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바이오젠 치매 약물 아두헬름 EU 승인 빨간불...향후 전망은?
  • 17일 EMA 바이오젠 아두헬름에 부정적 의견 표출
  • 인지기능 개선 등에서 뚜렷한 효과 없다는 이유
  • 바이오젠 연구책임자 “실망,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
  • 전문가들, 아두헬름 5개월 전 FDA 승인받은 전력 있어
  • EMA에서도 승인 가능성도 ‘있다’ vs. ‘없다’...전망 엇갈려
  • 등록 2021-11-18 오후 2:26:28
  • 수정 2021-11-18 오후 2:33:19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젠이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치매) 치료 약물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두맙)의 유럽 진출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유럽의약품청(EMA) 전문가 위원회가 아두헬름의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인지기능 개선 관련 효과 보다 치매 원인 물질 중 하나로 꼽히는 ‘아밀로이드-베타(Aβ)’를 줄이는 효과를 높게 평가해 아두헬름의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이런 선례로 볼 때 일부 전문가들은 EMA에서도 최종 승인을 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미국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젠(Biogen)이 개발한 알츠하이머(치매)치료제 ‘아두헬름’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EMA 전문가 위원회가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에 대해 일반적으로 승인 불가 권고 이전에 나오는 ‘부정적 추세 투표(negative trend vote)’를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EMA 전문가 위원회는 내달 회의에서 확정된 권고안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에 바이오젠의 임시 연구책임자 프리야 싱할(Priya Singhal) 박사는 “전문가 위원회의 부정적 투표에 실망했다”며 “승인받기 위한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해 EMA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치매 치료제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개발된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아밀로이드-베타를 직접 없애는 방식이다. 치매 연구 초기 아밀로이드-베타가 학계에서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 물질은 치매 환자의 뇌 속에서 수십 년에 걸쳐 쌓인 다음, 어느 시점부터 신경 신호 전달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을 비롯해 미국 로슈의 간테네루맙, 일라이 릴리의 솔라네주맙 등이 모두 아밀로이드-베타를 없애는 약물이다. 기존 치매치료제들이 불안이나 불면증, 기억력 감소 같은 증상을 줄이는 데 그친 반면 아두헬름의 일부 초기 임상시험 결과에서 환자의 인지능력 감소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돼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 2019년 3월 아두헬름의 임상 3상 진행 과정에서는 그 효능이 뚜렷하지 않았고, 그 여파로 개발 중단 위기로 내몰렸다. 당시 바이오젠 주가가 27% 폭락해 시총이 17조 원 빠지기도 했다. 이후 바이오젠은 아두헬름의 임상 3상을 재개했고 2021년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어냈다.

하지만 한 달 뒤인 7월부터 미국의사협회지(JAMA)와 영국의학저널(BWJ) 등 유력학술지에 아두헬름의 효능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사실 FDA 승인 이전부터 전문가들은 아두헬름의 효능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애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치매DTC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약물의 인지능력 개선 효과를 명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며 “아밀로이드 베타와 같은 특정 원인 물질을 줄이는 효과를 보이면 허가하는 쪽으로 FDA가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두헬름을 사용하며 임상 4상을 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한 것”이라며 “EMA의 전문가 위원회로부터 부정적 의견이 나왔지만, FDA 사례처럼 아두헬름의 최종 승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초로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을 개발 중인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FDA가 승인한 것과 EMA의 결정은 별개다”라며 “EMA에서 승인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조언했다. 향후 EMA의 최종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아밀로이드-베타의 생성이나 축적에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하는 방식이나 뇌 속 노폐물 단백질인 ‘타우(Tau)’를 없애는 방식 등을 적용한 약물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임상 시험(ClinicalTrial)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126개의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152개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중 아밀로이드-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것은 16개뿐이다.

배 책임연구원은 “치매 초기부터 발견되는 아밀로이드-베타와 달리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많이 발견되는 타우를 없애는 물질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 역시 “현재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AR1001은 PD5와 글루코코이드라는 뇌 속 물질 두 가지 표적에 함께 작용하는 기전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아리바이오 측은 연내 AR1001의 임상 3상 진행과 관련해 FDA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마감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어떻게 생각하세요?

필요하다

134명( 82% )

불필요하다

29명( 17% )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