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지난해 주력 제품 글로벌 판매 호조와 합병상각비 등의 현금 이익 등으로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창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신약개발 및 인수합병(M&A) 전략 등을 통해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프로젝트인 ‘밸류업 프로그램’에 나서 글로벌 빅파마 도약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셀트리온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30% 이상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 성장 뿐만 아니라 자기자본이용률(ROE) 7% 달성, 주주환원율 40%대 달성 등 수익성 개선과 주주환원 목표치까지 제시했다. 외형 성장과 더불어 내실을 기하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해 이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셀트리온의 기존 제품 시장 점유율 확대와 신규 제품의 글로벌 시장 안착 등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올해 매출 목표 5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충분한 현금 여력을 확보하는 등 내실에도 만전을 다하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밝힌 목표치는 외형 확장에만 치중하지 않고 내실까지 챙기면서 굳건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 지난해 연매출 1조2000억원을 돌파해 국내 최초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이름을 올린 램시마.(사진=셀트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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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에 모은 현금 1조원… 신성장동력 확보 여력 충분셀트리온이 보유한 현금 규모가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셀트리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영업으로 창출한 현금은 약 1조467억원에 달했다. 셀트리온이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들인 현금이 조 단위를 넘었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현금 규모 및 창출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라 영업이익과는 또 다른 점에서 의미 있게 해석된다.
사업보고서 내 손익계산서에는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합병에서 발생하는 무형자산을 상각한 데 기인한 것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해 합병 요인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시기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현금흐름을 통한 실질 성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외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1조원에 육박하는 약 996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현금, 예금 등으로 구성된 항목으로 기업이 현금과 같이 바로 쓸 수 있는 자산이다. 약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필요 시 금융기관 등 외부조달 없이 신약개발, 인수합병(M&A), 생산시설 확보 등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셀트리온이 이처럼 대규모 현금 여력을 갖춘 것은 기존 제품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신규 제품의 안정적인 시장 안착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 램시마(IV)는 지난해 연매출 1조2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등극했다. 허쥬마는 유럽 및 일본에서 점유율 상승세를 유지하며 선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트룩시마도 유럽과 미국서 30%대 점유율을 달성하고, 베그젤마도 유럽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고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 매출로 보면 유럽 시장에서 매출이 1조 5천억을 돌파했고, 북미에서도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되고 있는 셀트리온의 제품 경쟁력과 영향력이 현금 창출로 이어진 모습이다.
특히 최근 허가 제품의 수가 빠르게 늘면서 성과는 보다 가속화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기존 6개에서 최근 5개를 추가하면서 현재 11개까지 늘어났으며, 2030년까지 22개로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품 확대로 타깃하는 글로벌 시장규모도 올해 138조원에서 2030년 261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미국과 유럽에서 입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중남미 및 아시아 등 성장시장에서도 제품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을 점차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부채비율 19.8%... 안정적 관리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강력한 현금흐름 창출과 동시에 안정적인 재무관리를 통해 재무건전성도 확보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부채비율 은 19.8%로 집계된다.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부채비율이 지난해 1분기 기준 115.6% 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기업의 부채비율이 낮으면 통상 재무안정성이 높아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로부터 높은 신용을 얻을 수 있고, 투자 기회 확대 등 경영 유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 이자 비용이 줄어 수익성 강화에도 기여한다. 이처럼 셀트리온은 강력한 현금 창출 역량과 재무건전성 확보를 통해 매출 성장은 물론 내실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병 이후 셀트리온은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일원화된 구조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강력한 제품 경쟁력을 통해 성과를 극대화하고 내실을 다져 이익을 투자자에게 환원하는 국가 대표 글로벌 빅파마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