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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바이오파마 매각 '원점', 영유아용 백신 성장성이 관건
  • 초저출산·소아청소년과 폐업으로 시장 감소 전망
  • 보령바이오 "백신 매출 비중 줄고 ETC 늘릴 것"
  • 등록 2023-04-07 오전 10:24:33
  • 수정 2023-04-07 오전 10:24:33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보령바이오파마 인수합병(M&A)이 원점으로 돌아온 가운데 회사가 주력으로 삼는 소아 백신 사업 성장성에 관심이 모인다. 영유아용 백신 비중이 높은 만큼 초저출산화 현상·소아청소년과 폐업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 성장 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령바이오파마 진천공장 전경.(제공= 보령바이오파마)
보령바이오파마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려 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매각으로 전략을 바꿨다. 이후 동원그룹과 인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지만 한 달여 만에 무산됐다. 매각 가격을 비롯한 거래 조건에서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전망한 매각 가격은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보령바이오파마 측이 제시 가격과 1000억원 가량 차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동원그룹 외에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한 후보자들 3~4곳과 매각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올해 전망은 매출 1600억원, 영업이익은 230억원 규모다. 전년 대비 15% 이상 성장한 수치다. 회사는 지난 10여년간 연평균 13% 가량 외형성장을 이뤘다.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으로 현금성 자산 규모도 지난해 기준 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돈 잘버는’ 바이오 기업로 통하지만 백신 제품 대부분이 영유아용에 치우쳐 있단 게 시장에선 한계로 꼽힌다. 실제 보령바이오파마의 백신 9개 제품(일본뇌염·뇌수막염·인플루엔자·파상품/디프테리아/백일해·A형 간염·B형 간염·수두·소아마비·장티푸스)을 보면 10세 미만 소아에 접종되는 백신이 대부분이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영유아용과 성인용 백신 매출 비중은 전체 50~60% 가량을 차지한다. 유아용과 성인용 매출을 따로 구분해 매출을 집계하고 있지는 않지만, 성인용 백신 제품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유아용 백신 매출 비중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 동안 회사는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영업망을 바탕으로 백신 사업 외에도 제대혈보관사업, 전문의약품, 진단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초저출산 문제, 소아청소년과 폐과 선언 등으로 시장 파이는 갈수록 작아질 수밖에 없단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저출산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다. 실제 지난해 출산율은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만 0세~19세까지 아동 수는 2010년 1200만 명에서 2020년 800만 명으로 연평균 2.7%씩 감소하고 있다. 소아용 백신 시장 자체 규모도 크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 백신 시장은 2020년도 기준 4억 51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로, 글로벌 시장의 2%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백신 시장에서 소아용 제품 매출 비중은 2019년 기준 58%, 2024년 기준으로는 56% 정도다. 55~60%라고 가정하고 국내 시장에도 대입해보면 3300억~3600억원이라는 추정치가 나온다.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국내 시장만 바라본다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 정부가 백신 국산화에 힘주면서 보령바이오파마도 여기에 부응하는 상황인데, 백신 국산화가 되면 좋긴 하지만 정작 기업에겐 남는 게 별로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백신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에서 기업 성장성을 입증하려면 백신 사업 외에 다른 성장 동력을 발굴하거나 해외 진출, 또는 신약 R&D(연구개발)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현재 해외 진출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백신 시장에는 이미 중국, 인도 등 후발국가들이 진출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백신 업계 관계자는 “보령바이오파마를 팔려고 한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들었는데 아직도 매각 진행 중이라는 건 시장에서 회사측이 제시하는 몸값이 적정한지에 대해 의문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령바이오파마가 개발중인 백신 파이프라인으로는 Tdap백신, 수족구백신, 로타백신 등이 있다. 회사는 이 외에도 다양한 백신의 국산화를 통해 안정적인 백신 공급과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령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정부 입찰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자 수가 줄면 단가 조정이 들어간다. 최근에도 배송 비용과 원가를 감안해서 조정이 된 걸로 알고 있다”며 “시장이 준다고해서 수익성이 무조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영유아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고령층 및 성인 대상 백신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고, 주요 백신을 차례로 국산화하며 NIP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003850)그룹의 신약개발 관계사로, 국가예방접종백신(NIP) 품목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내 3위 백신 기업이다. 주요 품목은 백신으로, 14종 감염증 중 6종 감염증 백신에 대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오너 3세 김정균 대표가 지분 100%(특수관계인 포함)를 가진 보령파트너스다. 보령파트너스는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69.3%(2021년 12월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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