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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거래정상화 청신호...시장위 과제 ‘모두 완료’
  • 바실리아 항암제 신물질 도입..계약 규모 ‘4700억’
  • 정상화 마지막 퍼즐이었던 파이프라인 강화 실현
  • 신약 성공 시 코스닥 시총 2위 과거 영광 재현 기대
  • 거래소, 내달 중순께 최종 결정..“재도약 발판 마련”
  • 등록 2022-09-20 오전 11:02:58
  • 수정 2022-09-20 오전 11:24:38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신라젠(215600)이 항암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하며, 거래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주식 거래 정지로 2년 넘게 전전긍긍한 16만여명의 소액주주가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신라젠)


신라젠은 스위스 제약기업 바실리아와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총 계약 규모는 3억 3500만 달러(약 4700억원)다. 이중 계약금은 1400만 달러(약 200억원), 마일드스톤은 약 3억 2100만 달러(약 4500억원)다. 마일드스톤의 대부분은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지급하는 조건이다.

이번 계약 성사로 신라젠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시장위)가 거래 정상화를 위해 내준 과제를 모두 완료했다. 지난 2월 시장위는 신라젠의 상장 폐지 여부 심의를 통해 신라젠에 부여한 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한 바 있다.

그사이 신라젠은 거래 정상화를 위해 연구·개발(R&D) 인력 충원과 기술위원회 설치 등 개선 계획을 이행했다. 그리고 이날 파이프라인 확충을 마무리 지었다. 전문가들은 회사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확충을 거래 정상화 결정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실제 시장위는 당시 신약 파이프라인(개발 제품군)이나 자금 문제 등 영업 지속성 측면에서 더욱 구체적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시장위가 신라젠에 부여한 개선기간은 지난달 18일 종료됐다. 신라젠은 지난 8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개선계획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모두 제출했다. 한국거래소는 서류 제출일 20영업일 안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 의결해야 한다.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거래소가 오는 10월 신라젠의 상장 유지 결정을 내리면 신라젠의 주식 거래는 2020년 5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재개된다. 만약 한국거래소가 이번 심사에서 또 한 번 상장 폐지 결정을 내릴 경우 회사의 이의 신청이 있으면 최종심에 해당하는 시장위원회가 다시 열린다.

신라젠 관계자는 “현재 거래소가 앞서 제출한 서류와 오늘 공개한 신규 파이프라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최종 심사는 10월 중순께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BAL0891은 거래 재개를 위한 마중물이 될 뿐만 아니라,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신라젠의 영광을 되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상에 성공할 경우 시장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BAL0891은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다. 종양을 유발하고 성장하는데 관여하는 TTK와 PLK1 두 개 인산화 효소를 저해하는 이중인산화효소억제제(Dual Kinase inhibitor)다. 현재 외국 기업들이 개발 중인 TTK 저해제로는 CFI-402257, S81694 등이 임상 시험 단계에 있다. PLK1 저해제로는 온반서팁이 있다.

TTK와 PLK1을 동시에 저해하는 MCI는 BAL0891이 유일하다. 두 가지 핵심적인 인산화 효소를 동시에 저해할 수 있어 암의 성장을 강력하게 저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아직까지 TTK 저해제 또는 PLK1 저해제가 항암제로 승인을 받은 사례가 없다. BAL0891 개발 성공 시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치료제가 없는 질병을 고치는 세계 최초 혁신 신약)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BAL0891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전이성 고형암에 대한 임상 1상 허가를 받은 상태다. 즉시 임상 진입이 가능하다. 신라젠은 연내 첫 환자 등록이 목표다. 삼중음성유방암(TNBC) 다음으로 진행된 비임상 시험 결과를 기반해 위암(GC), 대장암(CRC), 급성골수성백혈병(AML) 등으로도 적응증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면역 항암제 병용에 대한 경험 등을 살려 BAL0891의 본질적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라젠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6만 5483명다. 이들이 신라젠 전체 주식의 66.1%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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