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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시한부였는데 완치”…말기환자 살린 ‘약물’은
  • 등록 2025-05-07 오전 9:10:24
  • 수정 2025-05-14 오전 9: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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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폐암 4기에 암이 뇌까지 전이돼 있었던 만큼 간병인을 비롯해 주변에서는 ‘6개월 정도 살겠지’라고 했습니다. 치료를 위해 교수님 지시에 따르면서 렉라자라는 약을 먹었는데 암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약이 저한테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안준홍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오른쪽)와 환자 강성원씨.(사진=영남대병원)
지난 2023년 가을, 강성원(63세)씨는 국내 여행을 하는 등 일상 생활 도중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자 급하게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 대부분 뇌졸중, 뇌출혈 등에 의한 경우가 많은 만큼 의료진은 가장 먼저 뇌 관련 질환을 의심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 뇌 질환이 아닌 폐암 4기 및 암의 뇌전이 때문으로 확인됐다.

1960년생인 강씨는 젊은 시절 하루에 담배를 세갑씩 피울 정도로 골초였다. 그의 흡연 경력은 30년 이상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강씨는 폐암을 진단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폐암 4기에 이미 뇌까지 암이 전이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강씨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삶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강씨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는 충분한 식사와 수면을 취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강씨의 치료는 안준홍 영남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맡았다. 안 교수는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술보다 약물 치료를 우선 실시했다. 그는 여러 치료제 중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선택했으며, 결과적으로 최고의 판단을 내린 셈이 됐다. 렉라자 투여 후 약 6~7개월 뒤 실시된 영상학적 검사에서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CR)가 확인된 것이다. 폐에 있는 암 뿐 아니라 뇌에 전이된 암세포도 모두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안 교수는 혹시 모를 암의 재발 등을 막기 위해 다학제 진료를 거쳐 폐와 임파선 등의 절제 수술까지 실시했다.

강씨는 “안 교수님이 병변이 있던 부위를 자르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해 수술을 권유했습니다. 나 또한 교수님이 하자는 대로 해달라 말씀드렸고, 바로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지금까지 총 두 번 수술을 받았으며, 렉라자는 지금도 꾸준히 복용 중에 있습니다”.

이하 안 교수와 일문일답.

안준홍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영남대병원)
Q. 폐암에서 뇌전이가 발생하는 경우 치료 과정이 일반적인 폐암과 다른가? 또 폐암 환자 중 뇌전이가 동반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뇌전이가 있다고 해서 치료 방향이 반드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치료 전략은 ▲뇌전이 병변의 개수 ▲증상 유무 ▲국소 치료 가능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이와 별개로 전신 약물 치료는 항상 기본적으로 시행된다.

폐암으로 처음 4기 진단을 받는 환자 중 약 20%는 뇌전이를 동반하고 있다. 특히 동양인에게 흔한 EGFR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의 경우, 뇌전이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4기 폐암 환자라 하더라도 뇌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질병 진행 속도가 빠르고 생존 기간이 짧은 경향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의 예후가 더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

Q. 이번 환자의 경우 렉라자 투여만으로 폐 뿐 아니라 뇌전이까지 완전관해가 이뤄진 건가? 완전관해가 확인됐음에도 수술을 실시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다. 이 환자는 폐, 뇌, 종격동 임파선에 각각 병변이 있었으며 렉라자 투여 후 모두 완전관해(CR)에 도달했다. 다발성 전이가 있는 4기 폐암은 수술보다는 1차 치료로 약물 치료가 우선시 된다. 해당 환자의 경우 EGFR 돌연변이가 확인돼 렉라자를 통한 치료를 시작했다. 렉라자 투여 약 6~7개월 뒤 CT, MRI, PET 검사상 모든 병변이 소실돼 영상학적·대사학적 완전관해가 확인됐다.

이후 영상검사나 PET 검사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 잔존 암세포까지 제거해, 암 재발 및 내성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전략적 수술을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렉라자는 20개월 전후로 내성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환자처럼 병소를 완전히 제거한 경우 2배 이상인 40개월 이상 약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이 좋다면 10년 이상 생존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약물 반응이 우수한 환자에게 수술을 병행하는 접근법은 공식 가이드라인에는 없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점차 고려되고 있는 전략이다.

Q. 이번 사례에서 환자의 치료 전략을 구상할 때, 3세대 국산 표적항암제인 렉라자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환자가 가진 EGFR 돌연변이 유형이 레이저티닙에 더 잘 반응하는 21번 L858R 치환 변이였기 때문이다. EGFR 돌연변이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19번 엑손 결손과 21번 L858R 치환 변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19번 변이는 약물 반응이 좋고 비교적 덜 공격적인 반면, 21번 L858R 변이는 암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약제 내성도 빨리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은 21번 변이에 대한 반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렉라자는 21번 변이에서도 우수한 반응률과 더 뛰어난 항종양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임상 연구에서 보고돼 있다. 다만 그만큼 약이 강해 부작용 발생 빈도도 조금 더 높은 약제이기 때문에, 환자의 체력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도 고려해 결정했다.

Q. 진료 현장에서 체감하는 레이저티닙의 객관적 반응률은 어느 정도인가? 또 부작용은 어떤가?

정확한 수치를 통계 내 보지는 않았지만 임상 경험상 약 70~80% 정도의 반응률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약을 처방하면 5명 중 4명은 명확한 효과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 임상시험 데이터를 넘어,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춘 맞춤 치료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뇌전이 암 치료와 관련해서는 3세대 EGFR TKI인 렉라자의 경우 게피티닙, 엘로티닙, 아파티닙 등의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에 비해 뇌 전이에 대한 반응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임상 연구에서 높게는 80% 이상의 뇌 내 반응률을 기록한 바 있다.

EGFR은 피부 상피세포의 성장과 관련된 세포 수용체이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하면 피부 건조, 발진, 각질 탈락 등 증상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약물을 중단해야 할 정도의 중증 부작용은 아닌 경우가 많다. 일상생활에서 약간의 불편함이 동반되는 수준으로 대부분 치료와 병행하며 충분히 조절 가능한 수준의 부작용이며, 약물 효과를 감안했을 때 감수할 수 있는 정도다.

Q. 폐암 치료제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면?

폐암 치료는 이제 단일 치료법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최근에는 표적 치료제, 방사선 치료, 수술 등 다양한 치료 옵션이 발전하고 있고 이들을 환자 상태에 맞게 병합하는 전략이 최선의 결과로 이어진다.

암세포는 이질성(heterogeneity)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병이 잘 조절되더라도 일부 병소만 약물에 반응하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뇌전이 병소가 여러 개인 경우, 특정 병소 하나만 계속 자라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 등 국소 치료를 병행해 해당 병소를 조절하고, 전반적인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적극적인 추적 관찰과 병합 치료 전략이 뇌전이 환자의 장기 생존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방사선종양학과, 흉부외과 등 여러 진료과가 긴밀이 협업하는 다학제 진료 체계를 갖춘 병원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저 역시 진료 현장에서 다학제 협진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고, 이 환자의 수술 여부와 방사선 치료의 필요성을 여러 진료과가 함께 논의해 지금의 치료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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