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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0조원 메가펀드, 한국판 모더나 만들수 있을까
  • mRNA 코로나 백신 개발사, 모더나 빅파마 급부상
  • 매출 1년 만에 84배 급증, GSK 시가총액 뛰어넘어
  • 미국 정부 코로나백신 개발에 약 11조 지원
  • 韓 정부, 백신 투자 5년간 2조2000억 불과
  • 한국판 모더나 탄생 위해선 10조 메가펀드 절실
  • 자본 유치-R&D정책 지원도 더해져야
  • 등록 2021-10-28 오전 11:01:00
  • 수정 2021-10-29 오전 7:15:11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신데렐라로 떠오른 모더나. 이 회사는 2010년 mRNA 연구에 한평생을 바친 데릭 로시 하버드대 의대 교수가 창업해 바이오벤처로 출발했다. 이후 2018년 나스닥에 상장한 모더나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모더나가 한 우물을 판 mRNA 기술력이 성공의 근간이 됐지만, 미국 정부도 신속한 백신 개발을 위해 모더나에 15억30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을 투자했다. 미 정부는 모더나 뿐만 아니라 초고속 백신 개발을 위해 전폭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그 규모는 약 11조원에 달한다. 민관 협력의 이상적인 형태가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다.

10조원 메가펀드, 한국판 모더나 만들수 있을까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매출 850억→7조2100억원, 모더나 1년만에 빅파마로

mRNA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는 올해 상반기까지 62억9100만 달러(약 7조2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7500만 달러(약 85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에 매출이 84배 폭등한 것이다. 특히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이미 글로벌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7일 기준 모더나 시총은 약 163조원으로 암젠(약 139조원), 사노피(약 146조원), GSK(약 118조원)를 넘어섰다.

K-바이오 기업 중 연 매출 1위 기업은 지난해 기준 셀트리온(068270)(1조8491억원), 시가총액 1위 기업(27일 기준)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59조5485억원)다. 1년 전에는 모더나가 이들 기업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처지가 뒤바뀐 상태다.

바이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모더나의 글로벌 기업 도약은 우리 정부와 K-바이오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K-바이오도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나 글로벌 빅파마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민관의 이상적인 협력과 전폭적인 자금 지원이 절실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지난 8월에서야 백신 주권 확보와 백신 5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을 발표했는데 5년간 투자 금액인 2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사진=AFP)
◇한국판 모더나 ‘10조 메가펀드+α’ 필요


업계는 당장 정부 주도로 민간과 함께 10조원 메가펀드를 조성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민간기업이 신약개발을 주도하고 정부가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메가펀드를 조성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주장이다.

장병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정부 R&D 자금 대부분은 임상 1상, 2상인 초기 단계 R&D에 집중돼 왔다. 제품화 완주가 벅찼던 배경”이라며 “실질적으로 개별 기업이 최소 2000억원, 연간 1조원 단위가 필요한 글로벌 3상을 진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수한 R&D 역량과 의료 인프라를 활용하고,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 10조원 규모의 메가펀드 조성을 통한 집중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는 바이오에 20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중 임상 3상 단계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정부 주도의 약 17조원 규모 펀드 ‘MRFF’를 통해 의료 및 바이오테크 부문 R&D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 민간펀드 블랙스톤이 후기 임상 설계 및 자금지원을 통해 자금이 부족한 신약개발 기업을 지원하는 형태도 눈여겨볼 만하다. 1985년부터 2018년까지 블랙스톤 생명공학펀드(BXLS)는 17개 치료분야 93개 약물을 승인받았고, 2018년 매출은 760억 달러(84조 7700억원)로 나타났다.

다만 장 부회장은 “메가펀드 조성 외에도 유망한 3상 후보물질을 선정해 집중 지원할 수 있는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위원회 등을 구성, R&D 혁신을 지원할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바이오 기업 관계자도 “대규모 펀드 조성도 필요하지만, 신약개발은 자본이 가장 중요하다. 대규모 자본 유치가 가능한 해외 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메가펀드 조성에 대규모 자본 유치, 연구개발 지원 정책 등이 더해진다면 블록버스터 의약품 탄생과 한국판 모더나 탄생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장 부회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299개사 중 193개사가 1477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 중 116개(7.9%)가 임상 3상 단계”라며 “후기 임상에 대해 재정적인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자금이 없어 초기 단계 기술수출에 머물고 있는 유망 후보물질이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개발돼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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