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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고 가벼운 로슈 장비”…VENTANA SP400 설명하는 세 키워드
  • 등록 2025-06-30 오전 7:53:50
  • 수정 2025-06-30 오전 7:53:50
[도쿄(일본)=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로슈가 27일 대중에 첫 공개한 VENTANA SP400는 SP400의 ‘어머니’ 격인 바이오다인의 PATHPLORER PLUS에서 어떻게 달라졌을까? △로슈 타 제품과의 통일성 △사용자 친화적 △경량화가 변화를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다.

지난 2019년 바이오다인이 로슈와 자궁경부암 조기진단 장비인 PATHPLORER의 독점 판매권을 위한 본계약을 맺었다. 이후 로슈가 독점 판매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이오다인의 특허기술을 사 가 직접 생산하는 방식으로 계약 내용을 수정한 것이 2022년이다. 여기에 로슈 버전의 PATHPLORER라고 할 수 있는 SP400이 출시되기까지는 또 다시 3년이라는 시간이 더 소요됐다.

블로잉 테크놀로지라는 기본 기술은 그대로 가져가되, 글로벌 1위 진단회사인 로슈의 경험과 노하우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로슈의 제품임을 확실하게 인지시키기 위한 디자인적 요소들도 가미됐다.

누가 봐도 ‘로슈 거’…장비에 아이덴티티 새겼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제품 전면 포인트 부분이 파란색으로 칠해졌다는 것이다. 하단의 반투명한 커버 부분에도 파란색이 적용됐다. 로슈의 분자진단 장비 브랜드인 cobas 제품군에서 볼 수 있는 파란색과 동일한 색깔이다.

로슈의 HPV 진단장비 cobas 8800 system(왼쪽)과 LBC 장비 VENTANA SP400(오른쪽). 색상 등에서 디자인적 통일감을 느낄 수 있다. (사진=로슈)


28일 일본 도쿄 케이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66회 일본 임상세포학회 춘계대회’에서 만난 일본로슈 관계자는 “SP400에 쓰인 파란색 블록과 파란 커버는 로슈의 시그니쳐 색상”이라며 “로슈의 다른 장비들에도 같은 색상이 칠해져 있다”고 말했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로슈는 HPV 검사를 할 수 있는 cobas 분자진단 장비와 SP400을 패키지로 함께 판매할 것이 유력하다. 파란색이 두 장비 사이 디자인적 통일감을 부여한 것이다.

디자인적 요소 외 시약(바이알)에서도 통일성을 찾아볼 수 있다. 로슈는 cobas 장비에서 쓰는 것과 같은 시약을 SP400에서도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시약은 수검자로부터 채취된 세포에서 불순물을 없애고 세포가 부패되거나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장비의 특성에 따라, 어느 부위에서 채취되는 세포인지에 따라 서로 다른 시약이 요구된다. 당연히 cobas에서 쓰는 시약과 PATHPLORER에서 쓰는 시약도 서로 달랐다.

하지만 로슈와 바이오다인은 cobas에서 쓰는 시약에 보존된 세포를 SP400에 그대로 넣어도 되게끔 SP400 개발 과정에서 조정을 거쳤다. 이로써 수검자는 단 한번의 자궁경부세포 채취로도 HPV 검사와 LBC 검사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

작은 데서 느껴지는 배려…진단 1위는 달랐다

PATHPLORER PLUS은 네모 반듯한 모양이 특징이다. 반면 SP400을 처음 봤을 때는 제품 상단부의 경사도가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미적 요소라고 생각했지만 설명을 들어보니 로슈의 ‘사려깊음’이 담긴 디자인이었다.

28일 일본 도쿄 케이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66회 일본 임상세포학회 춘계대회’에서 VENTANA SP400에 대해 손님에게 설명하는 로슈 직원의 모습. 제품 상단부에 물건을 적치할 수 없도록 경사면을 적용한 것을 볼 수 있다.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보통 임상병리사들은 LBC 장비를 통해 하루에 수백, 수천개의 시약을 슬라이드로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LBC 장비 위에 수검자의 세포가 담긴 시약이나 때로는 마시고 있던 음료수, 그밖에 다양한 물건들을 올려두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평평한 제품 상부가 사람들에게 좋은 거치대가 되는 셈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장비 위에 물건을 적치함으로써 발생하는 고장이 드물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품의 상단부를 일부러 비스듬하게 기울여 놓은 것은 장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물건을 적치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 ‘넛지 디자인’인 셈이다.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바이오다인은 자궁경부암 세포가 담긴 바이알을 PATHPLORER에 넣으면 세포를 슬라이드에 펴 발라 검사가 가능한 슬라이드를 만드는 데까지 ‘숙련된 사람’을 기준으로 30초가 소요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로슈는 SP400의 슬라이드 제작 소요시간을 평균 46초라고 설명한다.

“이왕이면 가볍게”…무게 절반으로 ‘뚝’

PATHPLORER PLUS와 SP400은 육안으로도 크기에 차이가 난다. 하지만 크기 변화보다도 무게 변화가 더 극적이다. PATHPLORER PLUS의 무게는 총 91㎏이라고 바이오다인 홈페이지에 기재돼 있다. 반면 SP400의 무게는 47㎏으로, PATHPLORER PLUS에서 절반을 덜어냈다.

바이오다인의 LBC 장비 ‘PATHPLORER PLUS’. 무게가 91㎏에 달한다.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PATHPLORER PLUS에 있던 외장형 폐기통은 내장화해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했다. 그럼에도 무게와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바이오다인의 PATHPLORER는 반자동 장비인 PATHPLORER PLUS와 전자동 장비인 PATHPLUS AUTO 두 종류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공개된 VENTANA SP400은 반자동 장비 PATHPLORER PLU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반자동 세포진단장비다.

전자동 장비의 경우 반자동 장비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 접근성이 낮고 선진국 위주로 판매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바이오다인에서도 설치 대수는 PATHPLORER PLUS가 훨씬 많다. 로슈는 좀 더 보편적인 시장에서부터 SP400의 인지도를 높여가기 위해 시장진입 전략의 하나로 반자동 장비를 첫 출시 제품으로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SP400의 판매 추이를 감안해 추후 로슈가 전자동 버전의 VENTANA를 출시할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계약만 완료되면 실제 판매까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지만 디자인적 개선, 신뢰성검사, 대량생산 설비 구축 등의 절차를 거치다보니 실제 판매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흘렀다. 임욱빈 바이오다인 대표이사는 “로슈가 개발 초기부터 사용자를 생각해 수많은 확인과 실험을 하고 그걸 그대로 기록에 남기는 모습이 인상깊게 다가왔다”며 “SP400은 매사에 완벽을 기하려는 로슈의 노력 끝에 탄생했으므로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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