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한 주(6월9일~6월15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이슈를 모았다. 이번 주에는 미국 정부의 보건 조직 및 예산의 축소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 (사진=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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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건복지부가 대대적인 조직 구조조정에 나선다. CBS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산안을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 장관이 미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산을 삭감과 ‘건강한 미국을 위한 행정국’(AHA) 신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예산안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에 92억 달러이던 CDC 예산은 2026 회계연도에 42억 달러로 축소된다. CDC의 만성질환센터를 폐지하고 이곳에 투입되는 예산을 비롯해 1차 진료, 정신건강, 환경건강 프로그램 예산이 삭감 대상이다.
삭감되는 예산 50억 달러 가운데 10억 달러는 AHA로 이전된다. 1차 진료, 정신건강, 환경건강 등의 역할도 함께 이관된다. 국립보건원(NIH) 예산을 약 40% 삭감하는 동시에 약물남용·정신건강 등을 담당하는 기관들도 해산한다.
이밖에 CDC의 글로벌 보건 센터를 없애고 관련 분야의 예산도 7억 1100만 달러에서 2억 3900만 달러로 삭감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계보건기구(WHO) 탈퇴와 함께 이뤄지는 조치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예방을 위한 예산도 삭감된다.
이번 예산 삭감은 관련 업계와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미국심장학회와 미국간호대학협회를 포함한 약 70개 기관은 예산안 초안이 알려졌던 지난달 중순 상·하원 세출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CDC 만성질환센터 폐지 등에 반대하면서 “모든 수준의 공중보건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 장관은 여기에 더해 CDC의 백신 자문위원 전원도 한꺼번에 해임했다. AP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9일(현지시간)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위원 17명 전원을 해임했으며, 이들을 대체할 새 위원회를 구성 중이라고 보도했다.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전격적으로 백신 접종 대상을 축소하자 이에 맞서 CDC가 정면으로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은 와중에 나온 것이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기조에 맞춰 백신 불신론을 퍼트려왔던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ACIP는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백신의 접종 권고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며, CDC 국장이 이를 최종 승인한다.
NIH 소속 과학자 등 직원 수십명은 같은 날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이 “미국인과 세계인의 보건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연대 서명을 받아 케네디 주니어 장관 등에게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