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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다인, 자궁경부암 셀프키트 美FDA 허가…또 한번 '빅딜' 기대
  • 등록 2025-03-06 오전 7:23:07
  • 수정 2025-03-06 오전 10:44:14
이 기사는 2025년3월6일 7시23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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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바이오다인(314930)이 개발한 자궁경부세포 자가채취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로슈가 자가채취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검사 DNA 키트로 FDA의 허가를 받는 등 관련 시장의 외연이 급속도로 넓어지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벤처가 글로벌 빅파마보다 한발 앞선 기술력을 선보인 것이라 주목된다.

韓식약처 허가 이어 美FDA 허가도 완료

5일 바이오다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자체개발한 ‘얼리팝 브러시’와 ‘셀프테스트 키트’가 FDA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이번 허가로 미국에서 얼리팝 브러시로 △의료진이 자궁경부암 검사를 위한 수검자의 자궁경부세포를 채취하는 것 △수검자 스스로 HPV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얼리팝은 성매개 감염병(STD)과 HPV, 자궁경부암을 검사하기 위한 세포를 자가 채취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제품이다. 자궁경부와 주변 상태에 따라 최적의 형태로 변경돼 정확한 탈락세포 채취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FDA 허가에 앞서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번 FDA 허가로 당장 얼리팝 브러시의 현지 판매가 가능해졌지만 회사는 글로벌 메이저 진단기기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은 뒤 구체적인 판매 전략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파트너십 체결에서 바이오다인의 협상력을 높여줄 무기로는 500여명 규모로 진행 중인 국내 임상시험을 꼽았다.

지난해 얼리팝 브러시가 식약처 허가를 받은 직후 시작된 임상시험은 동일 수검자를 대상으로 △기존 브러시로 의료진이 직접 자궁경부세포를 채취했을 때 △얼리팝 브러시로 환자가 직접 자궁경부세포를 채취했을 때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각각의 검체를 세포진단, HPV, STD 검사에 활용해 결과값을 비교한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현재 임상시험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세포진단, HPV, STD 세 분야에서 전문가가 직접 채취한 검체와 수검자가 직접 채취한 검체를 비교해 검사했는데 얼리팝 브러시로 채취한 검체를 활용한 검사 결과가 비교군에서의 검사보다 비슷하거나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 같은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자궁경부세포 자가채취로도 FDA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HPV 검사를 위한 자가채취 검사키트의 경우 지난해 로슈가 FDA의 허가를 받았지만 자궁경부세포 자가채취는 아직 의약당국의 허가를 받은 적이 없는 미답지(未踏地)다. HPV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HPV를 보유했다고 해서 자궁경부암에 걸렸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HPV 검사와 자궁경부암 검사는 서로 다른 검사다.

이 관계자는 “HPV 검사에 쓰이는 검체를 채취하려면 면봉같이 생긴 도구로 질 내부 점액질에서 채취하면 되기 때문에 채취 도구를 만드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다”며 “하지만 자궁경부세포를 채취할 때는 질을 지나 자궁경부까지 브러시가 닿아야 하는데 사람마다 질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육안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검체를 채취하기 어려워 아직까지 개발된 선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 타깃은 유럽통합규격(CE) 인증이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얼리팝 브러시의 CE 인증을 위해 인증기관과도 상반기 중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늦어도 연내 CE 인증도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Q인증 필요없고 타사 자궁경부암 검사와 호환 가능”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유병률이 네 번째로 높은 암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매년 27만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자궁경부암 진단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6조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되는데, 자궁경부세포 자가채취키트가 개발되면 없던 시장이 열리는 셈이라 회사의 기대가 크다.

자궁경부암 진단시장 전망 (자료=데이터브릿지, 바이오다인 가공)


자궁경부암의 경우 진단을 위해 자궁경부세포를 채취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수검자가 산부인과 검사대에 앉으면 검사자가 작은 솔로 자궁경부에서 표피세포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문제는 이 같은 자궁경부암 검사 과정에 거부감을 느껴 검사 자체를 꺼리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바이오다인이 개발한 휴대용 얼리팝 브러시는 △종교적·문화적인 이유로 여성들이 검사 과정을 꺼리는 경우 △시간적·금전적 이유로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가채취 후 시약에 넣으면 최대 3개월까지 보존이 가능하므로 검사를 위한 병원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도 쉽게 검사가 가능해진다.

특히 기존 자궁경부암 세포진단이나 HPV 검사와의 호환성에도 문제가 없어 확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얼리팝 브러시는 검체 ‘채취’를 위한 장비이기 때문에 이후 검사 단계에서는 어떤 회사의 장비든 기존 진단기기를 사용해도 무방하다”며 “WHO 사전적격평가(PQ) 인증의 경우도 PCR이 대상이고 브러시 자체는 따로 PQ 인증이 필요하지 않다. 기존에 PQ 인증을 받은 PCR을 보유한 글로벌 회사들이 브러시로 얼리팝 브러시를 채택하기만 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이 때문에 결국 글로벌 세포진단 회사들과의 전략적 제휴가 앞으로 중요한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얼리팝 브러시를 두고 다수 글로벌 회사들과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진행단계를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글로벌 회사들이 얼리팝 브러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바이오다인은 글로벌 제약·진단 전문회사인 로슈와 자사 조기진단 액상세포검사(LBC) 기술에 대한 독점판매 계약을 맺어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회사다. 바이오다인의 LBC 기술이 적용된 로슈의 ‘벤타나 SP400’(VENTANA SP400) 판매가 이르면 지난해 연말 시작될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했지만 출시가 기대보다 늦어지면서 지난해 10월 고점을 찍었던 바이오다인의 주가는 하락세에 있다.

이에 대해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에 비해 벤타나 SP400의 출시가 늦어지고 있지만 제조 준비를 마치는 등 출시 진행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다른 문제가 발생한 것도 아니다”라며 “연내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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