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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한국거래소 코스닥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가
신라젠(215600)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유입된 투자금 규모 부족 및 줄어든 파이프라인이 결정적인 상장폐지의 원인이라고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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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거래소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기심위는 신라젠이 개선 기간 1년을 부여받고, 제출했던 경영개선계획서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영업과 관련된 것을 영업의 지속성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부분에서 당초 계획만큼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7월 신라젠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고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다. 기심위는 그해 11월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고, 2021년 12월 신라젠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기심위는 개선계획서(2020년)와 이행내역서(2021년)를 비교한 결과, 영업적인 부분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상장폐지 결론을 내린 것이다.
신라젠에 따르면 거래소가 문제제기한 영업적인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파악한 결과 ‘임상 종료 날짜’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앞서 2017년 신라젠은 글로벌 빅파마 리제네론과 공동으로 신장암 글로벌 임상 2상에 착수했다. 펙사벡과 리제네론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성분명 세미플리맙)를 병용투여하는 방식이다. 임상디자인은 ▲A군 펙사벡을 신장암 부위에 직접 투여+리브타요 정맥 투여 ▲B군 리브타요 정맥 단독투여 ▲C군 펙사벡 정맥 투여+리브타요 정맥 투여 ▲D군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실패 환자에 팩사백+리브타요 투여 등 총 4개군의 환자로 설계했다.
이 중 핵심은 D군이다. 2017년 임상계획서 작성 당시에는 없었다가 2020년 3월에 추가한 환자군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처음 임상 시작할 때는 1차치료제로서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들의 우수한 효과가 입증되기 전이었다. 2019년 면역관문억제제+TK억제제 병용요법 첫 허가가 나오고, 대세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리제네론과 협의를 통해 1차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가 듣지 않았던 환자를 대상으로 2차치료제로서 ‘펙사벡+리브타요’ 병용요법을 입증하기로 결정했다. D군을 추가했고, 수정된 임상계획서는 2020년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래가 정지되고, 임원진들이 구속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신라젠은 4개군 환자를 모집하기엔 자금이 부족했다. 결국 2020년 11월 개선계획서에 A~C군까지 3개군의 임상만 진행하고, 2021년까지 종료하겠다고 적었다. 이후 1년 사이 대주주가 바뀌면서 상황은 또다시 급변했다.
엠투엔(033310)은 신라젠을 인수하면서 1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고, D군 환자를 모집할 여력이 생긴 것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들이 우수한 효과와 더불어 1차치료제로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치료제를 평가할 수 있는 D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며 “1000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뒤늦게 추가됐던 D군까지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중단시킨 D군 환자를 다시 모집하기 시작했고, 임상 종료시기가 2022년으로 1년 연장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처음 거래소에 제출한 개선계획서에 신장암 임상 2상 2021년 종료, 이행내역서에는 2022년 종료라고 바뀌게 됐다. 거래소에 충분히 소명했지만, 결국 상장폐지라는 결론을 받았다”며 “현재 보도되고 있는 투자금(1000억원) 유치 부족, 줄어든 파이프라인이 상장폐지 사유라는 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래 거래소에서 요구한 투자금은 500억원 규모이며, 엠투엔이 투입한 1000억원이 부족한 금액일 수가 없다. 파이프라인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며 “올해부터 적용되는 매출요건(1분기, 반기 7억원, 연 30억원)도 이미 1월 한 달 만에 건강기능식품 사업으로 1분기 요건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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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 상장폐지 심사는 3심제(기업심사위원회→시장위원회→시장위원회)다. 1심 기심위에서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고, 다시 기심위를 개최하면 상장폐지 또는 거래재개 결정밖에 없다. 두 번째 개선기간 부여 옵션은 2심으로 넘어가야만 다시 생긴다. 신라젠은 2020년 11월 1심격인 기심위에서 1년 개선기간을 부여받았고, 지난 18일 상장폐지로 의결됐다.
2심인 시장위원회에서는 상장폐지, 거래재개, 개선기간 부여 중에서 결론을 내린다. 업계는 개선기간 부여가 유력하다고 전망한다. 펙사벡 신장암 글로벌 임상 2상에서 D군을 추가한 임상디자인이 FDA에서 승인을 내준 임상계획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라젠이 약속한 2022년 임상 종료에 대해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