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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특허 종료가 임박해 사실상 무상으로 쓸 수 있는 시젠(Seagen) 기술이 있음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파트너사들이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 인투셀의 기술을 선택했다는 건 우리 기술력을 높게 평가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박태교 인투셀 대표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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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교 인투셀 대표는 1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쟁사로 화이자(Pfizer)가 430억달러(한화 약 56조원)에 인수한 시젠을 지목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인투셀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첫 신약개발 파트너사로 선택한 업체다. 양사는 2023년 ADC 플랫폼기술 적용 신약후보물질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파트너십을 맺었다.
인투셀은 리가켐바이오(141080)의 공동창업자이자 리가켐의 핵심 플랫폼기술인 ‘콘쥬올’(ConjuALL)을 발명한 박태교 대표가 창업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업체로 유명한 곳이다. 리가켐의 콘쥬올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ADC 플랫폼 기술로, 세계 1위라 해도 손색없는 기술이다.
자체 플랫폼 ‘오파스’ 시젠 기술 대비 강점은?인투셀이 보유한 ADC 기술의 핵심은 바로 링커에 있다. 링커 기술에는 항체와의 연결기술(Conjugation Chemistry·앞쪽 항체 연결 링커)과 약물과의 연결기술(Cleavage Chemisty·뒤쪽 약물 연결 링커)이 있다. 인투셀은 이 중 더 구현하기 어려운 뒤쪽 약물 연결 링커에 특화된 곳이다. 앞쪽 링커는 세계적으로 약 40개의 기술이 있지만 뒤쪽 링커는 시젠의 기술만 범용화돼 있다.
박 대표는 시젠의 ‘VC-PABC’ 기술과 비교해 인투셀의 자체 플랫폼 기술 ‘오파스’(OHPAS)의 강점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시젠 기술로 연결할 수 있는 약물은 주로 아민계열의 약물에 국한되는데 반해 당사의 기술은 페놀계열의 약물을 아주 쉽게,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민계열의 약물까지 두루 연결할 수 있어 훨씬 범용성이 크다”며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들이 페놀계열의 약물을 연결하고자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ADC에 쓰일 수 있는 약물은 아민계열보다 페놀계열이 훨씬 많으며, 암종이 200종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여러 가지 계열의 약물을 두루 연결할 수 있는 점은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오파스는 링커의 안전성이 높아 ADC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켐토테킨 계열의 약물을 연결하는데도 우월한 활성(Activity)을 보였다. 합성이 용이한 만큼 ADC의 수율을 높이면서 차별화를 더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오파스는 면역세포 독성에서도 차별성을 보였다. 박 대표는 “시젠의 링커 기술은 골수에서 분비되는 효소에 의해 일부 끊어지며 약물이 방출돼 조혈모세포를 손상시킴으로써 호중구 감소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인투셀의 오파스 링커는 황산에스테르(Sulfate)의 골격구조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는 인투셀의 첫 번째 파이프라인인 ‘B7-H3’의 전임상 결과에서도 입증됐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앞서 인투셀은 지난달 20일 B7-H3 전임상의 최종결과보고서를 수령해 동일 타깃, 동일 약물을 사용한 경쟁사 파이프라인 대비 우수한 치료지수(TI) 등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기술이전이 이뤄질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박 대표의 신기술 발명 열정…상장예심 통과의 비결?박 대표는 ADC 플랫폼 발명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리가켐에서 퇴사한 후 인투셀을 창업한 만큼, 다양한 신기술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암세포 조직으로 전달되는 ADC의 양은 투여량 대비 0.1% 이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 리간드를 도입하는 새로운 모달리티(치료접근법) 개발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알코올, 아미드 등 중성작용기 연결이 가능한 신규 링커 기술도 개발 중”이라며 “이미 개념증명(POC)까지 마치고 최적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 대표의 왕성한 신기술 발명 덕인지 인투셀은 지난해 2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A, A를 받은 데 이어 5개월 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흔히 거론되는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가 아직 없는데도 이뤄낸 쾌거다. 최근 ADC 기업인 피노바이오와 카나프테라퓨틱스가 기평에서 고배를 마신 것과 대조되는 결과이기도 했다.
박 대표는 “당사의 기술력에 대해 거래소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해줬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겸허한 자세로 남은 일정도 잘 마무리하겠다”며 “반드시 상장에 성공하고 기술수출을 지속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다짐했다.
인투셀은 이달 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신속하게 IPO 절차를 밟아 올 상반기 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공모예정 주식 150만주를 포함해 총 1482만9094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6일 기준으로 인투셀의 장외거래 기준가는 2만5750원이다. 발행주식수가 1328만4094주인 것을 감안하면 시가총액이 약 3421억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는 셈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공모밴드는 이보다 낮게 설정되기 때문에 실제 시총은 이보다 낮은 2670억원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인투셀의 비교군인 리가켐의 시총이 4조7227억원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저평가된 밸류라고 보고 있다. 인투셀의 R&D 진도, 기술수출 실적, 기술의 잠재력 등을 고려하면 상장 후 주가 업사이드(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투셀의 밸류가 4000억원 수준이라고 가정하더라도 리가켐 시총의 10분의1도 안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라이선스 실적에 따라 주가 레벨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