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연착륙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취약 부분 챙기기에 나서고 있으며, 관련 글로벌 기업들도 향후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 24일 전남 곡성군 의료원의 임시 백신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는 어르신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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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에 대한 필요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선제 조치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영국 등 주요국들도 기저 질환 등 면역 저하자를 중심으로 4차 접종을 잇달아 권고하고 있다. 오미크론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면역 저하자를 최대한 보호하려는 조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코로나19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4차 접종 허가에 관한 검토를 시작했으며, 이탈리아도 보건부도 면역 저하자에 대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계열의 4차 접종을 권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3차 접종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사망·중증 예방에 효과가 컸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65세 이상 고위험군을 제외한 대부분 사람은 3차 접종까지만 해도 충분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네이처 등 글로벌 저명 의학전문지들에 게재된 여러 최신 연구 결과들을 들어 3차 접종까지만 맞아도 예방효과가 오래 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WHO는 코로나19 백신 불평등 해소에 힘을 쏟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 25일 베트남뉴스통신(VNA)에 따르면 WHO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글로벌 mRNA 백신 기술 허브를 통해 이들 5개국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진행한다.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세르비아 등이다.
WHO는 지난해 글로벌 mRNA 기술이전 허브를 남아공에 설치한 바 있다. 중·저소득 국가의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의약품, 진단 기기 등을 생산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미 18일 WHO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해당 기술을 이전받을 첫 대상으로 남아공과 이집트, 케냐, 나이지리아, 세네갈, 튀니지 등 6개국을 선정했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코로나19의 풍토병화에 대비한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23일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 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임상 결과 양사가 자체 개발한 백신을 두 차례 맞으면 감염 예방에 58%, 중간 혹은 심각한 증상 예방에 75%, 입원 예방에 100% 효과를 보였다. 양사는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 자체 개발한 백신의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 모더나는 생산 계약을 이어가며, 코로나19와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모더나는 최근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써모 피셔와 15년간 코로나19 백신 및 mRNA 제품 생산 계약을 맺었다. 앞서 스페인 제약업체 로비와 10년간 제휴를 체결한 이후 비슷한 계약을 이어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희망도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 신중한 가운데 미래를 준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