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신라젠(215600)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로부터 항암제 BAL0891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환자 대상으로 임상을 확대하는 1상 임상시험계획(IND) 변경을 승인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신라젠은 이번 IND 변경 승인 완료로 국내에서도 재발성·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초기 임상을 시작하고 용량 및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급성 골수성 백혈병 임상을 허가받은 바 있다.
임상에는 MD 앤더슨 암센터, 예일 암센터, 몬테피오레 암센터, 코넬 암센터 등의 미국 암 연구기관들이 참여한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재발률이 높고 예후가 불량한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고령 환자나 재발성·불응성 환자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는다.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 확보에 대한 관심이 큰 분야로 분열 기전을 직접 표적하는 신규 작용기전 약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신라젠은 최근 유럽혈액학회(EHA 2025)에서 BAL0891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전임상 연구 당시 유망한 항암 활성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MOLM-14 급성골수성백혈병 이식 모델에서 BAL0891은 종양 성장 억제와 생존율 증가 효과를 유의미하게 나타냈다. 특히 저용량으로도 종양 억제와 생존 연장이 가능했고 BCL-2 억제제 병용 시에는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과거 단일 PLK1 억제제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임상 3상에서 미흡한 효과와 부작용 등으로 개발이 중단된 사례와 달리, BAL0891은 TTK·PLK1을 동시 억제하면서 정상조직 독성을 최소화할 수 있어 기존 실패 사례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라젠 관계자는 “BAL0891은 TTK와 PLK1 두 인산화 효소를 동시에 억제하는 혁신 신약(first-in-class) 물질로 재발성·불응성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임상 승인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