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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교정 신약 ‘카스게비’ 美허가도 초읽기...후발 기업은?
  • 유전자 교정 신약 '카스게비', 英→'EU·美'도 허가 가능성 ↑
  • 블루버드 '로보셀' 바짝 추격...NTLA 등 임상 진전 이뤄
  • 글로벌 임상 준비하는 툴젠 "1상 전후 기술수출 전략"
  • 등록 2023-11-21 오전 8:29:15
  • 수정 2023-11-21 오전 8:29:15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버텍스)와 스위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SP) 등이 공동 개발한 유전자 교정 방식의 세포 신약 ‘카스게비’가 영국에서 동종 계열 최초로 시판 허가됐다. 영국을 넘어 주요국인 유럽 연합(EU)과 미국에서도 연내 긍정적인 허가 심사 결론이 도출될지 관심을 모은다.

3세대 유전자가위로 발굴한 CRSP의 카스게비가 첫 결실을 맺으면서, 미국 블루버드 바이오나 에디타스메디신, ‘인텔리아 테라퓨틱스’(NTLA) 등 선도 기업들의 경쟁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아직 후보물질이 임상 진입 전인 툴젠(199800), 진코어 등 국내 바이오텍도 유전자 교정 신약 개발 의지를 재차 표명하고 있다.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스위스 크리스터 테라퓨틱스가 공동개발한 유전자 교정 신약 ‘카스게비’(엑사셀)이 영국에서 겸상적혈구 증후군 및 지중해성빈혈 대상 치료제로 최초 승인됐다.(제공=게티이미지, 각사)


“카스게비’ 연내 미국 EU 허가 가능성 ↑”

지난 16일 영국 보건부 산하 의약품 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이 카스게비(엑사감글로진 오토템셀, 엑사셀)를 혈관 폐쇄 위기(VOCs)가 재발한 12세 이상 겸상적혈구증후군 및 수혈 의존성 베타 지중해 빈혈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했다.

겸상적혈구증후군은 11번 염색체의 염기 이상으로 발생하며, 낫 모양의 적혈구가 생성돼 산소 전달 능력이 저하되는 유전질환이다. 또 지중해성빈혈은 헤모글로빈 관련 유전자의 이상으로 생긴다. CRSP가 발굴한 카스게비는 겸상적혈구증후군이나 지중해성 빈혈 환자의 줄기세포를 꺼낸 다음, 3세대 유전자 교정도구로 알려진 ‘크리스퍼-캐스9’을 활용해 이상 유전자를 교정한 세포를 의미한다. 2021년 버텍스가 당시 임상 1/2상을 마친 이 약물을 11억 달러 규모로 기술도입한 바 있다. 양사가 진행한 카스게비의 후기 임상에서 1년 이상 효능을 입증해 영국에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제 관심은 단연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식품의약국(FDA) 등 주요국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카스게비에 대한 허가 심사 결론이다. 업계에서는 허가 심사 개시 시점과 평균 소요 시간(10개월)을 고려할 때 연내 주요국에서 그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자 교정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영국과 EMA는 허가에 대해 최근 같은 결론을 내놓고 있다. EMA가 허가할 가능성은 높고, FDA도 이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풍문이다”며 “신약 개발에 있어 한국 기업이 선전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선례가 나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미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신약을 평가하는 풍토가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면서 “카스게비가 미국에서 승인될 경우 국내외 개발 진행 과정이 보다 수월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루버드, CRSP 바짝 추격...‘에디타스·NTLA’도 임상 박차

현재 FDA는 카스게비 이외에도 미국 블루버드바이오가 개발한 유전자 교정 치료 신약 후보 ‘로보셀’을 심사하고 있다. 로보셀의 적응증은 혈관 폐쇄 위기(VOCs)가 재발한 12세 이상 겸상 적혈구증이다.

미국에서 로보셀의 허가 심사는 카스게비보다 2개월 늦은 지난 6월에 개시됐다. 하지만 우선 심사 경로를 통해 6개월 내로 해당 심사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두 물질 중 무엇이 최초 타이틀을 확보할 지가 업계 최대 이슈기도 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유전자 편집 기술 관련 글로벌 시장은 올해 50억 달러에서 2028년 1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중 카스게비나 로보셀에 적용된 크리스퍼-캐스9 복합체 기술이 전체 시장의 66%(약 34억 달러)를 차지할 만큼 활용도가 높다.

미국 블루버드바이오와 인텔리아 테라퓨틱스(NTLA)가 유전자 교정 신약 임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 툴젠과 진코어 등은 첫 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제공 각사)


툴젠 등 K바이오 임상 진입 준비..,“시장성은 자신”

국내 K-바이오텍들은 아직 임상 진입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툴젠은 2024년 말까지 샤르코 마리 투스병(CMT) 치료제 후보물질 ‘TGT-001’의 글로벌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근력약화 및 보행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는 유전성 말초신경 질환이다. 회사는 지난달 미국에서 TGT-001의 희귀의약품(ODD) 지정 신청서를 접수한 뒤 “글로벌 임상의 첫 단계를 밟았다”고 자평했다.

툴젠 관계자는 “카스게비와 달리 TGT-001은 체내에서 직접 유전자 교정을 하도록 설계됐다”며 “우리 기술로 유전자를 교정한 세포치료제는 호주 카세릭스에 수출해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약개발 완수보다는 우리 기술력과 어느 정도 임상을 진행한 물질의 기술수출을 하는 전략으로 개발에 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지난 3월 진코어는 신개념 자체 개발한 초소형 유전자 가위를 미국 기업에게 3억 5000만 달러(45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진코어는 수출했다. 이들은 세포밖에서 유전자를 교정하지 않고, 체내에서 유전자를 교정하도록 설계한 치료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약 7000종의 희귀 유전질환을 노리는 유전자 교정 신약은 타깃한 적응증 분야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며 “다소 늦더라도 개발만 완료된다면 고가 전략 및 글로벌 전략으로 시장성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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