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밀진단 NGS 시장 꽉 잡아...한국 진입 가능성은?
  • 2세대 게놈 분석 기술 NGS, 최초 상용화한 미국 일루미나
  • 소요시간 약 2주, 비용은 100만원...한 사람의 게놈 해독 가능
  • 전체 시장 2조 중 일루미나가 70% 차지
  • 중국 BGI가 2위, 산전 태아 분야는 1위에 올라
  • 국내 기업 NGS 서비스용 소프트웨어 개발해 시장 공략 중
  • 등록 2022-01-22 오후 5:57:57
  • 수정 2022-01-22 오후 5:57:57
이 기사는 2022년1월22일 17시57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미래 헬스케어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맞춤형 정밀 의료의 시작점은 게놈(유전체) 검사다. 각자의 게놈을 모두 분석하면 최적의 진단과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서는 대표적인 게놈 분석 기술인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적용한 장비가 필요하다.

현재 NGS 장비 시장은 미국 ‘일루미나’와 중국 ‘베이징 지노믹스 인스티튜드(BGI)’ 등 두 게놈 분석 전문 기업이 선도하고 있다. 국내 게놈 관련 기업들은 해외 NGS 장비를 활용해 정밀의료 서비스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2010년 NGS 장비 첫 상용화에 성공한 일루미나

게놈은 ‘유전자(gene)’와 ‘집단(ome)’의 합성어로 생명체의 염색체 속에 담긴 모든 정보를 총칭하는 용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13년간의 ‘휴먼 게놈 프로젝트(HGP)’를 진행한 뒤, 2003년 마침내 인간 표준 게놈 지도를 완성했다. 이때 쓰인 1세대 유전자 해독 기술은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DNA 염기서열의 수가 300~1000개에 불과했다. 약 30억 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진 사람 한 명의 염기서열을 해독하는데 최소 수년 이상의 시간과 수십 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이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 2000년대 초반 조지 처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가 개발한 NGS다. 전체 게놈을 약 150개의 염기서열로 이뤄진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랜덤(무작위)하게 자른 다음, 각 조각을 병렬로 연결해 조합하는 방식으로 해독하는 기법이다. 일루미나는 이 기술을 사들여 게놈 분석 장비로 완성했다. 2010년 첫 제품을 선보였다.

일루미나의 NGS 장비를 사용해 한 사람의 게놈을 모두 분석하려면 100만원 내외의 비용이 들고 약 2주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치 교수 밑에서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했던 박종화 클리노믹스(352770) 의장은 “2010년대 중반 더 진화된 3세대 나노포어 시퀀싱 기술이 개발돼 더 정교한 게놈 분석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널리 상용화되진 않았다”며 “현재 산업계 전반에서는 NGS를 활용한 장비가 널리 쓰인다”고 설명했다.

NGS 시장 연평균 20% 성장, 중국 BGI가 2위로 떠올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NGS 서비스 시장은 2020년 19억6500백만 달러(약 2조1661억원)다. 이 시장은 연평균 20.5%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7년경 72억4600만 달러(약 7조988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NGS 시장의 약 70%를 일루미나가 점령하고 있다. 그 뒤를 무섭게 추격하는 것이 바로 중국의 BGI다. 이 회사는 20여 년 전 휴먼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설립한 국가연구소로 출발했다. 휴먼 게놈 프로젝트 이후 중국 정부 지원으로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BGI는 2013년 미국 컴플리트 제노믹스(Complete Genomics)를 인수하면서 현재 세계 2위의 게놈 분석업체로 성장했다.

특히 중국 내수 게놈 분석 시장이 매년 27%씩 성장하는 것을 바탕으로 산전 태아의 게놈 검사 분야에서는 BGI가 전 세계 1위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박 의장은 “미국이나 중국이나 NGS 분석 장비의 성능은 큰 차이가 없다”며 “클리노믹스를 비롯한 국내 생물 정보학 관련 거의 모든 유전체 분석 기반 서비스 회사가 이들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미국 게놈분석 전문 기업 일루미나의 차세대 염기서열 시퀀싱(NGS) 장비인 ‘NextSeq 500’과 중국 베이징 지노믹스 인스티튜드(BGI)의 ‘DNBSEQ-G400’ (제공=일루미나, BGI)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로 선회...국내 업체 NGS 시장 진입 시도 중

국내 기업들은 NGS 장비의 하드웨어를 직접 개발하기보다 관련 서비스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유전제연구소에서 스핀오프한 지니너스(389030)는 정밀 의료를 위한 NGS 서비스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회사 측은 ▲암 게놈 진단 솔루션인 ‘캔서스캔(CancerSCAN)’ ▲액체생검 솔루션 ‘리퀴드스캔(LiquidSCAN)’ ▲초정밀 게놈 분석을 위한 단일세포 분석 솔루션 ‘셀리너스(Celinus)’ 등을 병원과 제약사, 연구자 등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일 지니너스는 셀리너스를 활용한 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했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는 “셀리너스로 면역세포 비율과 관련 유전자 발현 정도를 분석해 종합하면 항암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클리노믹스가 NGS 기반 한국인에 특화된 암, 희귀질환 등 질병 분석 솔루션을 개발해 각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셀레믹스(331920)도 국립농업과학원 등과 NGS 기반 맞춤형 벼 유전자 분석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박 의장은 “NGS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무궁무진하다”며 “여러 기업들이 해외 업체의 장비로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인 등 각 지역의 인종 특성에 맞게 데이터를 최적화한 다음, 명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호 기자 tw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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