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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 당뇨병 예방 시장 뛰어든 ‘사노피’...‘버텍스·타스컴·엔솔’도 참전
  • 사노피, 1형 당뇨병 지연제 최초 개발사 '프로벤션 바이오' 전격 인수
  • 1형 당뇨병 '관리→예방·지연'으로 첨단 신약 접근법 변화 中
  • 美버텍스·韓타스컴은 줄기세포, 엔솔바이오는 다중기전 물질로 도전
  • 등록 2023-03-23 오전 9:01:12
  • 수정 2023-03-23 오전 9:01:12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프랑스 사노피가 당뇨 신약 개발 전문 다크호스로 꼽혀온 미국 ‘프로벤션 바이오’를 전격 인수했다. 프로벤션바이오는 미국에서 최초의 1형 당뇨병 지연제 ‘티지엘드’를 승인받은 바이오벤처다. 이번 인수로 사노피는 당뇨병 예방을 위한 신시장을 열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1형 당뇨병 분야 유도만능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버텍스)와 국내 타스컴을 비롯해 다중기전 신약을 개발하는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등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스 사노피가 최초의 1형 당뇨병 지연제 ‘티지엘드’(성분명 테플리주맙)을 개발한 미국의 바이오벤처 ‘프로벤션 바이오’를 29억달러 규모로 인수합병했다.(제공=각 사)


2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사노피는 아토피 피부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를 주축으로 지난해 매출 478억2200만 달러(한화 약 62조 5500억원)을 올렸다. 이와 같은 막대한 자금력을 쏟아 부을 신규 투자처로 회사는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누빌 항체 신약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사노피가 총 29억 달러 규모로 프로벤션바이오를 인수합병하기로 확정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프로벤션 바이오의 22일 기준 시가총액은 21억8000만 달러다. 프로벤션바이오는 항체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8세 이상 1형 당뇨병 2기 환자의 병이 3기로 진행되는 것을 늦춰주는 신약 ‘티지엘드’(성분명 테플리주맙)를 승인받았다. 티지엘드의 성분인 테플리주맙은 T세포 표면에 CD3 단백질 타깃해 활성화되지 못하게 막는 신규 기전을 가지고 있다.

1형 당뇨병은 체내 면역세포들이 혈당 조절을 위한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 베타(β)세포를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전체 당뇨병 환자 중 5~10%에서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이 2021년에 내놓은 ‘세계 1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1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2021년부터 매년 6%씩 성장해 2025년경 28억 3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사노피에 따르면 새로 진단받은 소아 및 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제로 티지엘드의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인됐다. 올리비에 샤메일 사노피 일반의약품 부문 수석 부사장은 “프로벤션바이오의 혁신적 항체 기술과 사노피가 협력해 3기 1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티지엘드를 공급해 나가겠다”며 “당뇨병 뿐만아니라 면역학 등 여러 질환 분야로 프로벤션 바이오의 항체 기술을 접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티지엘드가 개척한 1형 당뇨병 지연제 시장은 현재로선 별다른 후발주자마저 없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가장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후발물질은 스웨덴 링셰핑대와 미국 바이오벤처 다이아미드메디컬이 공동 개발 중인 재조합 단백질 기반 1형 당뇨병 치료제 ‘GAD-aLum’으로 임상 2상이 완료된 수준이다.

GAD-aLum은 글루탐산탈탄산효소(GAD)-65라는 항원으로 이를 주사하면, GAD-65에 대한 항체가 생성된다. GAD-65가 1형 당뇨병환자에서 크게 늘어나는 만큼 항체를 만들어두면 병의 발병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예방까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GAD-aLum을 1형 당뇨병 예방 백신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밖에도 1형 당뇨병 시장 분야에서 새롭게 준비 중인 또다른 첨단신약은 단연 줄기세포 치료제다. 미국 버텍스가 2021년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반 1형 당뇨병 치료제 ‘VX-880’의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VX-880은 초기 임상 투약 환자 2명 중 1명이 9개월만에 사실상 완치로 분류되는 ‘인슐린을 주사하지 않아도 되는 독립적인 상태’에 진입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1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약물로 관리하기 어려운 1형 당뇨병 고위험군환자에서 티지엘드의 활용도가 점점 커져 갈 것”이라며 “GAD-alum이나 유노만능줄기세포iPSC를 넘어 키메릭항원 수용체(CAR)-T 등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적용한 신약 개발이 활발하고 그 효과에 따라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일부 바이오벤처도 1형 당뇨병 첨단 신약 개발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임상 이전 단계에 머물러 있다. 먼저 상반기 내 코스닥시장 상장 초읽기에 들어간 엔솔바이오사이언스가 1형 당뇨병 예방용 펩타이드성 경구 신약 후보 ‘실로아1000(S1K)’의 비임상 및 전임상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S1K는 T세포 활성 억제 및 췌장 β세포를 강화하는 다중기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코넥스에 상장된 타스컴은 버텍스처럼 iPSC 기반 1형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의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인근 타스컴 대표는 “전임상 결과에서 1형 당뇨병 대상 자체 신약 후보물질의 충분한 효과를 여러 차례 검증하고, 관련 임상 진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스컴은 현재 미래에셋을 주관사로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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