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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바이오에피스와 손잡은 프로티나, 'AI 항체 설계' 본격 행보
  • 등록 2025-11-05 오전 7:00:00
  • 수정 2025-11-05 오전 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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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단백질간 상호작용(PPI) 빅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기업 프로티나(468530)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AI 모델을 활용한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실증’ 국책과제의 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번 과제에는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항체 설계 AI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서울대학교 백민경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프로티나-삼성바이오에피스-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컨소시엄은 과제 수행기간 2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10개의 항체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중 3개 후보물질은 비임상 단계까지, 1개 후보물질은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신청을 완료하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웠다.

(사진=프로티나)
2년 3개월 안에 10개 신약후보 물질 도출

4일 프로티나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AI 모델을 활용한 항체 바이오베터 개발 및 실증사업에 선정됐다. AI 설계 및 대규모 실험 데이터 피드백 기반 고속·병렬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과제 수행기간은 10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27개월)이며 총 사업비 470억원 중 정부출연금이 303억원이다. 이 중 프로티나가 지원받는 것은 136억원이고 나머지 출연금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누어 받는다.

프로티나의 윤태영 대표는 삼성전자(005930)에서 미래 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운영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으로부터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지원을 통해 고속 항체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의 기초를 다지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는 지난 1년간 긴밀히 협력하며 공동 연구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통적인 항체 신약 개발은 평균 3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과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특히 초기 개발 단계의 성공률이 매우 낮다. 최근 AI 기술이 도입되고 있지만, 설계 성공 확률은 1% 미만에 그치고 대규모 실험 검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 현상으로 인해 개발 기간 단축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컨소시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프로티나, 삼성바이오에피스, 서울대가 협업해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단절 없는(seamless) 개발 플랫폼을 구축했다. 항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과정에 AI 설계 기술을 본격 도입함으로써 글로벌 AI 기반 항체신약 개발의 실증 사례를 제시할 예정이며, 구체적으로 △바이오베터 및 이중항체를 포함한 항체 후보물질 10종 확보, △물질특허 10건 출원, △3종 후보물질의 비임상시험 완료, △1종 후보물질의 임상 1상 IND 신청 또는 기술이전 달성을 목표로 한다.

컨소시엄이 개발 성공한 항체후보물질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임상 및 사업화를 주도하고 프로티나는 이에 따른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지급받을 예정이다.

‘AbGPT-3D’·SPID 플랫폼으로 R&D 가속

이번 과제의 핵심 동력은 프로티나와 서울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항체 설계 AI ‘AbGPT-3D’,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프로티나의 독자적 초고속 대량 항체 개량 및 성능 측정 ‘SPID’(Single-Protein Interaction Detection) 플랫폼 기술이다.

AbGPT-3D는 △주어진 항원에 정밀하게 결합하는 항체 구조를 설계하고, △설계된 구조에 최적화된 서열을 생성, △설계된 항체의 개발 가능성을 종합 평가하는 세가지 AI 모듈로 구성된다.

SPID 플랫폼은 정제되지 않은 극소량의 시료만으로도 △결합력(KD), △생산성, △열 안정성, △응집성 등 7가지 핵심 개발 가능성 지표를 한 번에 정량 측정할 수 있어, 신약 개발의 병목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기존 방식으로 수개월이 소요되던 검증 과정을 단 2주로 단축했으며, 매주 5000개 이상의 항체 서열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

프로티나는 SPID 플랫폼을 활용해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성능을 개선해낸 성과가 있다. 3개월의 기간 안에 원본 항체보다 동물모델에서 20-100배의 효능을 갖는 바이오베터 후보물질을 발굴했으며, 기존 약물 대비 최대 100배 적은 용량으로도 동등 이상의 치료 효과를 동물 모델에서 입증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환자의 투여 주기를 2주에서 수개월 단위로 획기적으로 늘리고, 부작용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과제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컨소시엄이 발굴한 항체 후보물질을 실제 임상시험이 가능한 바이오의약품으로 완성하는 과정을 책임지게 된다. 최신 자동화 장비를 활용해 높은 생산성과 안정성을 갖춘 세포주를 신속히 개발하고, 배양(Upstream) 및 정제(Downstream) 공정을 최적화하며, 임상 시료 생산을 위한 대규모 생산(CMC) 공정까지 확립할 계획이다.

또한 이후에는 비임상 독성시험(GLP-tox)부터 최종 임상시험계획(IND) 신청까지의 절차를 총괄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주요 규제기관으로부터 총 11개 제품에 대해 39개국 IND 승인을 획득했으며, IND 승인 거절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는 전례 없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갖춘 ‘Best-in-Class’ 항체 신약 기대

프로티나-삼성바이오에피스-서울대학교 컨소시엄은 기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성능을 능가하는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바이오베터 개발을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검증된 시장에 진입해 개발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해 높은 시장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국책과제는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AI 기반 항체 설계 및 신약개발’을 국내에서 자체 개발하고 표준화해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술 주권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신약개발 과정의 혁신을 통해 개발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환자에게 향상된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고 삶의 질 개선 및 장기적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태영 대표는 “이번 국책과제 선정은 프로티나의 SPID 플랫폼, 서울대의 AI기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글로벌 개발 역량이 결합해 국내를 넘어 세계적 AI 신약 개발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27개월이라는 도전적 기간 내에 10개의 항체 신약 후보를 개발하고 IND 신청까지 달성해 플랫폼 기술의 혁신성을 입증하고,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윤철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는 “이번 국책과제 선정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통해 축적해 온 ‘공정 최적화 프로세스’를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으며 항체 설계 AI 및 분석 플랫폼을 통한 후보물질 발굴을 통해 미충족 수요를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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