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 젬백스앤카엘(젬백스)이 개발 중인 희귀질환 치료제 ‘GV1001’이 임상이 끝난 환자에게 계속 투여된다. 치료제가 없던 진행성핵상마비(PSP)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열린 셈이다.
젬백스(082270)는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GV1001을 PSP 환자에게 치료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기존 치료 방법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받는 중증 환자에게, 임상시험 중인 약물을 특별히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이번 승인은 특히 의미가 크다. 이달 초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과 패스트트랙 지정을 동시에 받은 GV1001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치료 목적 사용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서울 보라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GV1001을 투여할 예정이다. 대상은 PSP 임상시험에 참여했거나, 추가 투여를 원하는 환자들이다. 의료진 판단 하에 2명 이상 최대 25명 미만까지 투여가 가능하다.
젬백스 관계자는 “이번 승인으로 임상시험이 끝난 환자들도 약을 계속 투여받을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치료제가 없는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젬백스는 이미 국내 최초로 PSP 2상 임상시험을 완료한 바 있다. 약물의 부작용이 크지 않으면서,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경향성도 관찰됐다. 현재는 2상 임상시험 환자들을 대상으로 12개월 연장 임상을 진행 중이며, 향후 총 18개월간의 장기 투여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PSP는 파킨슨병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훨씬 더 빠르게 악화되는 병으로, 눈동자 움직임, 균형감각, 언어, 인지 기능이 급격히 무너지는 신경퇴행성질환이다.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으며, 파킨슨 유형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병으로 꼽힌다.
젬백스 측은 “FDA와 협의해 조속히 글로벌 3상 임상시험도 시작할 것”이라며 “세계 최초 PSP 치료제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