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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이오로직스, 튜브형 백신으로 콜레라 시장 석권[편즉생 난즉사]⑥
  • 등록 2025-04-10 오전 9:10:35
  • 수정 2025-04-14 오후 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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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이 국내에서 약동하기 시작한 지 40년. 그사이 수많은 기업이 부침을 겪으며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후발주자로서 효과나 성능만으로는 길게는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이 잇따르는 알테오젠(196170), 펩트론(087010) 등은 성공의 방향성을 분명히 제시한다. 요컨대 효능과 성능은 기본, 핵심 경쟁력은 편의성이다. 즉 편리하면 흥하고, 사용하기가 어려우면 사라지는 ‘편즉생 난즉사’(便則生 難則死)의 시대다. 이 트렌드에 올라타 승승장구하는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다크호스를 이데일리가 톺아봤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한국의 백신개발사 유바이오로직스(206650)가 콜레라 공공백신 시장에서 유일한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지 어느덧 3년차가 됐다. 후발주자였던 한국 바이오텍이 사노피의 인도 자회사인 샨타 바이오텍을 제치고 시장을 독점하게 된 데에는 튜브형 콜레라 백신의 가격경쟁력과 유통편의성이 기여한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먹기 쉽고 운송편의성 높여…생산단가도 절감

유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경구용 콜레라 백신은 국제백신연구소(IVI)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것이다. 현재 유바이오로직스는 △유비콜 △유비콜플러스 △유비콜S 등 3종의 콜레라 백신을 생산 중이다. 유비콜은 유리로 만든 바이알에 들어있는 5가 백신이고, 유비콜 플러스는 플라스틱 튜브에 담긴 5가 백신, 유비콜S는 플라스틱 튜브에 담긴 2가 백신이다.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한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 완제품의 모습. 유리 바이알인 ‘유비콜’(위)과 플라스틱 튜브에 담긴 ‘유비콜플러스’(아래). (사진=유바이오로직스)


유비콜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플라스틱 튜브형 백신이다. 기존 대부분의 백신이 유리 소재 바이알에 담겨 파손 위험이 있는 데 반해, 유비콜플러스는 플라스틱 튜브에 담겨 유통과 경구 투여가 편리해졌고 폐기물 처리도 쉬워졌다. 생산 단가도 절감됐다.

미국, 유럽 등에서 높은 가격으로 팔리는 프리미엄 백신과 공공시장에서 공급되는 콜레라 백신은 시장의 요구사항이 다를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이 가격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유비콜을 바이알 형태에서 튜브 형태로 바꾸면서 완제 관련 원가가 상당 부분 절감됐다”며 “콜레라 백신은 유니세프에 납품되기 때문에 공급단가가 중요한데, 플라스틱 제형을 채택하면서 경쟁사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열악한 도로환경에서의 적응력도 플라스틱 튜브가 좋다.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는 환자의 대변, 구토물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데, 끓는 물에서 쉽게 죽고 산에 약해 위생환경이 좋은 곳에서는 전파력이 높지 않지만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수도시설이 파괴되고 위생이 열악해지면 전염성이 높아진다. 콜레라 백신이 가장 필요한 곳은 필연적으로 수도시설, 도로환경 등 기반시설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유리 바이알 제형을 플라스틱 제형으로 바꾸고, 이를 통해 무게와 부피를 줄여 운송 편의성을 높였다. 유리 바이알은 마개가 잘 열리지 않아 복용에 불편함이 있었으나, 플라스틱 제형은 개봉이 용이해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도 장점을 갖는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플라스틱 소재는 가스 투과성이나 흡착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내용물의 조성과 수소이온농도지수(pH), 점도 등을 정밀하게 조절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노력 끝에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기존 바이알 충전라인과 충진 공정도 달라 개발 이후에도 새로운 설비 도입, 안전성 검증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공시장에 주로 유통되는 콜레라 백신의 특성을 이해한 제품 개발이 시장을 장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콜레라는 장내 질환이기 때문에 경구용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도 했다. 콜레라 백신과 달리 경구형 개발이 어려워 주사제 형태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에는 유리 바이알이 아닌 플라스틱 제형을 채택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온난화·분쟁지역 증가로 콜레라 백신 수요 증가

콜레라 백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공시장을 독점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발병현황보고서에서 지난해 1~9월 콜레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26%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의료접근성이 심각하게 저하된 분쟁지역과 대규모 홍수로 기반시설이 파괴된 지역에서 콜레라가 발병하면서 사망자 수가 늘었다는 것이다.

유니세프의 콜레라 백신 요청 물량 현황. 금액은 납품요청서 수령 당시 환율 기준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경쟁자를 따돌리고 시장을 독점한 유바이오로직스의 가격 협상력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도즈당 1.33달러(약 1964.81원)에 불과했던 유비콜플러스의 평균 단가는 샨타바이오텍의 콜레라 백신 ‘샨콜’이 시장에서 자취를 완전히 감춘 지난해 1.74달러(약 2570.50원)까지 높아졌다. 2년 만에 평균 단가가 30% 이상 높아진 셈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공장이 완공되면서 지난해 6월부터 원액 기준 생산능력(CAPA)은 6600만도즈(유비콜플러스 기준)로 이전보다 2배 늘었다. 올 연말까지는 연간 콜레라 백신 CAPA를 8000만~9000만도즈(유비콜S 기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콜레라 백신 3종 중 가장 마진율이 높은 유비콜S가 지난해 4월 국제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심사(PQ)를 따내면서 회사의 기초체력도 개선되고 있다. 2023년까지는 유비콜플러스의 생산 비중이 100%였지만 지난해부터는 유비콜S의 생산비중을 25%까지 끌어올렸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DS투자증권은 유비콜플러스의 매출총이익률(GPM)을 47%, 유비콜S의 GPM을 62%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유바이오로직스의 매출도 성장세다. 지난해 유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2023년 대비 38% 이상 늘어난 960억원을 기록했고, 증권업계에선 올해 연 매출은 1400억원을 돌파,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강달러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수출 비중이 99%(2024년 말 기준)인 유바이오로직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상승하고 있고, 올해 유니세프의 콜레라 백신 요청 물량도 지난해보다 늘었으므로 올해 실적도 최고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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