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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신약 개발 기업 카이노스메드(284620)가 유상증자 납입 일정 지연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위기에 놓였다. 회사는 그 동안 납입이 지연될 때마다 주주들에게 ‘이번엔 맞추겠다’는 입장을 강조했으나, 결국 거래소 ‘데드라인’인 6개월을 넘기면서 제재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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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6개월 넘겼다…“거래소 심의 중”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이노스메드는 지난해 12월 30일까지 쉬론 글로벌 그룹(Chiron Global Group)과 개인 투자자로부터 167억원 규모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받겠다고 밝혔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신 공시에 따르면 예상 납입일은 이달 25일이다. 납입 완료 시 쉬론 글로벌 그룹이 최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이다. 카이노스메드는 지난해 12월 20일 유상증자결정 첫 공시 이후 8번의 정정공시를 냈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초 유상증자 공시에서 기재한 납입기일을 6개월 이상 연기하는 경우 공시변경으로 인한 불성실공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카이노스메드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에 대한 심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시 규정에 따르면 누적 벌점이 최근 1년 간 15점을 넘을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된다. 벌점이 8점 이상일 경우 하루 동안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현재 카이노스메드의 누적 벌점은 5.5점이다. 여기다 회사는 올해 초 자본잠식률 50% 이상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황이다.
현재까지 누적 벌점을 고려하면 이번 납입 지연으로 벌점을 부과받아도 당장 실질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 동안 납입 지연으로 벌점을 부과받은 코스닥 기업 중 한번에 10점 이상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어서다.
다만 카이노스메드가 추후 유상증자 철회를 공시하거나 지속적으로 납입이 지연될 경우 벌점은 누적된다. 이에 따라 향후 벌점 15점을 넘길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최근 사례를 보면 코스닥 상장사 소화기 진단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 인트로메딕(150840)의 경우 관리종목인 상태에서 유증 납입 지연, 공시 정정 등으로 누적 벌점 15점이 초과되면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테라사이언스(073640)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유상증자 납입 6개월 이상 변경에 따라 6점을 부과받은 바 있다. 두 회사 모두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이번 납입일엔 맞추려 노력 중” 앞서 카이노스메드는 유상증자 대상자인 쉬론 글로벌 그룹이 예정된 일정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알린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세 불안으로 투자 프로세스가 지연되면서 납입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정세 불안의 영향으로 납입이 지연된 것은 사실이며, 이번 납입일에 맞춰 납입될 수 있도록 투자사에 자료 제출 등을 하면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정된 신주 발행가액 2545원이 유지될지도 관심이다. 현재 카이노스메드 주가는 1251원으로, 발행가액 대비 50.85%나 낮은 상황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유증 공시와 관리종목 지정 이후 주가가 하락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인 유상증자에서는 발행가가 시장가보다 10~20% 낮은 할인 구조인데 이 경우는 오히려 시장가보다 2배 이상 비싼 프리미엄 발행이 되는 셈이다.
현재 카이노스메드는 희귀 퇴행성 뇌질환(CNS)인 다계통위축증(MSA) 치료제 임상 2상 재개를 준비 중이다. 올해 3월 국내 2·3상 임상신청계획서(IND)를 제출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중국 제약사 장수 아이디에 기술이전한 에이즈 치료제 ‘KM-023’으로 매출 확대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또 신규 적응증 승인을 바탕으로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미국, 유럽을 포함한 해외로 공급 확대를 기대 중이다.
중국 내 KM-023에 대한 권리를 장수 아이디에 넘기고 카이노스메드가 단일제 매출의 2%를 로열티로 받는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에이즈 치료제 단일정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가 높아지고 있다”며 “정확한 수치는 중국 파트너사로부터 구체적인 업데이트가 안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스닥 시장의 불성실공시법인 증가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만 총 113건의 지정이 이뤄졌으며, 이는 전년 대비 50.7%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