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삼일제약(000520)이 안질환 사업 강화로 올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점안제 위탁생산을 위해 베트남에 공장을 건설해 판매관리비 등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점안제 위탁생산(CMO)공장은 올해 하반기 국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KGMP) 승인을 획득해 연내 본격적인 상업적 생산에 돌입한다. 여기에 더해 삼일제약은 레바케이 등 자체 개발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량신약(점안제)과 아필리부 등 황반변성 치려제 바이오시밀러 판매 증가를 통해 수익성 제고를 꾀한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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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CMO공장 올해 하반기 상업생산 본격화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일제약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2198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9% 증가하며 역대 최고 규모를 나타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7.3% 감소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베트남 점안제 생산공장 상업 생산 준비와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승인 등을 위한 판매관리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일제약은 점안제 위탁생산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삼일제약은 글로벌 점안제 위탁생산을 위해 베트남에 공장을 건설했다. 삼일제약은 1200억원을 투자해 2022년 11월 베트남 공장을 준공했다. 베트남 공장은 현재 3개의 라인을 갖추고 있다.
베트남 공장은 최대 8개 라인까지 확대가 가능하다. 3개 라인(8시간 근무)의 현재 생산 능력(케파)은 금액 기준 2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최대 생산능력은 6000억원에 이른다. 만약 8개 라인이 다 깔리게 되면 조단위의 생산도 가능하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9월 베트남 공장의 세계보건기구(WHO)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승인을 받았다. 삼일제약은 올해 하반기 베트남 공장의 국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승인을 획득해 상업생산을 본격화한다. 삼일제약은 내년 말 미국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존(cGMP) 및 유럽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EU GMP) 승인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점안제 위탁생산과 관련한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은 삼일제약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최근 사업 효율화를 위해 주력이 아닌 사업부에는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위탁생산 발주를 통해 제품 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안제 공장의 경우 안과제품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져 글로벌 제조 공장이 많지 않다. 실제 국내의 경우 600개의 제약 관련 의약품 공장 중에서 점안제 공장은 10개 미만에 그친다.
삼일제약은 올해부터 베트남 공장의 생산생산이 본격화되는 만큼 글로벌 점안제 위탁생산 수주 확보에 적극 나선다. 삼일제약의 점안제 위탁생산 수주 성과도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10월 대만 포모사와 5년간 2000만달러(당시 295억원) 규모의 점안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품목은 APP13007로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APP13007은 안과 수술 후 통증 및 염증 완화에 쓰이는 점안제로 전해진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포모사 이후 여러 파트너사와 긴밀하게 협의 중으로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질환 개량신약·바이오시밀러 판매 박차삼일제약은 점안제 신제품 레바케이점안액의 판매에도 박차를 가한다. 점안제 매출은 전체 매출(2023년 기준)의 약 25%의 비중을 차지한다. 삼일제약은 2023년 레바케이점안액을 출시했다. 레바케이는 레바미피드 성분 안구건조증치료 개량신약으로 안구 건조증의 중요한 원인인 눈물막 파괴와 마찰력 모두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레바미피드는 주로 위궤양, 위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성분으로 위장관 내 뮤신의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성분을 점안제로 사용할 경우 안구의 뮤신 분비가 증가하고 각막 및 결막 상피 장애가 개선되는 등의 효과가 있다.
다만 레바미피드 성분의 물에 잘 녹지 않는 성질 때문에 현탁액으로 만들어져 이물감과 자극감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삼일제약의 레바케이는 현탁액 특유의 자극감과 이물감을 개선했다.
레바케이 허가 용법용량은 1일 4회로 디쿠아포솔 등 타 성분 대비 점안횟수를 줄여 복약 편의성을 갖췄다. 삼일제약은 레바케이 외에도 히알루론산나트륨 성분의 히아박(점안액), 사이클로스포린 성분의 레스타시스(점안액) 등을 독점 판매하고 있어 급여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다양한 라인업도 구축하고 있다.
삼일제약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황반변성(황반부종)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아필리부의 국내 판매도 맡고 있다. 아필리부는 지난해 5월 출시 첫달 매출 10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치료제 아일리아는 연간 12조원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제품이기도 하다. 증권업계는 레바케이와 아필리부의 연매출을 각각 300억원씩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올해 레바케이 점안액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며 “삼일제약은 안질환 전 분야에 걸쳐 모든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안과 전문 기업으로써 국내 1위 탈환을 목표로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