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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차옥 갤럭스 대표 "AI 항체설계 구글 알파폴드 넘어섰다...韓 10대 제약사와 협업 논의 중"
  • 등록 2024-09-25 오전 9:16:49
  • 수정 2024-09-25 오전 11:07:36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굉장히 가까워졌다. 신약개발 역사에서 엄청난 변화가 10년 안으로 올 것으로 본다. 구글이 빅파마되는 시대가 올수도 있다. 신약개발의 개념도 트렌드가 확 바뀔거다. 고도화 인공지능(AI)은 더 나은 약을 지속적으로 쏟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석차옥 갤럭스 대표이사(서울대 화학과 교수)는 AI신약개발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약개발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이며 구글이 빅파마로 도약할 수 있는 시대도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구글 알파폴드의 기술을 인정하면서도 세분화하면 갤럭스가 이를 앞서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실제 갤럭스는 단백질 국제대회에서 최상위 그룹으로 평가받은바 있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회사는 현재 국내 10대 제약사 중 여러 곳과 공동 연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석차옥 대표는 “AI 기술과 더불어 신약 파이프라인도 다수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파이프라인에서는 항암제 선도물질을 확보했다”며 “앞으로 임상 진입 물질도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갤럭스, AI신약개발 기술의 핵심은

갤럭스는 서울대 화학부에서 20여 년간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을 연구한 해당 분야 권위자 석차옥 교수가 후배 3명과 함께 창업한 회사다. 갤럭스는 특정 질병 타겟 단백질에 잘 달라붙을 수 있는 항체를 개발하고 설계할 수 있는 AI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핵심 기술은 질병 타겟의 특정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를 AI로 설계하는 소프트웨어인 ‘갤럭스 디자인’(GaluxAbDesign)이다.

석대표는 “미국 상장사 앱사이가 발표한 기술보다 5배 이상의 항체 고리 설계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앱사이는 1.8% 정도인데 우리는 13% 나왔다. 전통적 실험 기법으로는 수천만개 이상의 분자를 테스트해야 하는데 이에 비해 10%는 수십 개의 분자만 테스트하면 되므로 엄청나게 높은 성능”이라고 강조했다.

석차옥 갤럭스 대표(서울대 화학과 교수, 사진=갤럭스)
신약개발에서 단백질은 인간 질병의 자물쇠로 불리고 약은 열쇠로 비유된다. 질병과 연관되어 있는 단백질을 찾을 수 있으면, 이 단백질에 꼭 맞는 물질을 찾아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통상 신약개발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찾는 것과 그것의 기능을 조절하는 분자를 발굴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AI가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시간을 단축시키게 만드는 것이 갤럭스의 목표다.

그는 “약물분자를 설계하려면 단백질 구조예측에서 더 나아가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과 질병 유발 단백질의 결합에 대한 예측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지난 20여년간 단백질 구조와 결합예측을 연구해 왔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개발 경험이 풍부하고 분자 설계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AI가 단백질 구조 원리를 학습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수학에서 원리를 알면 다양한 변형 문제를 풀 수 있듯이 AI도 원리를 중심으로 학습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갤럭스의 AI는 이런 방식으로 꾸준히 학습이 되어 있어서 국내외 다른 AI와 차별화가 되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항체 설계를 AI로 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은데,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부족을 자주 이야기하지만 적은 데이터로도 원리가 잘 학습되어 있다면 AI가 잘 기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갤럭스의 향후 대형 제약사 계약 전망은

갤럭스는 구글이 AI신약개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 자사 비즈니스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전반적으로 한국도 따라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석 대표에 따르면 갤럭스도 구글에 앞서는 부분이 있다. 실제 갤럭스는 다양한 단백질 구조예측과 결합예측 역량을 경쟁하는 국제 대회에 출전해 상위권의 성적을 올렸다. 2020년 단백질 구조예측(CASP), 단백질-단백질 결합예측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해당 대회에 구글은 그런 기술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회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구글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예측 분야 대회를 모두 휩쓸고 있는 상황이다.

신약개발 프로세스 (데이터=딜로이트)
하지만 항체 고리 설계에 있어서는 여전히 갤럭스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석 대표의 말이다. 그는 “구글 단백질 설계 모델 알파프로테어는 2차 구조와 결합하는 수준이고 ‘갤럭스디자인’은 항체 설계 성능까지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차구조가 아닌 고리로 결합하는 단백질, 즉 치료용 항체 고리 설계 AI는 아직 압도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갤럭스는 굵직한 대형 기업과 협업 및 투자 유치로 주목 받기도 했다. 갤럭스는 초기 단계 투자에서 210억원을 끌어모았다. 당시 인터베스트, 데일리파트너스, 카카오브레인 등이 참여했다.

이후 LG화학과 공동 연구 계약을 이끌어냈다. 현재 우수한 AI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물질 개발도 순조로운 상황이기 때문에 시리즈B 투자 유치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그는 “이제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시점이고 앞으로 AI의 학습이 고도화될수록 신약물질 후보 발굴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특정 질병 원인단백질을 타깃하는 약물분자를 발굴하는 성공률을 더 높이고 보다 일반화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AI 신약개발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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