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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4기’ 진양곤 HLB그룹 의장, 세 번 고배 끝에 美 FDA 신약 품다[화제의 바이오人]

  • 리라푸그라티닙 담관암 치료제로 FDA 승인…HLB 첫 美 허가 신약
  • “책상 서랍에 승인 유튜브 원고 3개…네 번째 원고 읽게 돼 기쁘다”
  • 美 시장 출시·유럽 허가 추진…리보세라닙 FDA 재신청도 준비 중
  • 등록 2026-09-26 오전 6:00:07
  • 수정 2026-09-26 오전 6:00:07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24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담관암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RLY-4008)의 미국 FDA 승인 소식을 전했다. (사진=HLB 유튜브 캡쳐)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24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담관암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RLY-4008)의 미국 FDA 승인 소식을 전했다. (사진=HLB 유튜브 캡쳐)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제 책상 서랍에는 우리 HLB가 개발해 온 항암신약이 FDA로부터 공식 승인되었다는 내용의 유튜브 원고가 3개 쌓여 있다. 물론 모두 읽지 못한 원고가 됐다. 이번에 네 번째로 준비한 원고를 읽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대단히 기쁘며, 한편으로는 만감이 교차한다.”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은 24일 회사 공식 유튜브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승인을 받아낸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간암 신약으로 세 차례 고배를 마신 HLB(028300)가 담관암 신약 ‘리라푸그라티닙’을 통해 마침내 첫 FDA 승인이라는 결실을 거뒀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23일(현지시간) FDA로부터 FGFR2 융합 또는 기타 재배열이 있는 담관암 환자의 2차 치료제로 ‘리픽투’(LYRFIGTU·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를 승인받았다.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이 오랜 기간 추진해온 ‘글로벌 항암신약’ 전략이 ‘첫 FDA 승인’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HLB는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FDA 허가받기 위해 도전해왔다. 하지만 허가 과정에서 세 차례 제동이 걸렸다. HLB는 리보세라닙 자체의 유효성이나 안전성 문제가 아닌 파트너사 항서제약의 제조·품질관리(CMC) 이슈가 발목을 잡았다는 입장이다.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 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진 의장은 “항서제약의 CMC 문제로 승인이 지연됐으나 보완사항은 이미 완료됐다”며 “현재 이 작업을 빠르게 수행 중이며, 마무리되는 대로 바로 재신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보세라닙의 도전이 길어지는 사이 HLB가 확보한 또 다른 카드는 리라푸그라티닙이었다.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개발에 장기간 공을 들여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임상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된 후기 단계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도입해 허가와 상업화로 빠르게 연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엘레바는 2024년 12월 미국 릴레이 테라퓨틱스로부터 리라푸그라티닙의 전 세계 개발·상업화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5억달러(약 6840억원)다. 계약금과 허가 관련 마일스톤은 최대 7500만달러(1030억원), 상업화 마일스톤은 최대 4억2500만달러(5810억원)로 구성됐다. 엘레바는 계약 이후 추가 개발과 글로벌 상업화를 전담해왔다.

결과는 권리 확보 약 1년 9개월 만의 FDA 승인으로 이어졌다. 리픽투가 FDA 문턱을 넘으면서 HLB는 리보세라닙에 집중됐던 항암신약 사업을 복수 파이프라인으로 넓혀온 전략에서도 첫 가시적 성과를 거두게 됐다.

진 의장은 이번 승인의 의미를 단순히 신약 하나를 확보한 데 두지 않았다. 그는 “신약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10여 년에 걸친 임상 데이터를 제출하고 규제와 행정 절차를 이해하며 FDA와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HLB는 그 과정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고 짚었다. 이어 “특히 CMC 부문에서 보완을 요구받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빅파마들 수준의 경험과 역량을 쌓았다”며 “이렇게 쌓인 경험과 역량은 신약 승인 못지않은 큰 자산이 됐다”고 자평했다.

다음 목표는 상업화와 적응증 확대다. HLB는 리픽투의 미국 시장 출시를 서두르는 동시에 유럽 진출에도 나선다. 엘레바는 지난 15일 유럽의약품청(EMA)에 리라푸그라티닙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HLB는 암종 불문 항암제로 리픽투의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글로벌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진 의장은 “우리가 간암신약의 승인을 기대하며 준비해 놓은 매뉴얼과 조직이 있기에 빠른 론칭이 가능할 것”이라며 “리픽투의 적응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이 신약을 계기로 빅파마와 협력을 시작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진 의장은 기술수출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신약개발과 상업화를 완성하겠다는 기존 전략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빅파마에게 ‘우리 신약을 잘 개발해 주세요’라며 기술 수출을 한 후 빅파마의 행보에 회사의 운명을 맡기기보다는 자력으로 항암제를 확보한 후 ‘우리 항암제와 당신들의 항암제를 병용으로 함께 개발해 볼까요’라고 하는 것이 더 발전적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 의장은 이날 공매도를 향해서도 작심 발언을 내놨다. 그는 HLB그룹이 2019년 이후 7년간 공매도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왔다고 주장하며 “금융감독기관에서는 제발 이 시간 이후부터라도 공매도 주문을 실행하고 있는 사람들의 매매 행태에 대해 철저하게 살펴봐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20년 가까이 이어진 HLB의 항암신약 도전은 리픽투 승인으로 일단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진 의장의 책상 서랍에 남아 있는 ‘읽지 못한 원고’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라는 숙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진 의장은 “담관암 신약 승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했다. 리픽투로 처음 FDA 문을 연 HLB가 이제 미국 상업화와 유럽 허가, 리보세라닙 재도전까지 연이은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 약력

△1966년 부산광역시 출생

△1990년 원광대학교 법학과 졸업

△1993년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91~1994년 부산은행 근무

△1994~1998년 평화은행 근무

△2004년 골든라이트 대표

△2006년 현대라이프보트 회장

△2008년 하이쎌 인수·회장

△2013년 HLB 인수

△2017~2025년 HLB 대표이사

△2025년~현재 HLB그룹 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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