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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엑소좀' 분야에 K바이오텍 대거 몰리는 까닭
  • 마이크로바이옴·엑소좀 분야 주요 바이오텍 20~30%가 한국 태생
  • 韓바이오텍 "탑티어권 기술력 有" vs. IB업계 "신약개발 위한 협력 구축 필요"
  • 등록 2023-04-24 오전 9:50:24
  • 수정 2023-05-02 오후 4:13:24
이 기사는 2023년4월24일 9시5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및 엑소좀 등과 같은 신생 산업에서 한국 바이오벤처(바이오텍)의 수가 전체의 20~30%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별한 강점 없이 우후죽순으로 많아졌다’ 또는 ‘국내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기에 가능했다’ 등 반응이 엇갈린다. 투자 시 명확히 차별화된 기술과 긴 신약개발기간을 뒷받침할 매출원 등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에서 장내미생물로 통하는 ‘마이크로바이옴’과 세포 유래 소낭인 ‘엑소좀’ 등과 관련한 신약개발 및 위탁생산개발(CDMO)을 수행하는 바이오벤처(바이오텍)이 쏟아지고 있다.(제공=Nature, MD Anderson)


국내 바이오텍 “탑티어권 기술력 자신”

24일 마이크로바이옴 업계 및 엑소좀산업협의체(EVIA) 등에 따르면 최근 각광받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주요 바이오텍은 세계 44곳이며, 이중 13곳이 국내사다. 또 피부미용부터 치료제, 전달체로 활용가능한 점을 바탕으로 주목받고 있는 엑소좀 분야에서도 전체(150여 곳)의 약 20%인 33곳의 바이오텍이 한국에서 탄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내 바이오텍이 유독 두 분야에서 많이 생겨난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런 분야에서 K바이오텍이 대거 등장한 것은 한국의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의견을 모은다.

박한수 지놈앤컴퍼니(314130)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회사는 300여 곳 이상이다. 관련 논문과 특허, 임상 수행 단계 등을 고려한 주요 기업을 40~50곳으로 보고 있다”며 “산업 초창기부터 뛰어든 지놈앤컴퍼니 등 국내 일부 바이오텍도 탑티어(Top tier) 그룹에 속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송 로제타엑소좀 대표 역시 “세계 최초로 엑소좀 관련 학회가 한국에서 설립됐다. 2009년 생성된 ‘한국세포밖소포체학회’다”며 “한국 연구자들이 중심으로 해당 분야의 연구와 이슈가 교류돼 왔다. 이것이 다양한 한국 바이오텍 탄생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개발 성공 다른 문제...자금확보 전략 필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의 경우 미국 리바이오틱스와 스위스 페링 파마슈티컬스가 공동개발한 최초의 대변이식 방식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CDI) 치료제 ‘리바이오타’가 지난해 미국에서 최초로 승인됐다. 엑소좀은 이보다 이른 2012년 스위스 노바티스가 개발한 박테리아 엑소좀 기반 뇌수막염 백신 ‘백세로’가 승인됐다. 현재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백세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된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은 2023년 2억6900만 달러에서 2028년경 13억7000만 달러로 연평균 약 31%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데이터브릿지마켓리서티’는 엑소좀 치료제 시장은 2021년 117억 달러(한화 약 14조원)에서 2026년경 316억9200만 달러(한화 약 38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대변이식 방식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CDI) 치료제 ‘리바이오타’(왼쪽)다. 2012년 박테리아 엑소좀 기반 뇌수막염 백신 ‘백세로’가 유럽에서 최초로 승인됐다.(제공=페링 파마슈티컬스, GSK)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는 “극히 드문사례를 제외하면 기술이 충분해도 신약으로 완성하려면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사실상 어렵다”며 “리바이오틱스도 리바이오타의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던 2018년 글로벌 제약사인 페링이 인수하면서 개발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한수 지놈앤컴퍼니 CTO는 “국내 바이오텍도 대기업과 협력사례가 늘고 있다, 신약개발 뿐만 아니라 위탁생산개발을 진행하려는 시도도 있다”며 “다양한 성과가 나올 수 있으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이마트(139480)와 협력을 이어가는 고바이오랩(348150)과 천랩이란 이름으로 시작해 CJ에 인수된 CJ(001040)바이오사이언스가 대표적이다. 지놈앤컴퍼니는 신약개발을 넘어 미국에서 3000ℓ규모의 마이크로바이옴 위탁개발생산(CDMO) 설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엑소좀 분야 역시 신약개발만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엠디뮨과 로제타엑소좀은 모사체 방식의 엑소좀 대량생산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모사체란 엑소좀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쪼개진 세포소낭이다. 이는 구멍이 뚫린 관에 세포를 흘리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얻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엑소코바이오는 2017년 최초로 엑소좀 신소재 2종을 국제 화장품원료집(ICID)에 등재했으며, 노화방지 및 피부 재생 효과를 보유한 엑소좀 솔루션 ‘에이에스씨이플러스’를 국내외에서 출시했다. 회사는 지난해 24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고 2024년경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전망하고 있다.

바이옴·엑소좀 분야 국내외 신약개발 현황은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허가 심사 및 임상 3상 이상 단계에 진입한 물질은 모두 4종으로 리바이오타처럼 염증성 장질환을 타깃한다.

반면 국내사 중 지놈앤컴퍼니는 자사 GEN-001과 미국 화이자의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아벨루맙) 병용요법의 한국 임상 2상을 수행 중이다. 고바이오랩은 건선과 염증성 장질환, 천식을 타깃하는 후보물질 3종의 글로벌 임상 2상을 동시에 수행하고 잇다. CJ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해 12월 자사 ‘CJRB-101과 미국머크의 키트루다의 병용임상 1/2상을 미국에서 승인받았다.

박 CTO는 “3~4기 말기환자에서 기존 항암제와 병용하는 용도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며 “아직은 시간이 남았지만, 암을 예방하는 용도까지도 확장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엑소좀 업계에서는 국내외사 모두 임상 1/2상 수준으로 뚜렷하게 앞선 곳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관련 임상에 들어간 기업은 브렉소젠과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일리아스) 등 2곳이다.

일리아스는 급성신손상 치료제 후보 물질 ‘ILB-202’의 호주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일리아스는 100ℓ급 엑소좀 생산 능력도 구비하고 있어 직접 임상 시료를 생산한다. 반면 브렉소젠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아토피 피부염 대상 엑소좀 치료제 후보물질 ‘BRE-AD01’의 임상을 승인받았다. 회사는 HK이노엔(195940)과 협력해 BRE-AD01의 임상 시료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엑소코바이오도 엑소좀 기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해, 시장 선도 약물인 프랑스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과 비교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로제타엑소좀 역시 자사의 박테리아 엑소좀 기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REX101’의 임상 1상을 연내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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