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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 문제' 극복 가능하다는 안트로젠, 업계 반응은 '부정적'
  • 25일 온라인 IR 설명회
  • 이성구 대표 “동물성 배지 활용이 임상 3상 실패 원인”
  • 배지 바꾼 DFU-302에 기대
  • 업계 “이미 경증, 중증 환자 대상 입증 실패”
  • 등록 2022-01-25 오후 2:43:41
  • 수정 2022-01-25 오후 6: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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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DFU-301 임상 3상은 실패한 게 맞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 회사 본질적인 가치는 하나도 변한 게 없다. 프로세스(제조 공정)를 바꾼 다른 임상을 이미 진행하고 있었다.”

이성구 안트로젠(065660) 대표는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IR 설명회에서 당뇨병성 족부궤양 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 ‘ALLO-ASC-DFU’ 국내 3상(DFU-301)실패 원인은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소의 피를 활용한 동물성 배지를 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불순물을 없애기 위해 세포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세포 기능이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동물 유래 성분이 포함되지 않는 배지로 바꿔 진행 중인 다른 임상(DFU-302)으로 해당 물질을 살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미 실패를 예견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미국 당뇨병성 족부궤양 임상이 DFU-301처럼 동물성 배지를 쓰는 방식으로 진행되다, 안트로젠이 2020년 5월 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안트로젠 해명을 바라보는 업계 반응도 부정적이다.

동물 유래 성분 활용한 세포 배양 배지 바꾸면 나아질까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줄기세포치료제 국내 임상 3상(DFU-301)이 실패한 원인이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의 정제 공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진=ir 설명회 캡처)
앞서 21일 안트로젠은 공시를 통해 DFU-301 임상 3상에서 주평가지표(1차 유효성 평가지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안트로젠 측은 “1차 유효성 평가 결과, 해당 임상시험 주 분석군인 mITT(임상시험에 등록돼 한 번이라도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투여받은 환자군)에서 임상시험용 의약품 투여 후 12주 동안 완전 상처 봉합된 대상자 비율이 시험군과 대조군 간 유효성의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성구 대표는 “DFU-301 임상은 FBS(Fetal Bovine Serum·동물유래물질)을 활용했다. 소의 피를 활용했기 때문에 불순물을 제거해야 했고, 임상 3상에서 세포를 24시간 세척했다. 30분 정도 세척한 임상 2상보다 상당히 오래 걸렸다. 그 과정에서 세포가 제 기능을 못 하게 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와그너 2급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DFU-302 임상에 기대를 걸었다. 2020년 6월부터 진행 중인 DFU-302 임상 3상은 비동물성 ‘제노 프리(xeno free)’ 배지를 활용한다는 것. 그는 “이 임상은 소의 피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불순물을 없애기 위한 세척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DFU-302 임상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DFU-301 임상은 애초 환자가 와그너 1급인지 2급인지를 명확히 분류하지 않았었다. 임상이 다 끝난 후 환자 등급을 나누는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 시간이 길어졌다”며 “DFU-302 임상은 자문을 담당하는 교수가 환자 등록 전 환자 등급을 미리 확인해주는 방식이다. 1월 현재 50% 환자 등록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는 당뇨병성족부궤양 와그너 2급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국내 DFU-302 임상에 기대를 걸었다. 안트로젠 본사. (사진=안트로젠 ir 자료 캡처)
“이미 경증, 중증 환자 대상으로 실패한 것”

현재 안트로젠은 미국 임상 2상 2건(DFU-102, DFU-103)도 진행하고 있다. DFU-102는 와그너 1급, DFU-103은 와그너 2급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성구 대표는 “DFU-102 임상은 두 개 파트로 진행됐다. 일부 환자는 FBS로, 일부 환자는 제노 프리 배지로 임상을 진행했다. 2020년 5월 재생의학첨단치료제(RMAT) 신청을 하며 FBS에서 제노 프리 배지로 공정을 바꿨다. FBS를 활용한 환자(파트1)에 대해서는 실패한 우리나라 임상 3상 결과와 비슷하게 나올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제노 프리 배지로 임상을 진행한 환자군(파트2)이 있다. 현재 임상 환자 등록이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자 주주들은 ir 설명회 채팅방에 ‘제노 프리로 공정을 변경했다는 건 국내 임상 3상 결과를 어느 정도 예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올렸다. 김미형 안트로젠 연구소장은 “그렇지 않다. 생산 공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불순물을 없애는 과정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있어 사전에 준비를 해왔다”며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난관을 잘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회사를 믿고 지켜봐 달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경증과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 실패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DFU-301 임상에는 와그너 1급과 2급 환자가 모두 포함돼 있었다. 제조 방법을 변경하겠다지만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미 실패한 것”이라며 “다른 임상으로 약을 살리겠다고 하지만 근거가 없다. 결과 발표는 임상 중간에 알리는 것이 아니라, 식약처에 보고할 시점에 근거를 내놔야 한다. 이번에 실패한 DFU-301 중간발표도 긍정적이라 발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당뇨병성족부궤양은 궤양 침투 정도에 따라 와그너 1~5급까지로 구분되는데, 이번에 실패한 DFU-301은 와그너 1급(106명)과 2급(44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편 이날 안트로젠은 다른 파이프라인 계획도 발표했다. 수포성표피박리증 치료제에 대해서는 올해 일본에서 품목 허가를 신청하고, 미국 임상 2상 환자 등록 완료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트로젠 측은 내년 대상포진 치료제에 대한 FDA 임상 승인, 퇴행성관절염치료제는 국내 임상 승인을 계획 중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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