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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분석 합성생물학 시대 온다, “K-DNA 기업 변화가 시급해”
  • 유전체와 빅데이터가 결합한 합성생물학
  • 질병 정복부터 지구 위기 극복할 미래 기술의 한 축으로 떠올라
  • 전 세계 관련 기업 올 상반기 90억 달러 투자 유치
  • 대표 유니콘 기업 10곳이 미국에 있어
  • 마크로젠, 디엔에이링크 등 K-DNA 업체 고군분투 중
  • 전문가, “유전자 관련 사업 계획부터 잘 짜야”
  • 등록 2021-11-24 오후 4:27:05
  • 수정 2021-11-24 오후 4:27:05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질병이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 생명체의 멸종 위기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합성생물학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합성생물학은 유전체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결합한 융합 연구 분야다. 이 분야에서 주목받는 10대 유니콘 업체들이 미국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가운데 마크로젠(038290), 디엔에이링크(127120) 등 이른바 K-DNA 기업들도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생명공학분야 데이터분석 사이트인 ‘씬바이오베타(SynBiobet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합성생물학 분야 스타트업에 2021년 상반기 동안 총 89억 달러의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제공-SynBiobeta)


10대 유니콘 기업들...투자유치금만 각각 수억 달러 이상

생명공학 분야 데이터분석 사이트인 ‘씬바이오베타(SynBiobeta)’가 지난 10월 발표한 ‘2021년 2분기 합성생물학 벤처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합성생물학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은 총 89억 달러(한화 약 10조5858억 원)로 집계됐다. 2015년 한 해 동안 총투자금(10억 달러) 보다 9배 많은 금액이 반년 만에 모인 것이다.

합성생물학 산업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업체 10곳 중 3곳은 5억 달러 이상씩 투자금을 유치했다. 유전공학 기술로 산업에 응용 가능한 박테리아를 생산하는 ‘징코 바이오웍스 (Ginkgo Bioworks)’와 미생물 등을 모방한 로봇 기술을 연구하는 ‘자이머젠(Zymergen)’, 유전자 편집 기술로 의약품을 개발하는 ‘인텔리아 테라퓨틱스(intellia Therapeutics)’ 등이다. 이들은 모두 미국 장외 주식시장인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기업들이다.

생명과학 분야 데이터 관리 및 통합 플랫폼 업체인 ‘벤칠링(Benchling)’과 유전자 편집 기술을 농작물 개량에 적용하는 ‘이나리 애그리컬쳐(Inari Agriculture)’ 등 나머지 7곳은 1.3억~2.3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한화임팩트가 이나리 애그리컬쳐에 투자한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유전자 연구개발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유전자의 시퀀스(염기 배열)를 읽는 것을 넘어, 해외에선 이 정보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분석하는 등 기존에 없던 사업 전략을 구축해 시도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그런 업체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강 마크로젠 대표(가운데)와 이종은 디엔에이링크 대표(오른쪽), 황태순 테라젠바이오 대표(왼쪽)가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K-DNA)’을 위한 컨소시엄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제공=마크로젠)


K-DNA 사업에 1조 5000억 원 투자...“사업 전략은 부족”

지난해 정부로부터 국내 합성생물학 산업을 향해 가장 큰 투자금이 나왔다. 마크로젠, 디엔에이링크(127120), 테라젠바이오 등 3사 컨소시엄이 2020년 10월 ‘국가 바이오 빅테이터 사업(K-DNA)’의 사업권을 획득했다.

K-DNA는 2029년까지 정부가 총 1조 5000억 원을 투입해 정상인과 암 환자, 희귀질환자 100만 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료를 수집해 유전체 빅데이터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데이터를 한국인 맞춤형 신약이나 농작물 개발 등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K-DNA 사업을 진행하는 마크로젠이나 디엔에이링크을 포함한 국내 유전자 분석 관련 합성 생물학 업계에서는 대체로 ‘차세대염기서열시퀀싱(NGS)’ 기술을 활용한다. NGS는 2000년대 초 조지 처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가 주도해 개발한 2세대 유전자 분석 기술로 유전체를 150여 개의 짧은 염기 서열 조각으로 잘라 그 결과를 조합한다. 당시 사람 한 명의 유전체 해독에 15년 이상 걸리던 것을 수 시간대로 단축했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 신생 유니콘 업체처럼 나가가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사업 전략을 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생명공학계 한 연구자는 “국내 업계가 일반적으로 미국 의료기기업체인 일루미나가 개발한 NGS를 통해 유전자를 분석하기 때문에 기술력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분석된 유전자 서열을 어떻게 활용해 실질적인 산업에 응용할 수 있을지 추가 연구를 통해 사업 전략을 진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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