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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 개발사, 기술력과 중·장기적 비즈니스 모델 갖춰야”
  • 배영철 디어젠 CBO 인터뷰
    아미노산 서열 분석으로 혁신신약 후보물질 발굴
    공동·자체 연구로 27개 파이프라인 보유
    각 제약사에 맞는 플랫폼 판매도 계획
    클라우드 업체와 암 재발률 예측 플랫폼 협력 논의 중
  • 등록 2022-04-12 오전 8:36:05
  • 수정 2022-04-12 오전 8:36:05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AI(인공지능) 신약 개발사들의 가장 큰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맺어 많은 마일스톤을 받는 것입니다. 결국 그들이 수요가 있는, 전 세계에 없는 혁신신약(First-in-class)을 만들어야 해요. 저희 기술의 경쟁력도 여기에 있죠.”

최근 서울 서초구 연구소에서 만난 배영철 디어젠 CBO(최고비즈니스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적으로 AI 신약 개발사는 390여개가 넘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차별화된 AI 신약 개발사를 판가름할 기준에 대해 그는 “기술 자체를 얼마나 고도화해 입증하고 있는지, 그리고 AI 플랫폼으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빠르게 준비하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어젠 서울연구소. (사진=김명선 기자)
디어젠은 2016년 12월 네이버 출신 빅데이터 전문가 강길수 대표가 강근수 단국대 미생물학과 부교수, 박성수 전 딥이메진 대표 등과 세운 회사다. 지난 2월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통해, 누적 27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직원은 50명 정도다. 2020년 회사에 합류한 배 CBO는 아스트라제네카 출신으로, 현재 파트너십 체결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아미노산 서열 분석해 혁신신약 후보물질 발굴

디어젠의 핵심 기술은 단백질 3D 구조 정보가 아닌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서열만으로 약물 접합부위를 잡아내 신약후보물질을 제시하는 딥러닝 기술 기반 AI 플랫폼 ‘DearDTI’다.

그는 “특정 단백질을 타겟으로 해서 약을 개발하면, 보통 타겟단백질의 구조를 기반으로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예측해 개발하게 된다.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기업이나 AI 신약 개발사가 택하는 방법”이라며 “하지만 단백질의 3D 구조가 밝혀진 것은 약 8%에 불과하다. 아직 92%의 단백질에 대한 약물 개발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한계가 있다. 아미노산 서열만으로 타겟 단백질에 대한 약물 효력이 얼마나 있을지를 나타내, 구조가 밝혀지지 않은 혁신신약을 개발하고자 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디어젠 AI 신약 발굴 플랫폼은 크게 △질병 타깃 발굴 △신약 후보물질 발굴 △타깃 최적화 등 세 개로 나뉜다. 막대한 양의 유전체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시각화하는 ‘DearTRANS’와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의 기전 등을 예측하는 기술 ‘WX’은 새로운 질병 타깃을 발굴한다. DearDTI는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MolEQ’ 기술은 약물의 효능과 독성 등을 동시에 최적화해 신약 후보물질의 특성을 개선한다. 디어젠의 경우, 타깃 발굴부터 약물 합성, 특허 출원까지 10주만에 완성한 사례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I 플랫폼은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이 필수다. 디어젠이 집중하는 부분은 ‘데이터의 정제’다. 배 CBO는 “좋은 플랫폼을 개발하려면 데이터의 양뿐만이 아니라 고품질의 데이터가 중요하다. 회사의 생물학 박사와 의약화학연구팀이 협력해 정제작업을 하고, 그 데이터가 플랫폼 데이터베이스에 들어와 학습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배영철 디어젠 CBO. (사진=디어젠 제공)
디어젠이 공동 개발 및 자체 연구 중인 파이프라인에서 창출되는 데이터도 플랫폼 고도화의 기반이 된다. 현재 회사는 글로벌 탑3 내에 드는 다국적 제약사 등 해외 5개 기관, 12개의 국내 제약사들과 협력 중이다. 공동연구를 통해 20개, 자체적으로는 7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매, 암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신설한 800평 규모의 AI융합 신약개발연구소를 통해 자체 개발 약물 데이터 생산이 빠르게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플랫폼 판매 등 중·장기적 비즈니스 모델 구상

“대부분의 AI 신약개발사가 타겟 발굴과 신규 물질 발굴, 약물 최적화 등 전임상 단계에 플랫폼 기술을 적용합니다. 향후 임상 이후에도 AI 활용을 확장할 수 있겠으나,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임상에 진입하는 속도보다도, 신약의 임상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을 얼마나 고도화했는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장 심사를 할 때도 무엇보다 플랫폼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따져보게 되니까요.”

아직 디어젠의 플랫폼을 활용한 파이프라인 중 임상에 진입한 물질은 없다. 다만 회사는 AAAI, MLHC 등 세계 인공지능 학회에 꾸준히 AI 기술의 성과를 발표하며, 기술력 자체를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인 임상 진입 숫자 및 특정 마일스톤 달성으로 기술을 증명하는 게 아니라, 기술 자체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플랫폼 확장을 통한 안정적인 비즈니스 확장도 디어젠의 목표 중 하나다. 현재 매출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배 CBO는 “각 제약사에 적합한 플랫폼 자체를 판매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현재 글로벌 빅파마와 협력 중인 내용에도 포함된다. 또 신약개발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미충족 수요가 있는 시장에서의 플랫폼 구축을 진행 중이다. 국내 대표적인 클라우드 업체와 암 재발률을 예측하는 플랫폼 관련 연구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IPO(기업공개)는 2024~2025년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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