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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계 최초 천연물 코로나 치료제, 제주서 희망을 보다
  • 제넨셀, 담팔수 활용 코로나 치료제 개발 중
  • 항바이러스 효과 우수, 경제성도 탁월
  • 제주 32만평 재배단지 조성, 500만명 치료 가능
  • 미·유럽, 천연물신약 개발 활발, 한국은 무관심
  • “치료제 개발 성공해 천연물 가치 입증할 것”
  • 등록 2022-06-02 오전 8:00:00
  • 수정 2022-06-02 오전 8:00:00
[제주=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천연물 신약 개발 기업 제넨셀은 ‘담팔수’라는 식물을 활용해 세계 최초 천연물 기반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천연물을 활용한 신약개발 역사는 생각보다 꽤 오래됐지만, 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생소하다. 특히 담팔수는 여태껏 들어보지 못한 식물이어서 궁금증이 넘쳐났다. 담팔수를 직접 보고 다양한 얘기를 듣기 위해 지난 5월 26일 제주도를 찾았다.

오후 2시 쯤 도착한 제주공항에서 차를 타고 약 30분을 달리자 제주관광대학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옆으로 꽤 큰 규모의 육묘장이 보였다. 그곳이 바로 제넨셀 협력사인 농업회사법인 연리지가 운영하는 담팔수 육묘장(애월읍 광령리)이었다. 이곳 육모장에서는 언뜻 눈으로 보기에도 상당한 양의 담팔수 새싹들이 포트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세계 최초 천연물 코로나 치료제의 원료가 태어나는 곳이라는 게 연리지 측 설명이었다.

제넨셀 협력사 농업회사법인 연리지 양승연 대표가 담팔수 육묘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


양승연 연지리 대표는 “이곳 육묘장에서는 담팔수 씨앗을 포트에 파종하고 일정 수준까지 키우고 있다. 파종 후 발아가 되면 개별 포트에 옮겨 심고 10cm 정도 자라면 대규모 재배단지에 이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파종된 양도 상당했다. 그는 “육묘장에 파종된 담팔수 규모는 13만5000본 정도다. 발아율이 약 75%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10만본 정도를 치료제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코로나 환자 약 500만명에게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라고 덧붙였다.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위치한 담팔수 육묘장 전경과 담팔수 모습.(사진=송영두 기자)


제넨셀이 치료제 개발 원료로 담팔수를 선택한 이유는 다양한 자원식물 중 항바이러스 효과가 가장 우수하고 경제성이 높기 때문이다. 담팔수 추출물은 류머티즘 관절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입증됐고, 코로나 치료제 외 다른 질환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제주도 출신 의과학자인 강세찬 기술경영위원회 의장(경희대 생명과학대 교수)이 제넨셀을 설립했고, 약 2000여종의 자생식물을 연구한 끝에 담팔수를 핵심 원료로 낙점했다.

담팔수는 계절에 상관없이 1년 내내 천천히 잎갈이하는 상록교목 식물이다. 추위에 약해 내륙지방에서는 겨울을 넘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제주도 및 남해안에서만 자생한다. 자생력이 좋아 가로수나 조경수로 주로 사용된다. 실제로 제주도 길가 곳곳에는 담팔수가 눈에 띄었다.

제넨셀은 담팔수 기반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대규모 재배단지도 확보했다. 연리지 육묘장에서 차를 타고 40분 정도 달리자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재배단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제넨셀은 지난 5월 2일 제주 고·양·부삼성사재단과 105만m²(약 32만평) 규모 토지를 대규모 담팔수 재배단지로 활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산림경영계획 등 행정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담팔수 10여만 그루가 식재될 예정이다.

직접 방문한 재배단지에는 담팔수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재배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이경후 농업회사법인 트리즈바이오텍(제넨셀 자회사) 대표는 “이번에 확보한 32만평 규모 재배단지 중 시범적으로 5000평 규모에 2년생 담팔수를 식재했다”며 “송당리 땅은 제주도 내에서도 담팔수가 자리기 가장 좋은 토양 여건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3년 정도 키운 뒤 치료제 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성호 제넨셀 대표가 담팔수 재배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


제넨셀은 담팔수에서 추출한 항바이러스 성분을 이용해 신약후보물질 ‘ES16001’을 개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국책과제로 개발된 치료 소재를 산업화 한 것이다.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임상은 2/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첫 환자 투약이 이뤄졌다. 내년 임상 3상이 완료될 예정이다. 대상포진 치료제는 국내 6개 병원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6월 환자 투약이 개시될 예정이다.

이성호 제넨셀 대표는 “제넨셀은 다양한 성분이 함유된 천연물 특성상 물질 자체의 전(全) 성분을 완벽히 분석해 명확한 기전을 규명했다. 공정도 표준화해 안전성과 일관된 유효성을 확보해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며 “천연물은 기후 등 원료 재배 환경, 시기, 기원 식물 등이 달라지면 약물 효능 및 속성이 달라져 원료에 대한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제넨셀은 자체 기술력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굴한 후보물질을 가지고 있어 천연물 신약개발 기업으로서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표는 “천연물은 지용성이 높아 체내에서 쉽게 흡수, 분포, 대사, 배설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의약품 소재로 이상적”이라며 “다양한 식물을 통해 새로운 기전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바이오의약품과 함께 주목받는 분야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천연물 신약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시장 확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천연물 신약 연구개발촉진법(2000년)과 천연물 신약 별도 허가 요건 및 심사기준(2002년)을 신설했지만 2016년 폐지했다. 천연물신약을 위한 별도 제도가 없기 때문에 천연물 신약 등 관련 산업과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결국 천연물신약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성공 사례가 필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국내 천연물 신약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그 과정에서 천연물이 지닌 의약품 원료로서의 가치와 장점을 의약계에 널리 알릴 것”이라며 “재배단지에서는 담팔수를 비롯해 항암제로 활용 가능한 멀구슬나무, 신나무, 까마귀쪽나무 등 각종 의료용 자원식물을 재배할 것이다. 코로나 이후 이들 천연물 신소재로 간 질환, 신장 질환, 암 등을 적응증으로 새로운 신약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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