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할로자임이 알테오젠 기술을 활용해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을 개발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 (이미지=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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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외신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에 할로자임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저지 연방 법원에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이 자사의 15개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해당 소송은 할로자임이 2011년 출원한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MDASE’와 관련된 특허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단백질은 정맥주사(IV)로 주입되는 약물의 피하 투여를 가능하게 한다.
할로자임은 머크가 계획하고 있는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의 상업화를 막기 위한 금지 명령을 요구했다.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은 오는 9월 23일 이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 허가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할로자임은 금전적 구제 이외에 머크의 침해가 고의적이라며 가중적 손해배상(Enhancement of Damages) 요구하고 있다. 미국 특허법은 고의 침해가 인정는 경우 합리적 실시료를 가중해 배상을 명할 수 있다. 이번 소송은 할로자임이 잠재적인 라이선스 계약을 위해 머크에 연락하고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소송이 뒤따를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후 제기됐다.
머크는 기존 키트루다IV의 2028년 특허 만료에 대비하기 위해 알테오젠(196170)의 히알루로니다아제 ‘ATL-B4’를 활용해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ALT-B4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본 다이이치산쿄도 각각 암 치료제의 피하주사를 개발하기 위해 계약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할로자임은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PH20 효소를 기반으로 하는 Enhanze 피하 전달 기술로 알려졌다. 할로자임은 PH20을 연구하면서 과학자들은 변형된 아미노산 사슬을 가진 6700개 이상의 추가 단백질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
이 라이브러리와 추가 연구를 통해 할로자임은 2016년부터 MDASE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머크는 ALT-B4가 알테오젠에 의해 독자적으로 개발됐고 그 염기서열은 할로자임 특허에 공개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할로자임은 알테오젠의 ATL-B4 자체는 할로자임의 라이브러리에 없지만 알테오젠 제품에 사용된 많은 아미노산 변형이 실제로 15개의 할로자임의 MDASE 특허에 포함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허 소송장에 따르면 머크는 적어도 2009년부터 PH20에 대한 할로자임의 작업을 알고 있었다. 이때 양측은 처음으로 협업 논의를 했다. 할로자임은 2015년 키트루다를 피하로 투여할 수 있는 능력을 머크와 공유했다. 이러한 협상 과정에서 머크는 변형된 PH20에 대한 할로자임의 특허계획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머크는 현재 정맥 주사 제형의 키트루다의 2028년 특허 절벽에 대비해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키트루다의 매출액은 2023년 250억 달러(36조원)에서 지난해 295억달러(42조 4000억원)로 급증했다.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이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머크는 오는 9월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승인하면 연내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머크는 키트루다 피하주사제형 출시 후 첫 2년 이내 30~40%의 키트루다 환자를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하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