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 일루미나 등 2개 기업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 바이오 등 산업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5/02/PS25020800104.jpg) | 미국과 중국 국기를 합성한 사진. (이미지=로이터 연합뉴스) |
|
8일 외신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 일루미나(ILLUMINA)와 피브이에이치 그룹(PVH GROUP)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공고했다. 미국이 지난 4일부터 중국에 부과한 10%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루미나는 글로벌 1위 유전체분석장비 제조기업으로 전해진다. 피브이에이치 그룹은 캘빈클라인 브랜드 등을 보유한 의료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고문에서 “국가 주권, 안보 및 개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중화인민공화국 대외무역법, 중화인민공화국 국가보안법, 중화인민공화국 반외국 제재법 및 기타 관련 법률에 따라 그리고 신뢰할 수 없는 단체 목록 조항의 관련 조항에 따라 두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목록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두 기업은 정상적인 시장 거래 원칙을 위반하고 중국 기업과의 정상적인 거래를 방해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취하여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신뢰할 수 없는 법인 목록 작업 메커니즘은 관련 법률 및 규정에 따라 위 법인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7일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씨에이티엘(CATL) 등 134개사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군사기업(Chinese military companies)으로 지정했다.
여기에는 중국의 최대 유전체분석장비 제조 및 서비스기업인 비지아이(BGI) 그룹과 비지아이 지노믹스(BGI Genomics) 등 4개 유전체 분석장비 제조 및 분석서비스, 2개의 바이오 관련기업이 포함돼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생물보안법안이 발의되자 같은 해 1월 중국 비지아이 그룹은 성명서를 통해 “자사에 대한 수많은 허위 혐의가 있다”고 생물보안법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글로벌 유전체 분석장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중 기업간의 경쟁이 특허분쟁에 이어 법적 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예견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견제를 위한 미국 생물보안법은 올해 다시 입법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적지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생물보안법이란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내 사업 제한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말한다. 해당 법안은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텍을 직접적으로 명시해 제재 대상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