면 짝퉁에 속아 넘어가는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성공투자 확률을 끌어 올릴수 있을 것이다.

첫째, 사이비 바이오기업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개발하는 신약은 다양한 질병을 두루 치료하는 데 탁월한 효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만병통치약’ 전략이다. 다양한 질환 치료제로 쓰일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터무니없는 매출잠재력을 강조하며 투자자들을 현혹한다. 반면 실력과 잠재력을 갖춘 바이오벤처들은 한우물 파기에 집중한다. 이들은 많아야 2~3개 신약을 개발하는데 회사역량을 집중한다.

둘째, 짝퉁 바이오기업들은 신약개발이라는 본업은 소홀히 하면서 주가관리나 무리한 유상증자등을 통한 자금확보에 혈안이 돼있다. 이들 기업은 알맹이가 없고 속이 들여다보이는 사업진행 자료를 남발하는 공통점을 보인다. 투자자들이 꼭 알아야할 신약개발 진행상황 등 정보만을 외부 공개하고 필요한 자금만으로 타이트하게 조직을 운영하는 알짜배기 바이오기업들과는 대조적이다.

셋째, 장기간 신약개발을 지속 진행했다고 주장하지만 결과가 거의 없는 경우다. 이들 바이오벤처는 길게는 수십년간 동안 기술수출은 물론 허가받은 신약하나 없으면서도 투자자들을 현혹한다. 개발하는 치료제 적응증을 수시로 변경하다보니 임상진척은 항상 제자리 걸음이다. 코로나19 같은 이슈성 질병이 발생하면 어김없이 약을 개발하겠다고 나선다. 이들은 신약개발에 필요한 최소한의 연구인력 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으면서 홍보, 대관 인력등은 넘쳐나는 특징도 공유한다.

손자병법 모공편에 등장하는 유명한 키워드인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는 바이오 투자자들이 되새겨야할 문구가 아닌가 싶다. 짝퉁인지 아닌지 조차 구분못하고 바이오 투자를 하게 되면 백번 투자해도 백번 모두 손실을 벗어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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