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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헤이븐 흡수한 화이자, 편두통 시장 '넘버1' 플랜 본격화
  • 화이자가 편두통 치료제 전문 '바이오헤이븐' 흡수
    ‘너텍ODT’ 등 7종의 게판트 계열 약물...화이자 소유로
    경구용 게판트 계열 최초 편두통 예방제, 너텍ODT
    국내 도입 시 트립탄 계열 편두통 시장 재편될 수도
  • 등록 2022-05-17 오전 10:42:59
  • 수정 2022-05-17 오전 10:42:59
이 기사는 2022년5월17일 10시42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편두통 치료제 관련 파트너사인 바이오헤이븐 파마슈티컬스(바이오헤이븐)를 전격 인수했다. 바이오헤이븐의 편두통 치료제 사업을 통째로 흡수한 화이자의 향후 행보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화이자가 지난 10일 파트너사였던 편두통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 바이오헤이븐을 인수키로 결정했다.(제공=각 사)


공동 판매→인수, 편두통계 강자 ‘너텍ODT’의 가능성 봤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화이자가 바이오헤이븐의 주식을 주당 148.5달러, 총 116억 달러(한화 약 14조8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화이자 측이 최근 3개월간 바이오헤이븐의 평균 주가(111.7 달러)에 33%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을 인수가로 제시한 것이다.

화이자는 이미 지난해 10월 바이오헤이븐이 개발한 경구용 편두통 치료 및 예방제 ‘너텍ODT’(성분명 리메게판트, 유럽 제품명 바이두라)의 미국 외 전 세계 판권을 12억4000만 달러(한화 약 1조480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너텍ODT는 현재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 등 주요국에서는 편두통 치료 및 예방제로,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급성 편두통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이다. 화이자는 현재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너텍ODT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너텍ODT는 신경세포 말단에 있는 칼시오닌유전자관련펩타이드(CGRP) 수용체를 억제하는 게판트 계열의 약물이다. 학계에서는 기존에 널리 쓰던 트립탄 계열(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의 약물과 달리 게판트 계열의 약물은 부작용 적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화이자는 그동안 공백으로 남았던 너텍ODT의 미국 내 판권과 바이오헤이븐이 가진 추가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는 지난해 말 임상 3상을 완료한 비강 스프레이형 급성 편두통 치료제 ‘자베게판트’와 전임상 중인 5종의 계판트 계열의 신약 후보물질 등이 포함됐다. 이중 자베게판트는 올해 상반기 중 미국 내 승인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가 너텍ODT의 시장 리더십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바이오헤이븐 측에 먼저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닉 라구노위치 화이자 글로벌내과질환사업부 총괄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너텍ODT와 바이오헤이븐이 가진 다른 편두통치료제 후보물질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가 바이오헤이븐의 편두통 치료제 라인업을 모두 흡수하면서, 매출 향상과 추가 신약 배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얘기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화이자의 편두통 치료제 ‘너텍ODT’( 성분명 리메게판트)를 편두통 예방제로 쓸 수 있도록 지난해 5월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 (제공=화이자)


경쟁 약물 뛰어넘은 너텍ODT, 업계 “화이자 시대의 서막” 의견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현재까지 편두통 치료 및 예방 등의 목적으로 모두 쓸 수 있도록 승인한 게판트 계열의 경구용 약물은 너텍ODT와 미국 애브비의 ‘큐립타’(성분명 아토게판트) 등 두 가지다. 이 밖에 애브비의 ‘앰브렐리(성분명 유브로게판트)’가 편두통 치료제로 승인돼 있다.

너텍ODT의 또 다른 경쟁자는 피하주사형 단일클론항체로 개발된 게판트 계열의 약물이다. 여기에는 미국 암젠의 ‘에이모빅(성분명 에레누맙)’과 일라이릴리 ‘엠갈리티(성분명 갈카네주맙)’, 이스라엘 테바의 ‘아조비(성분명 프레마네주맙)’, 덴마크 룬드벡의 ‘바이엡티(성분명 앱티네주밥)’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최근 게판트 계열의 약물 시장은 경구용 제제가 피하주사제를 크게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바이오전문매체 바이오센추리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기준 너텍ODT(1억9000만 달러), 앰브렐리(1억8300만)등이 게판트 계열 중 순매출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엠갈리티(1억6200만), 에이모빅(9000만달러), 아조비(8600만 달러), 룬드벡(2400만 달러) 등 피하주사형 약물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큐립타는 FDA로부터 지난해 9월(편두통 예방)과 10월(편두통 치료)에 각각의 적응증으로 승인받았기 때문에, 해당 기간 매출 집계에서 제외됐다.

한편 국내 편두통 치료제 시장에서 사용되는 게판트 계열의 경구용 약물은 아직 없다. 엠갈리티와 아조비 등 피하주사형 약물만 국내에 도입된 상황이며, 트립탄 계열의 약물이 널리 쓰이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트립탄 계열 약물 처방액은 155억원이다. 여기에 제한적으로 쓰이는 나머지 약물까지 더하면 국내 편두통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00억원 수준이다.

트립탄 계열의 약물을 판매 중인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 만해도 앰브렐리나 엠갈리티 보다 매출이 떨어졌던 너텍ODT가 지난해 5월 예방 적응증을 최초로 획득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상승했다”며 “이 약물이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면 세계 시장에서 나타나는 추세처럼 시장 생태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경구형, 스프레이형 등 편의성이 높은 게판트 계열 물질을 다량 확보한 화이자가 향후 편두통 치료제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며 “트립탄 계열의 약물을 판매 중인 국내 업계로서는 게판트 계열의 물질을 가진 업체와 판매 제휴를 하는 등 관련 시장에 진입할 방법을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현재로선 너텍ODT의 국내 도입시기를 2024년 이후로 잡고 있다. 우선은 주요국 내에서 확실한 매출을 올리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two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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