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와 머크의 약물 병용요법..부작용 발생 원인은?
  • 메드펙토 ‘백토서팁’+머크 ‘키트루다’ 등 병용요법 임상 중
  • 과민성 피부질환 'SJS', 간 부전 등 부작용...사망자 2명 발생
  • 메드팩토, 투여 용량 줄인 임상변경계획서 식약처에 제출
  • 약심위 “병용요법이 문제인 건 확실”
  • 메드펙토 측 "관련 자료 보완해 임상 진행 예정"
  • 등록 2022-01-14 오후 5:11:27
  • 수정 2022-01-14 오후 6:09:43
이 기사는 2022년1월14일 16시11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메드팩토(235980)가 자사 약물의 임상 도중 발생한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임상 2상 시험변경계획서(임상변경계획서)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약심위)가 부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메드팩토는 자사의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을 미국 제약사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펩브롤리주맙)’와 함께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병용요법으로 처리하는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피부 독성과 간 독성 등의 부작용으로 총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메드팩토는 자사의 약물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약물의 용량을 일부 조정한 임상변경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바 있다.

최근 약심위가 이 계획서가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부결 처리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지난 13일 메드팩토의 주가는 장중 하한가를 찍을 만큼 폭락했다. 약심위는 “어떤 약물이 부작용의 주요 원인인지 알 수 없지만, 두 약물의 병용요법은 분명한 문제가 있다”며 “임상 디자인을 총체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공=메드팩토, MSD)


메드팩토, 부작용은 키트루다에서 온 것으로 추정 중...약심위 “병용 과정에서의 문제”

백토서팁은 ‘종양괴사인자-베타(TNF-β)’ 저해제로 현재 췌장암이나 비소세포폐암 등 환자의 임상에서 여러 병용요법으로 시도되는 물질이다. 또 키트루다는 2014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면역항암제로 현재 폐암, 위암, 신세포암 등 16개 암종에서 30여 개 적응증에 두루 쓰이고 있다.

메드팩토가 주도한 두 약물의 병용요법과 관련한 임상 연구 중 사망한 두 환자에서 나타난 중증 부작용은 각각 스티븐슨-존슨 증후군(SJS)에서 발전한 ‘독성표피괴사융해증(TEN)’과 ‘간 부전(hepatic failure)’이었다.

SJS는 피부의 물질이 벗겨지는 과민성 질환이다. 벗겨진 면적이 10% 이하면 SJS라 하며, 30%가량으로 확대될 경우 TEN이라 부른다. 또 간 부전은 간의 기능 저하 또는 손실로 인해 단백질을 해독하지 못하게 된 질병이다. 몸에 독소가 쌓여 사망 위험이 큰 간성 혼수 등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질병이다.

지난달 3일 약심위 회의에서 메드팩토 측은 “SJS 등은 면역항암제를 쓸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문헌에도 보고된 내용이다. 다른 약물(항암제)과 백토서팁을 병용했을 때 나타나지 않았던 부작용이며, 백토서팁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키트루다의 공식 부작용 항목에는 ‘면역 매개 간염’과 ‘면역 매개 피부 반응 또는 SJS나 TEN’이 언급돼 있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부작용과 관련한 면역반응은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면역을 증진시키는 우리 약물이 그 과정에서 어떻게 영향을 줬을지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토서팁의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회의에 참가한 임상평가위원회 A 위원은 “분명한 것은 백토서팁이 세포독성 항암제와 병용해 처리할 때 나타나지 않던 부작용이 면역항암제와 처리하니 발생했다는 사실이다”며 “두 약품을 동시해 투여했기 때문에 어느 약이 문제인지 원인 규명이 제대로 안 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백토서팁이 TGF-β를 차단되면서 세포의 사멸과정에서 나온 항원이 면역반응을 증폭시켜 피부 독성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약심위 “투여량 0.001% 이하로 낮춰야”...메드팩토 “부족한 자료 보완할 것”

약심위가 메드팩토의 임상변경계획서가 타당성이 없다고 본 이유는 투여용량과 적응증 등 크게 2가지다.

메드팩토는 부작용을 고려해 하루에 2회씩 300mg 투여하는 것을 200mg으로 약 33% 낮출 예정이었다. 회의에 참여한 B 위원은 “과민성인 SJS는 용량에 의존적인 부작용이 아니다”며 “기존 용량의 최소 0.001~0.0001%로 낮추면 몰라도 변경안 수준으로는 부작용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SJS는 용량 감량이 예방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이미 잘 알려져 있기때문에 임상변경계획서의 내용이 무의미한 조치라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대학병원 피부과교실 교수는 “SJS는 항암제보다 뇌전증 관련 약물을 처방했을 때 주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원인 모를 이유로 불특정 약물을 처리할 때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병원 한 곳에서 매해 수만 명의 환자 중 2~3명 정도에서 SJS가 발병하고 있다”며 “그런데 수백 명 수준의 임상 연구에서 SJS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다는 것은 그냥 넘어가선 안 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또 1차 치료제로 백토서닙과 키트루다를 병용처리하는 적응증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회의를 주재한 C 위원장은 직접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키트루다가 단독으로 효과가 있는데 이를 굳이 병용요법으로 임상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2차 치료제로 임상계획을 새로 설계하는 게 적합해 보인다”고 말했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1차 치료 단계에서 키트루다의 단독요법이 효과가 없는 환자를 위해 마련한 임상계획이었다” “우선 부작용과 관련한 불충분한 자료를 보완해서 임상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tw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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