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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찬표 코로나 치료제에 베팅한 상장사들…투자금 ‘0원’, 상폐까지

  • 세종메디칼·한국파마 제넨셀 투자자산 가치 ‘0원’
  • APRG64 투자한 골드퍼시픽도 평가손실…KH필룩스는 반환소송
  • 코로나 치료제 기대에 주가 출렁…일부 투자사는 상폐까지
  • 등록 2026-09-09 오전 7:00:05
  • 수정 2026-09-09 오전 7:00:05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제넨셀 창업자인 강세찬 경희대 교수가 개발을 주도한 치료제에 투자했던 상장사들의 자금이 줄줄이 증발했다. 해당 상장사들 중에는 현재 상장폐지의 기로에 섰거나 시장에서 퇴출된 사례도 있었다.

(그래픽=챗GPT)
(그래픽=챗GPT)
제넨셀에 몰린 상장사 자금…투자금 회수는커녕 소송까지

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제넨셀에 투자한 세종메디칼(258830)·한국파마(032300)·KH필룩스는 물론이고 에이피알지를 통해 제넨셀에 베팅했던 골드퍼시픽(현 케이바이오랩스(038530))도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거나 투자자산 가치가 0원으로 추락했다. 이들 상장사 주식을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에 투자한 세종메디칼은 2021년까지만 해도 현금 여력이 풍부한 의료기기 회사였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 6월 11일 세종메디칼에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원래대로라면 같은달 24일 상폐될 예정이었지만 회사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상폐 절차가 보류된 상태다.

세종메디칼 상폐의 직접적인 원인은 2022년 이후 카나리아바이오엠 최대주주 등극 이후 재무구조 악화였다. 하지만 그 이전에 제넨셀 투자 역시 회사 재무와 주가에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다. 세종메디칼은 2021년 제넨셀 지분과 전환사채(CB)에 총 113억원을 투입했다. 한동안 ES16001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출렁였지만 임상이 중단되면서 제넨셀 관련 투자자산의 장부가치는 0원이 됐다.

이에 세종메디칼 주주연대는 지난 7일 강 교수와 양모씨가 뇌물공여 약속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서울서부지법과 서울고법에 단체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주들은 탄원서에서 “저희는 주가조작 사기 피해자”라며 “양씨가 정치권 인맥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했는지, 김 후보자 측이 식약처에 어떤 내용으로 연락했고 해당 연락이 인허가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한국파마는 2020년 11월 제넨셀과 담팔수 원료를 활용한 코로나19·대상포진 치료제 개발·생산 업무협약(MOU)을 맺고 임상시험용 의약품 위탁생산을 맡으며 인연을 맺었다. 이어 한국파마는 2021년 2월 제넨셀에 3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취득했다. 이는 창사 이래 첫 타법인 지분 투자였다. 그러나 2023년 ES16001 임상 중단 이후 한국파마의 제넨셀 지분 가치는 0원이 되면서 투자금 대부분이 손실 처리됐다.

제넨셀에 투자했던 KH필룩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KH필룩스는 2020년 말 제넨셀 주식 45만5000주를 15억원에 취득했지만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반환 소송까지 제기했고 결국 승소했다. KH필룩스는 올해 초 상장폐지됐다.

KH그룹은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KH필룩스는 당시 제넨셀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소송까지 제기했고, 최종적으로 승소했다”며 “회사는 투자 손실을 막기 위해 법적 대응까지 불사한 피해 당사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KH그룹은 “회사와 김승원 의원은 일체의 친분이나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KH그룹은 과거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재판 과정에서 거론됐던 곳이다. 대장동 사건에서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자금 은닉과 지분 거래 과정에서 KH그룹 관계사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됐으며,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의 자금 거래와 대북사업 협력 관계 등이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다.

단 KH필룩스와 강 교수 간 연결고리는 확인된다. 강 교수는 2018년 4월 30일 KH필룩스 사외이사로 선임된 후 2020년 8월 28일까지 약 2년 4개월간 재직했다. 회사는 강 교수 퇴임 다음날인 같은달 29일에는 경희대 산학협력단과 산업자문 계약을 체결했다. 자문 주체는 강 교수가 센터장을 맡은 경희대 바이오메디컬 연구센터였다.

강세찬의 또 다른 코로나 치료제 투자 성적표도 ‘0원’

제넨셀 창업자인 강 교수가 개발을 주도한 또 다른 천연물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APRG64’에 관계사를 통해 투자한 상장사 골드퍼시픽도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본업이 패션과 의약품 도소매였던 골드퍼시픽은 2020년 7월 비상장사 에이피알지에 5억원을 투자해 지분 30%를 인수했다. 에이피알지는 같은해 8월 강 교수 연구팀으로부터 천연물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APRG64’를 기술이전받았다. 강 교수는 당시 에이피알지 사내 등기이사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다.

APRG64 개발 소식이 나올 때마다 관련 기업인 골드퍼시픽 주가도 크게 움직였다. 에이피알지는 세포실험 결과를 두고 ‘렘데시비르보다 50배’라고 홍보하는 등 전임상과 인도 임상 진행 상황을 적극 알렸다. 2020년 10월8일 인도 임상 승인 소식이 전해진 날 골드퍼시픽 주가는 전일 대비 29.74% 오른 1985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투자 성과는 좋지 않았다. 골드퍼시픽이 5억원에 취득한 에이피알지 지분의 장부가액은 2020년 말 3400만원까지 줄었고, 2021년 추가 평가손실을 반영하면서 0원이 됐다. 에이피알지는 2022년 말 자본총계 약 -3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현재 케이바이오랩스가 에이피알지 지분 25%를 계속 보유하고 있지만 2026년 1분기 기준 에이피알지 순자산은 -43억원, 투자 장부금액은 0원이다.

골드퍼시픽은 이후 회계 문제에 휘말렸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23년 회사가 2016~2019년 중고 휴대전화 매매업을 영위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가공 세금계산서 등을 이용해 매출과 매출원가를 허위 계상한 사실 등을 적발해 전 대표이사와 전 담당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회사 주식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다가 같은해 4월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거래가 재개됐다.

결과적으로 강 교수가 개발을 주도한 코로나19 치료제에는 팬데믹 기간 여러 상장사의 자금이 몰렸지만 현재까지 상업화 성과를 내지 못했다. 투자했던 상장사들은 손실을 반영하거나 투자금 반환 소송에 나섰고 일부 회사는 상장폐지까지 당했다. 당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만으로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던 점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전형적인 코로나 테마주에 탑승한 케이스 아니겠나”라며 “강 교수와 연관된 상장사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개미(개인투자자)들만 안타깝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야권의 김 후보자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신속처리 요청 관련 공세는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약 로비 특검 요구로 시작된 공세는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넘어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하는 양상이다.

나경원·박수영·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에게 불거진 신약 로비 의혹과 관련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가면 흑막의 끝엔 이재명 대통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재명-김승원의 제넨셀 게이트는 국정조사와 특검까지 가야 할 중대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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