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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에 발목 잡힌 영진약품, 패소에 경영 위기?...“사실과 달라”
  • 알앤에스바이오와의 소송 패소, 압류에 따른 유동성 위기설
  • 회사 측은 “파이낸스 부분 문제없어, 항소 절차 진행 중”
  • 등록 2023-02-28 오전 10:41:16
  • 수정 2023-03-02 오후 1:36:39
이 기사는 2023년2월28일 10시41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영진약품이 최근 5년째 이어지던 법적 다툼에서 패소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속되는 영업 적자에 소송 패소로 인한 손해배상에 따른 유동성 위기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유동성 위기는 지나친 억측이고, 정상적인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영진약품은 지난 2일 알앤에스바이오와의 아토피치료제 ‘유토마외용액2%’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다. 해당 소송은 2019년 알앤에스바이오가 영진약품을 상대로 제기한 계약 위반 손해배상청구(손해배상청구액 약 143억원) 민사소송 1심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영진약품)는 원고(알앤에스바이오)에게 약 94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영진약품(003520)은 2010년 천연물신약 아토피치료제 ‘유토마(돼지폐추출물)’를 개발한 KT&G와 국내 사업권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5년 6월 5일 유토마 독점사업권에 관한 양해각서 일부 변경을 통해 허가 및 생산은 영진약품이 하고, 판매는 알앤에스바이오가 맡기로 했다. 하지만 고가의 원료 가격으로 인해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영진약품은 중국산 원료로 변경을 시도했다.

2016년 원료 변경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식약처가 유토마 관련 의약품 안전성과 유효성 재심사 자료를 요청했지만 3차례나 제출하지 않았다. 결국 2018년 식약처가 유토마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알앤에스바이오는 유일하게 확보한 제품 판매가 불가능해지자, 심각한 경영 타격을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국내 아토피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대로 추산됐다. 회사 측은 2011년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해 연간 100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했다.



“압류는 사실, 파이낸스 문제 전혀 없어”

1심에서 패소한 영진약품은 알앤에스바이오에게 약 94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 패소로 가압류가 집행돼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영진약품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근혁 영진약품 법무팀장은 “소송 패소 후 가압류가 진행됐다는 부분은 오해다. 1심 판결이 나면 가압류가 아니고 압류를 상대방이 할 수 있다. 가집행 판결문에 대한 압류라고 보면 된다”며 “따라서 회사로 압류 절차가 들어온 것은 맞지만, 같은 날 그 압류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문을 받았다. (2월)27일에는 법원이 압류 조치에 대해 취소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회사 재정 부분에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법무팀장은 “가집행 압류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을 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공탁 담보를 요구하게 된다. 영진약품은 이런 부분도 문제없이 진행했고, 파이낸스의 모든 부분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각종 지출 비용과 은행 금전거래 부분도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진약품은 2022년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억3000여만원에 불과하지만,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약 1013억원에 달한다. 2022년 실적도 매출 약 2184억원, 영업적자 약 7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1.4%, 46.9% 증가한 상태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약 116억원이던 2021년에 비해 약 90% 증가한 약 22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손해배상금 94억원을 미리 충당부채로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1심 판결에 항소, “사실관계 다퉈볼 여지 있어”

영진약품은 이번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함에 따라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기본적으로 알앤에스바이오와는 적접한 절차를 통해 계약을 맺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법률대리인과 논의를 진행한 끝에 사실관계 등에서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 항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진약품이 항소함에 따라 알앤에스바이오와의 소송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이번 소송에 앞서 한차례 법적 다툼을 진행한 바 있다. 2018년 알앤에스바이오는 특정경제범죄와 용역 대금 미지급 등의 혐의로 영진약품을 고발했지만, 이듬해 7월 영진약품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유 법무팀장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해 항소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1심 판결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부터 법리적인 부분까지 어느 정도 다퉈볼 여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항소 전략 등 여러 가지 부분들은 향후 소송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안을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영진약품은 KT&G(033780)가 최대주주(52.45%)이며, 2017년 KT&G생명과학과 합병한 바 있다. 크라모넥스, 세파클러 등 항생제와 오마론, 크레아진 등 고혈압 및 고지혈증 등 순환기계 제품 및 상품이 주력 매출 품목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YPL-001’, 류머티즘 절염 치료제 ‘YRA-1909’가 핵심 파이프라인이지만 각각 2018년, 2020년 임상 2상 종료 후 현재까지 후속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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