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운명 쥔 기심위 D-1...업계 “상폐 명분 찾기 어려워”
  • 18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개최
  • 이날 신라젠 주식거래 재개 여부 결정
  • 신라젠, 거래소 제시한 거래재개 조건 다 이행
  • 거래정지 주원인이던 최대주주 엠투엔으로 교체
  • 1000억 자금 확보, 감사의견 적정 등 회계 문제 없어
  • 반면 과거 상장폐지 된 기업들은 사유 뚜렷해
  • 등록 2022-01-17 오후 3:23:48
  • 수정 2022-01-17 오후 9:17:45
신라젠 본사.(사진=신라젠)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신라젠 운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식 거래 재개 여부에 투자자들은 물론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회사 측이 1년동안 주식거래 재개를 위해 최대주주 교체 등 거래소가 요구한 조건들을 착실하게 이행한 만큼 거래 재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일 1년여간 개선 기간을 마친 바이오 기업 신라젠(215600)의 거래재개 여부가 오는 18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를 통해 결정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기심위가 신라젠에 상장폐지 결정을 내릴 명분은 딱히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역대 기심위나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회사들의 경우 뚜렷한 사유가 드러났다.

먼저 가장 유사한 형태인 코오롱티슈진의 경우 상장폐지 문턱에서 돌아온 상황이다. 코오롱티슈진(950160)은 지난 2019년 핵심 파이프라인 인보사의 주요 구성 성분이 허위로 기재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고초가 시작됐다. 상장이 가능했던 인보사의 품목허가취소 처분이 내려지면서 경영에 큰 영향이 발생한 것이다.

기심위는 2019년 8월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를 결정했으나 코스닥시장위원회는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다.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인보사 임상을 재개하는 이른바 조건부 개선기간을 부여했지만, 그사이 시련은 계속됐다. 감사의견 문제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고, 전 임원의 횡령·혐의까지 터졌다. 개선기간 1년을 채우고 열린 2020년 11월 심사에서 또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핵심 요소인 인보사 임상에 진척이 없었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코오롱티슈진은 이의신청을 곧바로 제기해 심사를 받았고 연달아 속개 결정이 내려진 끝에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최근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인보사 임상이 개시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사회생을 노리고 있다. 상장폐지 심사는 기업심사위원회→시장위원회→시장위원회로 이어지는 3심제다. 사실상 마지막 성격이 강한데 시장위원회가 단순히 임상이 재개됐다는 부분만 해석해 거래재개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대표이사 횡령·배임 혐의나 감사의견 등의 사유로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까지 몰린 기업들은 또 있다. 휴온스블러썸(263920)(전 블러썸엠엔씨)은 전 경영진 횡령 혐의가 발생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그 사이 공시불이행이 터지고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등 사유가 늘어났다. 지난 2020년 8월 개선기간 1년을 받은 휴온스블러썸은(2021년 휴온스글로벌에 인수된 이후) 회생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노렸으나 지난해 10월 기심위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이의 제기를 통해 코스닥시장위원회는 휴온스블러썸에 개선기간 8개월 부여한 상태다.

바이오 기업 캔서롭(180400)도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가 계속되고 있다. 내부통제 비적정 의견으로 거래재개에 실패하면서 개선기간으로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임종윤 한미사이언스(008930) 대표가 최대주주(지분 19.57%)로 오르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안바이오, 이노와이즈 등은 부활하지 못했다.

이처럼 다수의 기업이 상장폐지나 개선기간이 부여될 뚜렷한 사유가 있지만, 신라젠과는 케이스가 다르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신라젠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고, △지배구조 개선 △자금 확보(500억원) △경영진 교체 등 크게 세 가지를 요구했다. 신라젠은 거래정지 직접적인 사유가 된 최대주주는 엠투엔으로 교체됐고, 그 과정에서 1000억원의 자금도 확보했다. 거래가 정지된 상황에서도 감사의견은 항상 적정을 받으면서 회계상 문제도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로부터 공시 벌점을 받은 사실도 없다.

신라젠은 올해부터 적용될 연 매출 30억원 발생 요건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젠 측은 “연 매출 30억원 요건을 마련한 상태다. 당장 구체적인 부분은 언급할 수 없지만, 내일 거래소에 제출할 이행내역서에 관련된 내용이 상세하게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내에서는 신라젠의 경우 거래재개의 객관적 배경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라젠이 거래소 측이 요구한 핵심 사안들을 모두 수행했다고 본다.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질 뚜렷한 명분은 없어 보인다”면서 “기심위나 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기업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객관적으로 살펴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라는 성격이 기업의 바닥부터 들여다본다. 신라젠이 이를 충실히 따라간 셈”이라면서 “시장이 신라젠을 평가할 수 있도록 그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영두 기자 songzio@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