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E1K’가 체외(in vitro)와 생체 내(in vivo) 실험의 2개 동물모델(MIA 쥐, ACLT 토끼)에서 전환성장인자 TGF-β 신호를 조절, 골관절염을 개선할 수 있음을 과학적인 근거와 데이터로 제시했다. 연구 설계가 우수하고 작용기전 및 효능 데이터가 충분히 설득력 있어 E1K의 생물학적 효능을 뒷받침하고 있다.”
골관절염 분야의 저명한 국제골관절염연구학회(OARSI) 공식저널(Osteoarthritis and Cartilage) 심사자(리뷰어)들이 국내 바이오벤처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골관절염치료제 후보물질 ‘E1K’ 연구결과에 대해 내린 평가다.
 | | (사진=엔솔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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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K, 통증 완화와 동시에 연골 재생 과학적 근거 제시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를 근거로 OARSI는 ‘E1K는 골관절염 모델에서 TGF-β1 매개 SMAD1/5/9 신호를 억제해 통증을 완화함과 동시에 연골을 재생한다’는 논문을 OARSI 공식저널에 게재했다. 해당 논문은 27일(현지시간) 글로벌 논문 전문 사이트 사이언스다이렉트에도 올라왔다.
OARSI 공식저널은 골관절염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로 인정받고 있다. 임상·기초 연구자와 제약·바이오 산업계가 신뢰하는 정보 전달 통로로 알려져 있다. 이번 논문 게재는 E1K의 과학적 타당성과 혁신성이 외부 전문가들에 의해 국제적으로 공인됐다는 의미다.
논문에서 사용한 두 개의 동물모델에서는 E1K가 TGF-β1 매개 SMAD1/5/9 축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통증 유발 인자인 신경성장인자 ‘NGF’(Nerve Growth Factor)와 연골 분해 마커들(MMP13, COL10A1)을 감소, 통증 경감과 연골 구조 개선 효능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E1K의 작용기전을 규명하고 효능을 제시하되 단순 통증 감소에 그치지 않고 연골 재생 효능을 보이면서 골관절염 근본치료제 ‘디모드(DMOAD) 약물’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
TGF-β는 관절 조직의 항상성과 염증, 연골 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성장인자이며 정상적인 연골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골관절염이 진행되면 TGF-β 신호 균형이 무너져 연골 분해와 통증을 촉진하는 경로가 우세해져 질병 악화에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TGF-β 조절 장애는 근골격계, 암, 섬유증, 면역 장애를 비롯한 수많은 질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김해진 엔솔바이오 대표는 “이번 논문 게재 승인은 E1K의 이중 효능을 입증함으로써 E1K의 디모드 가능성을 과학적 근거로 최초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계와 업계의 관심이 크다”며 “특히 E1K의 과학적 데이터를 외부 골관절염 전문가들이 인정한 결과라는 점에서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위한 기술평가나 기술수출 관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 |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사진=엔솔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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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내년부터 성과 가시화 E1K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M1K’, 경구용 비만치료제 ‘H1K’와 함께 엔솔바이오의 3대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꼽히며, 내년 큰 성과가 기대된다. 엔솔바이오는 현재 복수의 국내외 제약·바이오사와 E1K에 대한 기술수출 논의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수출과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엔솔바이오는 현재 임상시험수탁업체(CRO) 씨엔알리서치(359090)와 E1K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계획승인 사전협의 ‘프리(Pre)-IND’를 진행하고 있다. FDA 프리-IND는 신약 개발사가 FDA 임상시험에 대한 조언과 협의를 요청하는 제도다.
E1K의 글로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일례로 엔솔바이오는 E1K에 기반한 동물용 골관절염치료제 ‘조인트벡스’의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인트벡스는 2020년 2월 검역본부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 동물의약품 전문기업 벡스퍼트가 5년째 유통하고 있다. 현재 약 1000개 동물병원에 공급되고 있으며, 우수한 안전성과 효능으로 인해 수의사들도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첫해 4000바이알로 시작해 연간 1만병대 내외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E1K의 국내 상업화를 위한 대규모 임상도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한다. 3년간 350명 이상의 대규모 국내 임상으로 진행한다. 앞서 엔솔바이오는 지난 6년간 골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1a, 임상 1b, 임상 2상까지 3번의 임상시험을 통해 E1K에 반응하는 환자군을 찾아냈다. 동시에 골관절염 질병의 심각도에 따라 질병 치료에 필요한 E1K의 최적 유효 용량도 확인했다. 그만큼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뜻이다.
알테오젠(196170)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로 유명한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도 적극적인 지지에 나서며,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엔솔바이오의 최대주주에 오른 그는 최근 지분율을 29.84%까지 올리며, 지금까지 약 600억원을 투입했다.
업계에서는 E1K의 효능이 최종 확인된다면 엔솔바이오가 1조원 이상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시장에는 제대로 된 골관절염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고령화 등으로 인해 시장은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통증을 완화하는 수준의 치료제가 주축인 상황에서도 세계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2022년 82억 달러(약 12조원)에서 2032년 184억 달러(약 26조원)으로 커진다. 연골 재생까지 되는 근본치료제가 등장할 경우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는 “E1K가 고통 중에 있는 수많은 골관절염 환자를 치료하는 혁신적인 대안이 되도록 국내외 임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기술수출을 위해서는 복수의 국내외 제약·바이오사와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 | (사진=사이언스다이렉트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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