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강자’ 한미약품의 당뇨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운명은?
  • 사노피에서 반환된 후 글로벌 임상3상 지난해 6월 완료
  • 아직 별다른 상용화 계획 발표는 없어
  • GLP-1 유사체 시장 성장성 좋지만, 선두주자 영향력 거세
  • 경구약까지 나오며 더욱 치열
  • 한미약품 “가능성 다양하게 모색 중”
  • 등록 2022-01-21 오후 5:24:10
  • 수정 2022-01-21 오후 5:24:10
이 기사는 2022년1월21일 17시24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신약 개발의 대명사인 한미약품(128940)이 2형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전략을 어떻게 짤지 행보가 주목된다. 이 약은 한미약품이 프랑스 사노피에 기술 수출했다 반환된 약물이다. 회사는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해선 지난 6월 임상 3상 결과가 나온 후 아직 뚜렷한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한미약품이 2형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전략을 어떻게 짤지 행보가 주목된다. 한미약품 연구센터. (사진=한미약품 제공)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2형 당뇨 치료제다. GLP-1은 음식에 반응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포도당(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를 조절한다. 이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약이 GLP-1 유사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5년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 수출했다 5년 만인 2020년 임상 3상 도중 권리가 반환됐다.

사노피가 기술 반환 의사를 밝힌 후 양사는 사노피가 임상 3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합의해, 현재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완료됐다. 지난해 6월 나온 임상 3상(28개국, 4076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제2형 당뇨 환자에서 4mg과 6mg 용량을 단독 투여 시 심혈관 및 신장질환 발생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위약 투여군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에서 주요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은 27%, 신장질환 발생률은 32% 줄었다.

이어 12월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후속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회사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효능 및 안전성은 SGLT-2 억제제 사용과 무관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SGLT-2 억제제 미투여군과 투여군에서 위약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심혈관계 위험도를 각각 약 26%와 30% 개선했다는 것. 확장된 심혈관계 위험도도 각각 23%와 13%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당뇨치료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치료 효과가 SGLT-2 억제제 사용과 무관함을 입증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상 3상 완료 후 반년 정도가 지난 현재까지도 아직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 전략과 시점 등 뚜렷한 계획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13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의 연내 미국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밝혔지만,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부에서 확인 중이다. (현지 파트너사 지정 여부 등을 포함해) 공개가 가능하거나 확정된 내용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진행된 이상 상용화를 포기하기는 어렵다. 임상 3상이 완료된 이후에도 다른 기업에 해당 약물을 기술 이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기술이 반환된 약물이기 때문에 2형 당뇨 적응증으로 다시 기술 수출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혹은 현지 파트너사의 손을 잡고 생산 및 판매에 나서거나,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하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하려면 전임상부터 단계를 다시 거쳐야 한다.

GLP-1 유사체 시장 성장성은 좋지만, 선두주자들의 영향력이 거센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
때문에 2형 당뇨 신약으로 자체적으로 출시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지만, 시장성에 대한 고민도 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2형 당뇨 치료제 시장과 GLP-1 유사체 글로벌 시장 성장성은 좋다.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2형 당뇨 시장은 2019년 약 57조원에서 2029년 약 11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GLP-1 유사체 글로벌 시장은 2018년 약 10조원에서 연평균 20% 성장해 2024년 21조원, 2029년엔 37조원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2형 당뇨 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원, GLP-1 유사체 시장은 400억원대 규모다. 국내에서 2형 당뇨 치료제를 내놓은 대표적인 기업은 LG화학(051910)이다.

한미약품이 출사표를 내던질 글로벌 GLP-1 유사체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양분한다. 2020년 기준 일라이릴리 ‘트루리시티(Trulicity)’의 매출은 약 5조6000억원, 노보노디스크 ‘오젬픽(Ozempic)’은 약 3조843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노보노디스크의 다른 제품인 ‘빅토자(Victoza)’도 매출 규모가 3조3970억원 수준이다. 노보노디스크가 오젬픽을 경구용으로 전환한 ‘리벨서스(Rybelsus)’를 2019년 FDA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으며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매출 상위 제품인 트루리시티와 오젬픽, 빅토자는 주 1회 투약하는 제품이다. 후발주자로 나설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 역시 주 1회 피하주사하는 방식이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주기가 같은 제품이니 경쟁은 가능하겠지만, 기존 환자들은 새로운 치료제로 옮겨갈 일이 적다. 새로운 환자를 공략해야 할 것”이라며 “기존 치료제들이 비싼 편이기 때문에 가격이 관건이 될 듯하다. 기존 약들도 혈당조절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는 최초로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을 감소시키는 점도 입증했다. 이러한 이점을 가지고 가능성을 다양하게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u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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