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걸음이 느린 백신 분야에서
유바이오로직스(206650)가 최근 임상3상을 신청했다. 머크의 코로나19 치료제가 급부상하면서 국산 2호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국내 두번째 코로나19 백신 3상 승인받을까지난 8월10일 국내 개발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처음으로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에 이어 유바이오로직스가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의 제3상 임상시험 계획을 신청했다. 식약처가 임상을 승인하면 국내 백신으로는 두 번째로 임상 3상에 돌입하는 백신이 된다. 앞서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17일 ‘유코백-19’ 임상 2상의 접종을 완료한 바 있다.
유코백-19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GBP510’와 같은 합성항원 방식 백신이다.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면역증강제와 함께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다. 독감이나 B형 간염 예방 접종 등에 활용된다. 개발 역사가 길어 안전성이 높은 편이고 2~8도 냉장에서 장기간 보관하는 점이 장점이다.
유바이오로직스 임상 3상은 건강한 성인 4000명을 대상으로 유코백-19를 2회 접종한 후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조 백신으로는 GBP510와 같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활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주하는 코로나19 K백신 개발에 유바이오로직스가 도전장을 던질 여지를 남긴 셈이다.
유바이오로직스 측은 임상 2상의 최종 분석결과는 이르면 10월에서 11월께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확보한 데이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다양한 코로나 변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 이외에도 7곳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와
셀리드(299660),
진원생명과학(011000),
제넥신(095700), 큐라티스,
HK이노엔(195940),
아이진(185490) 등이다. 이중 HK이노엔이 재조합백신이다. 국제백신연구소·진원생명과학·제넥신은 DNA백신, 큐라티스·아이진은 RNA백신 개발에 매진 중이다.
머크 등장으로 바빠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코로나19 치료제 분야에서는 새롭게 제넨셀이 제2b/3상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했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인 ‘ES16001’은 국내 자생 식물인 담팔수 잎에서 추출한 신소재 기반의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지난해 인도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해 탐색적 유효성을 확인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백신보다는 보다 각축전이다. 지난 2월 조건부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이후 국산 2호를 노리고
종근당(185750)과
대웅제약(069620),
신풍제약(019170)이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셀트리온 역시 렉키로나의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3상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더욱 긴박한 것은 머크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머크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승인을 미국 FDA에 신청했다. 이르면 내달 초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는데 승인되면 최초의 코로나19 경구 치료제가 된다.
종근당과 대웅제약, 신풍제약은 다른 효과로 허가받은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종근당 ‘나파벨탄’은 췌장염 치료제고 대웅제약 코비블록은 만성췌장염 치료제다. 신풍제약 ‘피라맥스’는 말라리아 치료제로 활용된다.
제넨셀이 제2b/3상 임상을 신청한 ES16001은 바이러스의 감염과 복제를 저해하고 숙주세포 침입 및 재활성화를 억제한다. 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의 RBD(바이러스-숙주세포 수용체 결합 영역) 결합 활성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