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차세대 치료제 후보 개발 기업으로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 | (사진=코오롱생명과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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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은 이달 15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막하는 ‘미국 신경과학학회’(Society for Neuroscience, SfN 2025)에서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KLS-2031의 최신 전임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 발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PDPN) 모델을 대상으로 KLS-2031의 통증 완화 효과와 작용 기전을 평가한 것으로, 연구 결과 기존 치료제 대비 장기간 지속되는 진통 효과가 확인됐다.
PDPN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만성 합병증으로, 장기간의 고혈당으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손발 저림, 감각 이상, 통증 등이며 증상이 심할 경우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초래한다. 이러한 질환은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현재까지 완치 가능한 방법은 없고, 기존 약물은 부작용 우려가 있어 새로운 치료 옵션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연구팀은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병증을 유도한 실험쥐 모델에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KLS-2031을 주입하고 통증 반응을 평가했다. 그 결과, KLS-2031을 단 1회 투여한 실험군에서 현재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표준 치료제(SoC)인 ‘프레가발린’(pregabalin)과 ‘둘록세틴’(duloxetine)을 매일 투여한 군보다 더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진통 효과가 확인됐다.
프레가발린과 둘록세틴은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지만, 매일 복용해야 하며 부작용과 약물 의존성 우려도 있다. 반면 KLS-2031은 단 1회 투여만으로 장기적인 효과를 나타내 차세대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인슐린 치료를 병행한 당뇨병 모델에서 인슐린에 의한 혈당 조절의 정도에 관계없이 KLS-2031의 통증 완화 효과가 유지됨을 증명해 전임상 데이터의 임상적 유효성을 극대화했다. 이는 KLS-2031이 인슐린 투여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 임상 환경에서 혈당 조절 중인 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한 치료 옵션임을 시사한다.
또 척수신경절(DRG)과 척수 내 활성화된 면역세포 환경을 조절함으로써 정상군과 유사하게 면역 환경을 조성하는 항염효과도 관찰됐다. 즉 KLS-2031이 단순 진통 작용을 넘어 통증 발생에 관여하는 생리적, 면역학적 반응을 조절하는 치료제로도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KLS-2031은 재조합 아데노부속바이러스(rAAV) 기반의 유전자치료제로, 신경 염증 억제와 통증 신호 경로 조절에 중요한 GAD65, GDNF, IL-10 세 가지 유전자를 동시에 발현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연구는 KLS-2031이 단 1회 투여로 장기간 통증 완화 효과를 제공하며,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선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최근 국제 학회에서 KLS-2031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추가 적응증 발굴을 위한 후속 전임상 연구 및 공동개발, 기술수출을 통한 임상 진입 논의 등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임상시험에서 척추 질환에 대한 안전성1을 이미 확보한 만큼, 최적의 적응증과 용법 발굴을 완료하고, 환자 중심의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신경과학학회(SfN)는 전 세계 70여개국 3만 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신경과학 분야 학술대회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번 발표를 포함해 글로벌 학술 무대에서 연구성과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KLS-2031의 임상 개발 및 적응증 확대를 위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