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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통팔달]회 자주 먹는다면 의사 처방 구충제 드세요
  • 일반의약품으로는 간흡충 등 제거 못해
  • 육회·생선회 자주 먹으면 의사 처방 필요
  • 구충제 복용하려면 온 가족 한꺼번에
  • 등록 2022-04-24 오후 11:24:03
  • 수정 2022-04-24 오후 11:26:21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매년 봄이 되면 약국에서 판매량이 늘어나는 약이 있습니다. 바로 구충제인데요, 옛날과 달리 위생환경이 좋아졌다는데 요즘도 구충제를 정기적으로 먹어야 할까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분을 비료로 주로 사용하는 농업 위주 국가였던 한국에서는 토양매개성 기생충 감염률이 80%를 웃돌 정도로 높았습니다. 하지만 화힉비료를 사용하게 되고 상수도 시설이 확대 보급되는 등 위생환경이 좋아지면서 토양매개성 기생충 감염률도 뚝 떨어졌습니다. 2012년 조사에 따르면 전체 기생충 감염률은 2.6% 정도이고 이중 토양매개성 기생충인 회충, 편충 감염률은 0.3% 내외였습니다.

프라지콴텔 성분의 신풍제약 ‘디스토시드정’(왼쪽)과 알벤다졸 성분의 유한양행 ‘젠텔’(오른쪽)(사진=유한양행, 신풍제약)


기생충 감염률이 한 자릿 수로 줄었다고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결코 기생충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전보다 유기농 채소 소비가 늘어났고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도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충이나 회충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병원 진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통계보다 실제 기생충 감염률은 더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민물고기 회를 즐겨먹는 식습관은 식품매개 기생충 감염률을 높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강, 금강, 섬진강, 영산강, 낙동강 등 5대강 유역에 사는 주민들의 기생충 감염률은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식품매개 기생충 중 간디스토마라고도 불리는 간흡충의 감염률이 특히 높은데, 간흡충은 감염 초기 발열,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담관염으로 진행됩니다. 감염이 만성화되면 간혹 담관암으로 발전하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식품매개 기생충은 우리가 약국에서 봄, 가을이면 쉽게 구입해 먹는 알벤다졸, 플루벤다졸과 같은 구충제로는 제거할 수 없습니다. 알벤다졸과 플루벤다졸은 기생충이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에너지 생성을 억제해 사멸시킵니다. 하지만 입 주위에 흡착판이 달린 식품매개 기생충에는 효과가 떨어집니다.

간흡충, 장흡충 등 흡충류 기생충이나 촌충과 같은 식품매개 기생충을 제거하려면 대신 프라지콴텔 성분의 구충제가 필요합니다. 프라지콴텔은 흡착판의 신경근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육류와 생선을 날 것으로 먹는 식문화가 일반적이므로 프라지콴텔의 일반의약품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프라지콴텔의 일반의약품 전환은 아직 요원한 상황입니다.

만약 봄을 맞아 구충제를 복용할 계획이 있다면 가족이 한꺼번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생충의 종류에 따라 음식을 매개로 전파되기도 하고 신체접촉이나 일상용품을 통해 감염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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