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클리노믹스(352770)가 질병 조기진단·동반진단 기업인 비상장 벤처를 인수한다. 이번 인수합병(M&A)으로 양사는 암 조기진단 사업 시너지를 토대로 암 조기진단 분야에서 선두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클리노믹스는 누리바이오 지분 28.4%를 확보해 최대 주주로 등극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클리노믹스는 M&A을 위해 지난달 누리바이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실사를 거쳐 9일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최종 결정했다.
| 누리바이오가 프로머 기술 기반으로 개발한 KRAS 변이진단키트 (자료=누리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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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바이오는 ‘프로머’ 기술을 기반으로 조기진단 및 동반진단 기술을 개발 중인 비상장 기업이다. 프로머 기술은 누리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것으로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T-PCR) 기반 유전자 분석에 대세로 자리잡은 ‘택맨’(Taq Man) 기술을 대체할 수 있다.
이번 인수합병(M&A)로 클리노믹스의 암 조기진단 사업은 양적·질적 차원에서 모두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클리노믹스의 암 조기진단 사업은 대장암, 위암, 폐암만을 타깃으로 하고 있었지만 누리바이오의 합류로 췌장암까지 암종을 넓힐 수 있게 된다. 폐암,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아 많은 사망률이 높다. 혈액을 통해 폐암, 췌장암에 대한 조기진단 방법이 상용화될 경우 시장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부문에 있어서도 깊이가 생긴다. 현재 클리노믹스의 암 조기진단 기술은 세포유리DNA(cfDNA)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리바이오의 프로머 기술에 기반한 마이크로RNA(miRNA) 분석을 활용하게 되면 소량의 혈액으로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조기진단 및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암 동반진단 및 모니터링 분야에서도 양사는 혈액 및 조직을 이용한 암 동반진단·모니터링 분야 제품 개발을 통해 하나둘씩 성과를 내고 있다. 폐암 환자 중 가장 많이 나타나는 EGFR 변이의 경우 이미 혈액 및 조직에서 우수한 정확도를 나타내는 연구용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클리노믹스는 임상시험 및 인·허가를 거쳐 오는 2025년 해당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허가를 받기 전 해외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2024년부터는 해외 매출도 기대해볼 수 있다. 클리노믹스는 기존 동반진단 영업망을 활용한 영업적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클리노믹스가 누리바이오와 인연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양사는 2년 전부터 조기진단 및 동반진단 분야에서 기술협력을 통해 선도 기술을 개발해오고 있다. 조기진단 분야에서는 누리바이오의 프로머 기술에 기반한 miRNA 탐색 능력, 클리노믹스의 강점인 바이오인포매틱스 기술에 기반한 분석 능력을 융합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현재 양사는 국내 여러 병원들과 협력해 1차 연구자 임상시험을 마무리했으며, 폐암, 췌장암, 대장암 등의 주요 암에서 높은 정확도의 조기진단이 가능한 상태다. 클리노믹스는 누리바이오와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현재 탐색 및 허가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누리바이오 대표이사인 남영현 대표는 회사에 남아 CSO 및 CFO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당분간은 물리적·화학적 결합 대신 기존 조직체계를 그대로 운영하며 누리바이오의 경영진에 클리노믹스 경영진이 합류할 예정이다. 클리노믹스 관계자는 “우선은 조직 통합 대신 기존 조직체계를 유지하며 양사 기술 및 인력활용의 효율성을 높여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M&A로 클리노믹스는 누리바이오 지분 28.4%에 해당하는 2만5000주를 82억4800만원에 취득했다. 투자자금은 누리바이오의 연구개발(R&D) 및 암 조기진단, 동반진단 기술개발 등에 투자된다.
정종태 클리노믹스 대표는 “이번 M&A로 누리바이오가 다루는 암종이 확대되고 활용기술의 확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암 조기진단 분야에서 클리노믹스가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