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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T-877’에 올인했던 브릿지바이오, 반전할 묘책은?
  • 등록 2025-04-15 오후 1:19:32
  • 수정 2025-04-15 오후 1:28:56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브릿지바이오가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BBT-877’ 임상 2상 톱라인 결과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하게 됐다. 일단 BBT-877의 추가 적응증에 대해 검토하는 한편, 파이프라인 우선 순위를 재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장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사진=브릿지바이오)
관리종목 지정에도 BBT-877에 올인했지만…유효성 입증 실패

브릿지바이오는 핵심 파이프라인인 BBT-877에 그야말로 올인해왔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 문제로 인해 관리종목에 지정됐어도 BBT-877 임상만큼은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었다. 연내 BBT-877 기술이전에만 성공한다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앞서 브릿지바이오는 BBT-877와 BBT-207 임상을 위해 지난해 7월 21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도 확보했다. 지난해 9월에는 샤페론(378800)에서 기술도입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209의 권리를 반환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브릿지바이오가 BBT-877 임상개발에 올인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14일 BBT-877 임상 2상 톱라인 결과 1차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이 미충족됐다는 데이터를 수령했다. 해당 임상 2상의 1차평가지표인 24주차 노력성 폐활량(FVC)이 최종분석대상환자(FAS) 기준으로 BBT-877군에서 -75.7, 위약군(Placebo)에서 -50.2으로, P값이 0.385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투약군과 위약군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회심의 카드를 잃은 브릿지바이오가 모색하고 있는 반전할 묘책은 무엇일까.

임상개발 전략 수정 다각도로 검토 중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15일 오전 11시 기업설명회(IR)를 열어 BBT-877 임상 2상 톱라인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알렸다. 브릿지바이오는 BBT-877의 추가 적응증을 검토하고 파이프라인 우선 순위 조정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

우선 브릿지바이오는 BBT-877의 특발성폐섬유증 적응증에 대한 결과를 추가 분석을 통해서 세부사항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현재까지 확보한 데이터는 톱라인 데이터로 제한적인 데이터”라며 “추가적인 데이터로는 약동학(PK), 바이오마커 데이터, 고해상도 폐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데이터 등이 있다. 그런 데이터들과 이번에 접수한 데이터들은 면밀하게 비교하고 분석해 대안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톱라인 데이터로는 즉각적인 기술이전 협의가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추가적인 데이터들과 하위 분석, 기타 할 수 있는 것들을 한 이후 빅파마들과 논의를 재개하면서 가능성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이어 “원개발사인 리가켐과 긴밀하게 협의해 같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BBT-877의 추가 적응증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BBT-877의 추가 적응증 탐색을 위한 비임상개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당초 우려했던 오토택신 저해제가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작용 프로파일은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견됐기 때문에 BBT-877의 다른 적응증 개발과 관련해서도 가능성이 상당히 높게 열리게 됐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BBT-877의 작용 기전인 오토택신 저해가 특발성 폐섬유증뿐 아니라 조직 섬유화가 관여된 질환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전략적으로 신규 적응증을 탐색해왔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최근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재발 전이성 난소암 치료제로의 사용 가능성, 대동맥판막 협착 질환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발굴해 추가 개발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을 재조정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높다. 회사 측은 “이밖에 당사는 BBT-207과 BBT-301 등 다른 과제들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필요하다면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중 다음 핵심 파이프라인 후보로 유력한 신약후보물질은 BBT-301이다. BBT-207의 경우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를 가진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며, 2026년까지 마칠 예정이다. 당장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부상하기에는 개발 단계가 빠르지 않은 상태이다. 내부적으로도 BBT-207보다는 BBT-301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BT-301은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IND 제출 전 미팅(Pre-IND) 미팅을 통해 임상 1상을 생략하고 바로 임상 2상 시험에 진입할 수 있게 된 신약후보물질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임상 2상을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아직까지 임상이 개시되진 않았다. BBT-877에 모든 자금 여력을 집중하고 있던 탓이었다. 회사는 빠르게 우선순위를 재검토한 뒤 BBT-301 임상 개시 시점을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BBT-301는 브릿지바이오가 BBT-877 기술수출 협의에 패키지 딜로 넣으려고 검토하던 신약후보물질이기도 하다. 특발성 폐섬유증의 특성상 다수의 기전을 가진 의약품이 단계적으로 병용사용 되는 것이 표준 치료가 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이에 따라 브릿지바이오는 BBT-877과 병용할 수 있는 안전성이 확보된 치료제 후보로 BBT-301을 고려해왔다. 이번 임상 결과로 인해 BBT-877과 BBT-301의 우선순위가 바뀔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상폐 심사 피하려면…‘발등의 불’ 된 재무 전략

임상개발 전략뿐 아니라 재무적인 전략도 매우 중요해졌다. 브릿지바이오는 BBT-877의 임상 2상 성공 후 연내 빅파마에 기술이전을 성사시키면서 재무적 위기를 돌파하고자 했다. 지금 이러한 전략을 활용하기 어려워지면서 내년 상장폐지 심사 대상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 2022년 법차손 특례 기간이 만료됐다. 브릿지바이오의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2023년 215.2%, 2024년 72.3%로 2년 연속 50%를 넘겼다. 현재로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어제 (톱라인) 결과를 확인하고 바로 공시를 했기 때문에 이제 방법을 모색해 봐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해 전략이 확정되면 바로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브릿지바이오가 2017년 레고켐바이오(현 리가켐바이오(141080))로부터 기술도입한 BBT-877은 우여곡절이 많은 신약후보물질이다. BBT-877은 임상 1상 단계에서 2019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총 1조46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에 성공하면서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NRDO 모델을 국내 바이오업계에 각인시켰다. NRDO는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발굴(Not Research)하지 않고 연구소나 다른 기업 등 외부에서 기술도입한 뒤 임상 개발(Development Only)에 집중하는 사업 모델이다.

이듬해인 2020년 11월 베링거인겔하임이 BBT-877 권리 반환을 결정한 이후 브릿지바이오는 BBT-877 재(再)기술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NRDO에서 자체 임상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회사 사업모델에 일대 전환을 겪게 한 신약후보물질인 셈이다. 브릿지바이오는 2022년 6월 FDA로부터 BBT-877의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한국, 미국 등 5개국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을 개시했다.

마감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 중 가장 기대되는 곳은?

1. 한미약품

255명(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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