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의 신약연구 실무를 주도하던 연구소장 두 명이 작년 말 퇴사했다. 회사는 이들이 개인적인 이유로 퇴사했으며 SK바이오팜의 연구개발(R&D) 방향에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을 관장하던 기술총괄임원(CTO)는 여전히 재직 중이며 후임 연구소장을 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 왼쪽부터 정구민, 박숙경 연구소장(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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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질환·항암 연구 임원들 퇴사19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정구민 혁신의약품연구소장(Innovative medicine labs), 박숙경 정밀의약품연구소장(Precision medicine labs)이 작년 말 퇴임했다. 정 소장은 뇌질환 연구, 박 소장은 항암 연구 담당이었다. 아직 후임은 채용되지 않았다.
직전 분기보고서까지만 해도 SK바이오팜의 핵심 연구인력 4인 중 일부로 소개된 이들의 이탈에 시장은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 소장은 장장 27년이란 기간 동안 SK그룹의 신약연구개발을 함께한 인물이다. 특히 SK바이오팜의 뇌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 개발에 공을 세웠다. 지난 1997년 SK에 입사해 2014년부터 SK바이오팜 의약개발2팀장, 신약연구소장, 혁신의약품연구소장을 역임했다.
박 소장은 LG생명과학, CJ헬스케어를 거쳐 2016년 SK바이오팜에 합류하기까지 26년간 항암제 연구에 전념해온 전문가다. 지난 8년간 SK바이오팜의 항암연구1팀 팀장, 항얌연구소장, 정밀의약품연구소장을 역임했다.
두 연구소장의 퇴임 후 SK바이오팜의 핵심 연구인력은 황선관 신약연구부문장(CTO·부사장), 박정신 신약개발사업부장 2인으로 축소되어 소개되고 있다.
자체 물질발굴보단 외부에서 도입SK바이오팜은 신약 탄생의 전주기(라이프사이클)를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해낸 이력이 돋보이는 회사다. 물질 발굴부터 시작해 개념검증, 전임상 및 임상 1~3상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신청 절차 그리고 현지 직판까지 이뤄냈다. 고부가가치가 높은 뇌전증 분야에서 신약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도 차별성을 가진다.
빛나는 성과를 보였음이 틀림없지만, 신약 특성상 전주기를 직접 해내는데 긴 시간이 소요됐다. SK㈜ 전신인 유공 시절인 1993년 신약개발 R&D에 착수했고, 2011년 SK바이오팜 별도법인 설립 후 2019년 세노바메이트의 FDA 신약허가 획득까지, 장장 26년이 걸렸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미국에서 엑스코프리 출시 후 4년이 지난 작년에서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제는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곧바로 상업화할 품목의 판권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넥스트 프로덕트’라고 호칭하고 있으며 기존 엑스코프리의 미국 현지 마케팅 조직을 활용하기 위해 동일한 중추신경계(CNS) 계열 약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외부로부터 신약 발굴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미국 헬스케어 전문 창업투자사인 LifeSci Venture Partners의 펀드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여 유망 후보물질 및 기술을 탐색하고 있다. 또한 엑스코프리의 매출 가속성장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 캐시카우 확보 및 차세대 3대 영역인 RPT(방사성의약품), TPD(표적단백질분해), CGT(세포·유전자치료제)기반 기술 도입을 통해 신약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러한 계획의 일환으로 2023년 8월 TPD에 특화된 SK 라이프사이언스 랩스(옛 프로테오반트 사이언스)사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의 R&D 추진 속도와 방향이 외부로부터 유망물질을 도입하는 움직임이 강조되자 기존 연구인력의 이탈이 벌어지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자사의 R&D 방향에 변화는 없다. 두 연구소장은 개인적인 사유로 회사를 떠났으며 후임은 채용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SK바이오팜 조직도(자료=SK바이오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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